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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사 재무분석]롯데글로벌로지스, 금융비용 급증에 조달처 다각화②2019년 통합 후 대규모 투자로 차입금 5배↑, ESG채권·P-CBO 등 활용

문누리 기자공개 2023-08-18 07:39:57

[편집자주]

비상장사는 공개하는 재무정보가 제한적임에도 필요로 하는 곳은 있다. 고객사나 협력사, 금융기관 등 이해관계자들이 거래를 위한 참고지표로 삼는다. 숨은 원석을 찾아 투자하려는 기관투자가에겐 필수적이다. THE CFO가 주요 비상장사의 재무현황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1일 08:36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2019년를 기점으로 차입금 규모와 이자비용이 5배 가까이 급증했다. 통합 롯데글로벌로지스 출범 때 내놨던 80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에 맞춰 장기차입금·유동성장기부채 등을 늘려 자금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자연스레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최대 미션은 투자금을 안정적으로 끌어내되 금융비용은 최소한으로 줄이는 데 방점이 찍혔다. 이에 권재범 롯데글로벌로지스 CFO는 ESG채권이나 정책자금 등을 활용해 이자비용을 절감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2019년 3월 롯데로지스틱스와의 통합 법인을 출범하며 대규모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영남권 9개 센터를 통합한 양산자동화센터 925억원, 충북 진천 메가허브터미널 3387억원, 여주 의류통합센터 1588억원과 물류센터 최첨단 자동화 설비 탑재 투자 등이었다.

이에 롯데글로벌로지스 자본적지출(CAPEX)은 2018년 169억원에서 2019년 1290억원, 2020년 2121억원, 2021년 2962억원 등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CAPEX는 메가허브 터미널과 양산자동화센터 등 대규모 투자가 2022년 초 완료되면서 1393억원으로 줄었다. 올해 상반기엔 821억원이 시설투자액으로 투입됐다.


이에 롯데글로벌로지스 총차입금은 연결 기준 2018년 2073억원에서 2019년 1조1100억원으로 5.35배가 됐다. 이후에도 총차입금은 2020년 1조1595억원, 2021년 1조3859억원, 지난해 1조6496억원 등으로 증가세를 탔다. 은행 대출금과 사채 발행 규모 등을 크게 늘린 여파였다.

이와 비례해 이자비용도 2018년 81억원에서 2019년 365억원으로 350% 늘었다. 급격히 늘어난 이자비용에 놀란 롯데글로벌로지스는 2020년 327억원, 2021년 278억원 등으로 금리비용을 줄이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가장 먼저 손댄 조달 카드는 ESG채권이었다. 2021년 1월 처음으로 녹색채권(Green bond) 공모사채를 발행해 자금 500억원을 확보했다. 새로 구축하는 센터에 적용할 물류BPO 플랫폼, 차세대 택배시스템, 친환경 전기화물차 준비에 자금 투입하기 위해 발행한 채권이었다.


이전까지 롯데글로벌로지스는 2018년 공모와 사모채를 발행해 물류BPO 플랫폼 구축에 184억원, 차세대 택배 시스템에 144억원을 투입하고 있었다. 이때 ESG채권을 새롭게 발행해 총 328억원에 달하는 기존 차입금을 모두 차환해 대체했다.

작년 말 기준 롯데글로벌로지스는 362억7000만원을 관련 적격프로젝트에 투입하고 미사용금액 137억3000만원은 정기예금으로 운용하는 중이다. 향후 미사용분은 물류BPO 플랫폼과 친환경 전기 화물차 확보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이렇게 ESG채권에 매달린 이유는 금리 때문이다. 특히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녹색채권 ESG 금융 인증 평가에서 최고 등급(GB1)을 받았는데 매년 ESG 금융 인증을 거치면서 지난해까지 연간 최고 등급을 획득했다.


특히 지난해엔 금리 인상기를 맞게 되면서 금융비용 리스크가 커졌다. 이런 시기에 1년 내 상환해야 하는 단기차입금과 유동성장기부채의 비중이 높으면 자금경색 위험도 덩달아 커진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2019년 총차입금 중 33%를 차지하던 단기차입금과 유동성장기부채 비중을 2020년 12%, 2021~2022년 22% 등으로 내렸다.

대신 장기차입금을 늘리는 방법으로 유동성을 관리하는 중이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정책자금 활용이다. 기존엔 주로 중소·중견기업이 활용해왔던 프라이머리 채권유동화증권(P-CBO) 대상을 코로나19 기간 대기업까지 확대하면서 롯데글로벌로지스도 이에 뛰어들었다.

기업이 신규 발행하는 회사채를 담보로 발행하는 자산유동화증권(ABS) 중 하나인 P-CBO는 선순위 채권에 신용보증기금이 보증 지원하는 방식이다. 덕분에 기업 입장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엔 금리 급등으로 회사채 투자수요가 크게 줄면서 발행이 어려워진 A등급 대기업 계열사들 참여가 이어졌다.

지난해 2분기 롯데글로벌로지스도 P-CBO 사모채로 1000억원을 수혈받았다. 여기에 정책자금인 국토부 금리 1.5% 이차보전지원을 활용해 산업은행 스마트물류 시설대출 1500억원, 운영대출 100억원을 추가 받았다. 이밖에도 수출입은행 수출기반마련 대출 300억원, 광대·느가라은행 시설대출 400억원, 농협은행 시설담보대출 330억원 등을 끌어왔다.

업계 관계자는 "택배업 특성상 물류센터 효율화 등으로 지역물류 비용을 줄이면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센터 투자 확대는 기회"라면서 "동시에 재무부담 리스크도 만만치 않아 CFO 입장에선 은행 대출을 비롯해 ESG채권과 P-CBO 등 활용 가능한 자금조달 카드를 대부분 들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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