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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확보 비엘팜텍, 진단·신약 외연 확장 건기식 넘어 신성장동력 확보…경남제약 인수대금 회수도 시작

차지현 기자공개 2023-09-01 09:13:35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9일 14: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건강기능식품 유통 업체 비엘팜텍이 진단과 신약 개발 분야로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최근 성장 동력을 만들기 위한 실탄 확보에도 나섰다. 과거 경남제약 인수 불발로 묶인 대금 회수 절차에 돌입하면서다.

◇영역 확장 속도, AI진단 넘어 신약 넘본다

29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비엘팜텍이 사업 영역 확장에 분주하다. 가장 눈에 띄는 움직임은 진단 분야다. 체외진단서비스 사업을 영위하는 100% 자회사 비엘사이언스를 통해 관련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주력 제품은 생리대 형태 체외진단기기 '가인패드'다. 여성 자궁경부암 원인인 인유두종바이러스(HPV)와 질염 및 성병을 유발하는 성매개 감염병(STD)을 진단할 수 있는 제품이다. 검사키트를 이용해 검체를 직접 채취한 뒤 키트를 분석기관에 보내면 병원에 방문하지 않고도 결과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올 초 STD 검사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비대면 진단 규제특례 승인을 획득했다. 지난 2021년 규제특례를 허가받은 HPV 검사에 이어 비대면 서비스 범위를 확대했다. 이로써 가인패드로 채취한 검체를 비엘헬스케어에 보내 바로 검사 결과를 알 수 있게 됐다. 규제특례 대상으로 선정되지 않으면 병원을 통해서만 검체를 제출하고 결과를 받아야 한다.

미국 시장 진출 교두보도 마련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의료기기 허가를 따내면서다. 미국 의료 환경은 최종 진단까지 최장 2~3개월이 소요되는 특수성이 있는 만큼 성장성이 높은 시장이라는 게 비엘팜텍의 설명이다. 현지 진단서비스나 원격의료 업체와 협력 방안을 논의 중이다.

여기에 인공지능(AI) 기반 암진단 솔루션 개발에도 나섰다. 금오공과대학교 산학협력단 고재필 교수 연구팀과 손을 잡았다. 조직, 세포병리 진단에서 AI를 활용해 암진단의 정확도와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디지털병리 AI 솔루션을 개발할 계획이다.

진단을 넘어 신약 개발 분야에도 뛰어들었다. 지난해 인수한 자회사 비엘멜라니스가 조영제 신약 'ML-101'을 개발 중이다. 인공멜라닌을 주성분으로 해 기존 조영제의 단점을 극복했다. 자연 멜라닌으로 만든 기존 조영제의 경우 독성 물질이 체내에 축적되는데 ML-101는 이를 완전 배설한다.

지난해 국가신약개발사업단(KDDF) 연구 지원 과제로 선정되는 선정, 성장성도 인증받았다. 개발 단계별로 유망한 물질에 대해 연구비를 지원하는 범부처 국가 연구개발(R&D) 사업이다. 비임상 연구비 14억2000만원도 지원받게 됐다. 내년 임상 1상 진입을 목표로 R&D를 지속하고 있다.

◇주력 건기식 정체, 유동성 확보로 신사업 준비↑

사업 영역을 확대 움직임은 건강기능식품 사업 정체와 무관치 않다. 비엘팜텍은 건강기능식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제조자개발생산(ODM) 및 유통 업체로 출발했다. 현재 대부분 매출도 건강기능식품 부문에서 나온다. 지난해 매출 867억원 가운데 90%에 해당하는 778억원이 건강기능식품 부문 매출이었다.

다만 성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건강기능식품 부문 매출을 보면 지난 2020년 565억원에서 이듬해 787억원으로 40%가량 증가했지만 지난해 778억원으로 역성장했다.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 경쟁이 심화한 데다 경기 침체로 소비 부진이 이어진 영향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전체 매출도 806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4.6%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진단과 신약 개발 분야를 돌파구로 낙점한 것으로 풀이된다. 비엘팜텍 관계자는 "당사는 건강기능식품 유통업으로 시작했지만 화장품, 진단 사업과 신약 개발 등 사업다각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면서 "신사업에서도 속속 성과가 나오고 있어 앞으로 성장이 기대된다"고 했다.


최근 신성장 동력을 만들기 위해 실탄 확보에 나선 점도 주목할 만하다. 2019년 경남제약 인수를 위해 듀크코리아에 지급한 인수대금을 회수하기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 당시 경남제약 최대주주인 마일스톤KN펀드의 최대 출자자 듀크코리아 지분 중 듀크코리아가 현금 출자한 53억원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 대금을 지급했다.

그러나 듀크코리아가 펀드 지분 양도를 거부하면서 경남제약 인수 건은 표류하게 됐다. 이후 비엘팜텍은 기 지급한 인수대금과 지연이자를 반환받기 위해 듀크코리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최종 승소 판결을 받았다. 해당 펀드의 업무집행조합원(GP) 코리아에셋투자증권과 유한책임조합원(LP인 하나금융투자와 별도로 추심금 반환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 비엘팜텍 관계자는 "듀크코리아에 지급한 펀드 지분 매매대금 53억원은 2019년에 이미 전액 대손충당금으로 설정했다"면서 "이번에 회수하는 금액은 전액 수익으로 인식할 수 있어 재무구조 개선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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