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차기 리더는]'180도' 달라진 회추위…독립성·보안 다 잡았다당국의 '셀프 연임' 지적 불식…2차 인터뷰선 '경영전략 및 비전'에 방점
김서영 기자공개 2023-09-11 07:10:55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8일 17: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금융그룹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최종 회장 후보자를 결정하면서 약 두 달간의 활동을 마무리지었다. 이번 회추위는 이전과 '180도' 달라진 시스템 운영과 위원 구성으로 독립성과 보안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8일 KB금융 회추위는 최종 회장 후보자에 양종희 KB금융지주 부회장을 낙점했다. 양 후보자는 관계 법령 등에서 정한 임원 자격요건 심사를 거쳐 이사회에 회장 후보자로 추천되며 11월 중 개최 예정인 임시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회추위는 최종 후보자 발표를 끝으로 인선 작업을 마무리한다. 회추위는 지난 7월 20일 차기 회장 인선을 위한 경영 승계 프로세스를 가동했다. 지난달 8일에는 1차 숏리스트 6명을 선정했고, 같은 달 29일에는 이들에 대한 인터뷰와 2차 숏리스트 3인을 발표했다. 금일 최종 후보자 1인을 선정하면서 약 두 달간 이어졌던 체계적인 검증 작업과 평가를 끝냈다.
이번 회추위의 경영 승계 프로세스를 두고 금융권 안팎에선 '이전과 확연히 달랐다'는 반응을 보인다. 회추위 가동과 함께 절차적 정당성을 개선한 점은 이미 금융권의 이목을 끌었던 바 있다. KB금융 회추위는 △충분한 검증기간 확보 △평가 방식 개선 △내·외부 후보 간 공정한 기회 제공이라는 세 가지 핵심 방향을 수립했다.
회추위는 사외이사만으로 꾸려져 독립성을 높였다. 그간 회추위는 명목상 사외이사만으로 꾸려져 있다고 공시돼 왔다. 금융업계에서는 KB금융뿐만 아니라 국내 금융그룹에서 차기 회장을 뽑을 때 현직 회장의 입김이 가장 크게 좌우하는 게 현실이라고 공공연하게 받아들여져 왔다.
금융당국이 금융그룹 회장 승계 과정에서 '셀프 연임' 문제를 지적한 것도 이 때문이다. 회추위가 사외이사만으로 구성돼 있다고 하더라도 현직 회장과 대립각을 세우는 리스크를 감수하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주 회장과 사외이사가 각별한 사이가 아니더라도 현직 회장의 의중을 무시할 수 없는 구조란 것이다.
KB금융 회추위는 이런 전례를 뒤집고 회추위원인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최대한 보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회추위가 가동되고 얼마 되지 않아 용퇴 의사를 밝히며 4연임 의지를 접었을 뿐만 아니라 차기 회장 인선 작업에 거리를 두는 등의 결단을 내렸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 2017년 이전만 해도 CEO가 회추위에 포함됐었다"며 "이번 회추위에 CEO가 포함되지 않고 오직 사외이사로만 구성된 데에 의의가 있고 독립성이 지켜진 덕분에 '셀프 연임' 이슈가 들어간 것 같다"고 평가했다.
금융권에서 또 주목한 점은 바로 보안이다. KB금융 회추위는 이번 차기 회장 인선 과정에서 롱리스트 및 숏리스트 보안에 가장 신경 쓴 것으로 보인다. 롱리스트 6인에 오른 외부 후보자를 공개하지 않고 익명으로 평가를 진행한 점이 예년과 다른 점이다.
지금까지 금융그룹 회장 선임 과정에서 '하마평'이 넘쳐났던 것이 사실이다. 롱리스트나 숏리스트에 오른 인사들을 점쳐 보는 경우가 많았고 적중률도 꽤 높았다. 그러나 이번 KB금융 차기 회장 인선 과정에선 회추위 밖으로 내·외부 후보자에 대한 정보가 새나가지 않았다. 이는 외부 입김이 작용하지 않았다는 방증이며 후보자들이 내·외부 출신에 관계없이 공정한 경쟁과 평가를 거쳤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최종 회장 후보자를 선정하는 2차 숏리스트 면접에선 '경영 전략과 비전'에 대한 질문이 주를 이뤘던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회추위의 인터뷰 과정이 외부로 알려지진 않았으나 어느 정도 전문성과 경영 성과에 대한 검증은 끝난 만큼 앞으로 그룹의 미래를 이끌어 갈 비전을 평가하는 시간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호 회추위원장은 "먼저 한 달 넘게 선의의 경쟁을 펼쳐 주신 모든 후보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금번 회추위에서는 독립성·공정성·투명성을 핵심 원칙으로 내·외부 후보가 공정하게 경쟁하는 데 중점을 두고 선정 프로세스를 운영했고 앞으로도 이러한 KB의 경영승계 절차를 지속적으로 계승하고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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