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생각보다 돈 안든다"…최태원 SK 회장이 제시한 방안은 "S는 사람 그 자체, G는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
울산=김위수 기자공개 2023-09-18 14:09:38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5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했다. ESG 경영이 필수로 자리잡고 있기는 하지만 막상 대기업을 제외한 기업들의 합류는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경영비용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중소기업 현장에서는 실제 ESG 경영을 실천하기 어렵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환경(E) 친화 경영에 대해서는 비용이 발생하겠지만 '사람'이 본질인 사회(S)·지배구조(G) 개선의 경우 돈을 들이지 않고도 개선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이 최 회장의 설명이다. 최 회장은 "사람 그 자체가 S,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는 G"라고 정리했다.
◇"ESG 핵심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
최 회장은 14일 울산 울주군 울산전시컨벤션센터(UECO)에서 개최된 '2023 울산포럼'에서 "환경(E) 분야의 경우 코스트가 들지만 S와 G를 보면 생각이 달라질 수 있다"며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2회째를 맞은 울산포럼은 올해 'ESG, 함께 만드는 울산의 미래'라는 주제로 열렸다.
이날 포럼에서는 중소기업들이 ESG 실천에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취지의 발표가 이어졌다. 특히 경제상황이 악화되며 ESG 경영에 대한 여지가 더 줄어들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최 회장은 이에 대해 "ESG가 요구하는 형태를 맞추려고 하면 돈도 들어가고, 이를 달성해도 사업이 나아질 것 같지 않다고 생각하는 게 가장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S와 G의 본질이 '사람'에 있는 만큼 큰 비용소모가 필요하지 않은 방법이 있다고 했다.
최 회장은 "S는 사람 그 자체"라며 "성별·국적·나이와 같은 요소에 따른 차별을 지양하고, 그런 문화가 있었다면 바꾸는 것이 S를 잘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간단한 봉사활동을 실시하는 일도 S의 출발점으로 봤다.
G 역시 사람의 문제로 해석했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결국 지배구조라고 본 것이다. 최 회장은 "중소기업과 같은 소조직에서는 최고경영자(CEO)가 가장 큰 힘을 가지고 있는데 그 힘을 나눠야 한다"며 "권력을 이양시키고 돌아가는게 조직에도 좋고, 이게 결국 거버넌스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원청업체, 주무부처, 국제사회가 평가하는 ESG 잣대가 제각기 달라 어떤 기준을 따라야 할지 모르겠다는 기업들의 호소에 대해서는 개별 기업의 상황에 다라 유리한 방향을 찾아야 한다고 답했다. 최 회장은 "국제회계기준이 만들어지기까지 200년 이상이 걸렸다"며 "시간히 흐르다 보면 스탠다드도 통일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조업, AI 도입해 경쟁력 올려야"
최 회장은 제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인공지능(AI) 도입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제조업의 도시' 울산의 강점을 살리기 위해서는 AI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 최 회장의 의견이다. 최 회장은 "울산은 제조업 중심 도시"라며 "디지털화를 통해 제조 AI 중심의 소프트웨어 메카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 등지의 해외 기업과의 경쟁 상황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 회장은 "가격 경쟁력으로 계속 압박한다면 우리도 시장을 상당 부분 잃어버릴 확률이 크다"며 "제조업을 잘한다는 것에서 나아가 더 잘하고 더 비용을 낮추는 효율적인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제조 AI의 확산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최 회장은 "제조업이 가진 데이터가 존재하니 이를 끌어와 쓸 수 있는 인프라가 필요하고, 그 위에 AI를 돌릴 수 있는 서버와 계산능력이 있어야 한다"며 "제조업의 종류가 다르고 회사마다 상황이 달라 쉽지 않겠지만 꾸준히 노력한다면 가장 강력한 경쟁 무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AI 중심으로 도시가 탈바꿈하고 제조업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사업도 함께 할 수 있는 도시가 된다"고 덧붙였다.
이와 더불어 제조업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일도 중요하다고 최 회장은 지적했다. 제조업에 예술적 감각을 접목하는 등의 방법으로 제조업을 아름답고 예쁜 형태로 만들고 향후 이를 산업 클러스터 형태로 수출하는 방안 등도 고려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최 회장은 "미래를 잘 디자인하면 내년, 내후년에는 울산을 어떻게 만드느냐에 대한 이해관계자의 합의와 정책화, 계획 리소스를 투영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런 울산포럼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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