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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현장 in]로봇이 만들고 포장하는 코대원…자동화의 정점 진천공장대원제약 스마트팩토리, 매일 286만포 감기약 생산…"환절기 대비 총력"

진천(충북)=정새임 기자공개 2023-09-22 10:57:59

[편집자주]

신약 그리고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등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는 '현장'이 있다. 연구소이기도 하고 생산기지이기도 하다. 최근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앞다퉈 '기지 건립'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한 인프라 확보가 핵심이다. 제약바이오 기업의 미래가 달린 '현장'을 찾아가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0일 12: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끊임없이 내려오는 감기약이 줄지어 상자에 담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충북 진천에선 잠들지 않는 기계로부터 1분에 600포씩 코대원이 생산되고 있다.

대원제약은 코로나19로 감기약 대란이 벌어진 2022년 초부터 감기약 공급이 끊기지 않도록 만드는데 큰 역할을 했다. 불과 2021년 12월까지만 해도 감기약은 도무지 팔리지 않아 모두가 감기약 생산을 줄였던 시기였다. 불과 두 달만에 상황이 역전되자 비축해둔 원료가 없어 생산을 못하기도 했다.

이때 전면에 나선 곳이 대원제약이다. 호흡기 치료제 전문이었던 대원제약은 코로나19 이전 갖춰둔 스마트팩토리를 풀가동해 감기약을 만들었다. 그래도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자 향남공장 직원들까지 나서 약 생산에 총력을 가했다.

대원제약 진천공장(사진=대원제약)

◇로봇이 만들고 포장하는 감기약, 하루에 286만포씩 생산

2019년 준공된 액제 전용 생산시설 진천공장은 반원을 그리는 탁 트인 로비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진천공장은 대지 8만㎡(약 2만4000평)에 1만8000㎡(약 5500평) 규모로 마련됐다. 회사는 모든 공정을 자동화하기 위해 800억원을 투입했다. 생산 수준도 글로벌 기준에 맞췄다. 국내 액제를 생산하는 공장 중 이곳만큼의 규모와 자동화 시설을 갖춘 곳을 찾아보기 힘들다.

규모에 비해 놀랍도록 사람이 적었다. 최첨단 자동화 설비를 갖춘 스마트팩토리이기 때문에 가능한 모습이다. 일반 공장이었다면 260명이 있어야 할 규모이지만 현재 진천공장 인원은 지원부서까지 합쳐도 80명 남짓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고품질의 약이 만들어질 수 있는 건 △품질관리시스템(QMS) △실험실관리시스템(LIMS) △환경관리시스템(BMS) 등 모든 관리에 최첨단 IT 시스템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충전과 포장실은 생산된 액제를 스틱에 담아 10개씩 묶고, 포장용기에 차례로 담아 완성품을 만드는 곳이다. 박스에 담긴 코대원 포르테가 지게차에 하나둘 쌓이며 출고를 기다린다.

액제를 넣는 것부터 용기에 담고 박스에 넣는 모든 과정은 기계가 도맡는다. 완성품의 불량 여부를 살펴보는 일도, 일련번호를 매기는 일도 모두 자동화 되어있다. 사람의 역할은 자동화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일 뿐이다. 덕분에 충전부터 포장까지 라인 하나당 필요한 인력이 2명 정도에 불과하다.

이 곳에는 총 6개 라인이 교대로 움직인다. 감기약 수요가 폭증하기 시작한 작년 초부터 지금까지 진천공장은 24시간 바삐 돌아가고 있다. 보통은 세 개 라인이 코대원 등 호흡기 시럽제를 만들면 나머지 세 개 라인은 뉴베인 등 다른 시럽제를 만들었다.

코로나19 비상체제에 돌입하며 6개 라인이 호흡기 제품 생산에 총동원 됐다. 코대원 에스·포르테, 파인큐, 프리비투스, 콜대원 키즈 등 대원제약의 모든 감기약이 24시간 돌아가는 자동화 기기에서 생산된다. 스틱형 파우치 기준 시간당 3만6000포, 하루에 285만6000포가 만들어진다. 1년으로 따지면 5억6000만포다.

백승영 제조지원 총괄은 "일반적인 시기라면 현재 비수기여서 생산량을 줄여야 하지만 아직 코로나가 끝났다고 보기 어렵고 독감지수도 높아 똑같은 양을 만들고 있다"며 "코로나19 이전에 스마트팩토리를 완공하고 자동화 시스템도 안정화를 이룬 덕분에 풀가동을 해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생산에 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잔천공장은 액제 생산부터 포장, 운반까지 모든 과정이 자동화 되어 있다.(사진=대원제약)

◇연말까지 감기약 생산 총력…내년 진천 중심으로 사업확장 구상

물류동은 진천공장에서 모든 원료와 완제품을 다루는 핵심 공간이다. 시스템으로 엄격히 관리하고 있어 직원들이 함부로 드나들 수 없도록 했다. 원부자재와 완제품을 옮기는 일도 AGV(자동운반로봇)라는 기계가 담당한다.

생산시설에서 필요한 원료와 양을 입력하면 AGV가 바닥에 설치된 마그네틱 선로를 따라 원료를 배달한다. 그 원료로 만들어진 완제품은 물류창고로 옮긴다. 이 때문에 물류동에도 최소한의 인원 외에는 인력이 필요하지 않다.

대원제약은 조만간 물류동 규모를 확장할 계획이다. 백 총괄은 "아무리 생산을 많이 해도 물류동에서 물량을 소화하지 못하면 더 이상 생산을 할 수 없다"며 "현재 6500셀이 들어갈 수 있는 창고 공간을 1만8000셀 규모로 확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뒤로 공장이 빽빽한 향남공장과 달리 진천공장은 시설을 확장할 수 있는 광활한 공간이 펼쳐져 있다. 대원제약은 물류공간 확장뿐 아니라 진천을 의약품 생산기지로 삼고 사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첫 단계로 향남공장에서 생산되는 물량을 모두 이곳으로 통합하는 물류 고도화사업을 진행한다. 추후 고형제 생산도 진천에서 할 수 있도록 생산 시설을 이전할 계획이다.

당장 올해 12월까지는 모든 플랜이 감기약을 원활히 공급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백 총괄은 "환절기가 다가오고 있어 다시 감기약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된다"며 "2·3교대 시스템을 연말까지 이어감으로써 감기약 대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만전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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