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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석 동아쏘시오 회장, 복권 후 첫 행보 '에스티팜' 이사회 동의 절차 거쳐 그룹 CSO 복귀 예정, 신사업 발굴 등 담당

차지현 기자공개 2023-09-22 10:56:58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0일 16: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광복절 특사로 복권된 강정석 동아쏘시오홀딩스그룹 회장이 첫 대외 행보로 에스티팜 생산 기지를 찾았다. 공식적인 복귀 절차는 남았지만, 이를 시작으로 경영 활동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향후 그룹 미래 먹거리 발굴을 책임지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그룹은 계열사별 전문경영인 체제를 확립하며 오너 공백을 메워왔다. 다만 대규모 투자 등 과감한 결단이 필요한 영역에 한계가 존재했다. 강 회장 복귀와 함께 신약 개발 및 인수합병(M&A) 등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복권 후 첫 공식 행보, 에스티팜 새 공장 기공식

2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강 회장은 지난 18일 열린 에스티팜 제2올리고동 기공식에 참석했다. 지난달 광복절 특면사면 대상에 포함, 복권이 이뤄진 이후 첫 공식 일정이다.

오너 3세인 그는 2005년부터 2017년까지 회사 자금 700억원을 빼돌리고 이 가운데 55억원을 불법 리베이트로 병원에 제공한 혐의 등으로 2017년 8월 구속 수감됐다. 이후 징역 2년 6개월의 형기를 마치고 2020년 출소했다.

그러나 5년간 취업 제한 규정에 걸려 경영일선에 복귀하지 못했다. 지난달 복권 조치로 회사 등기임원 복귀가 가능해지면서 경영 활동 제한이 풀렸다.

강 회장이 모습을 드러낸 이번 행사는 에스티팜의 올리고 위탁개발생산(CDMO) 신규 공장 건축의 시작을 기념하는 자리였다. 에스티팜은 경기도 안산 반월캠퍼스 부지에 초기 투자금 1100억원을 들여 제2올리고동을 신축, 연면적 약 3300평, 7층 규모의 생산 시설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날 기공식엔 김경진 에스티팜 사장, 정재훈 동아쏘시오홀딩스 사장, 김민영 동아에스티 사장, 백상환 동아제약 사장 등 각 그룹사 사장단이 참석했다. 강 회장은 이들과 기념사진을 남기며 경영 복귀의 신호탄을 쐈다.

그룹사 사장단이 에스티팜 제2올리고동 기공식에 참석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장순기 에스티팜 생산본부장, 김민영 동아에스티 사장, 정재훈 동아쏘시오홀딩스 사장, 강정석 동아쏘시오그룹 회장, 김경진 에스티팜 사장, 백상환 동아제약 사장, 박윤이 아벤종합건설 사장.

◇그룹 CSO 담당 예정, 신사업 발굴 등 추진

강 회장이 공식적으로 경영에 참여하기까진 몇 가지 절차가 남아 있다. 이사회 동의 등을 거쳐야 한다. 다만 그룹 차원에서 그의 활동을 보도자료로 배포하고 공개한 만큼, 이른 시일 내 경영 복귀가 이뤄질 것으로 점쳐진다.

향후 그룹 지속가능협의회 위원장(CSO)을 맡을 예정이다. 신약 연구개발(R&D)를 포함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미래 먹거리 발굴 등을 책임지게 된다. 사실상 그룹 전반을 진두지휘하는 역할로 봐도 무방하다.

동아쏘시오홀딩스그룹 관계자는 "이사회 동의 등 절차를 진행한 뒤 그룹 지속가능협의회 위원장(CSO)으로 본격적인 경영 활동을 해 나갈 것"이라며 "사회책임경영과 신약 개발 부문, 디지털 헬스케어 등 신성장동력 발굴에 대해 그룹사 전문경영인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임무를 맡을 예정"이라고 했다.

그룹은 2013년 지주회사 체제 전환 이후 전문경영인 체제를 확립해 왔다. 제약 업계에선 이례적으로 대표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고 감사위원회·평가보상위원회 등 소위원회도 설치하며 이사회 중심 경영 체제도 구축했다. 이를 기반으로 강 회장 공백을 최소화하고 주요 자회사의 성장도 이뤘다.

그러나 오너의 과감한 결단이 필요한 신약 개발이나 M&A, 대규모 시설 투자 등 영역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데 부족함이 많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계열사별로 전문경영인 체제가 작동해도 각 부문장이 그룹의 주력 사업 방향성을 제시하는 굵직한 의사결정을 내리긴 쉽지 않다.

내부적으로 유망한 후보물질로 내세웠던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및 비만 치료제 후보물질 'DA-1726' 임상이 늦춰진 게 오너 부재 리스크와 무관치 않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수감 전 강 전 회장이 주도적으로 추진해왔던 인천 송도 '동아쏘시오 미니클러스터' 프로젝트가 지연된 것 역시 마찬가지다.

◇투자 가속화 기대, 높아진 에스티팜 위상 '눈길'

강 회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하면 신약 개발과 신사업 추진 등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그룹은 현재 동아에스티와 에스티팜을 중심으로 신약 개발에 힘을 쏟는 상황이다. 양사 모두 여러 파이프라인 임상을 진행하고 있어 자금 출혈이 예상된다.

동아에스티의 경우 미국 자회사 뉴로보 파마슈티컬스를 통해 NASH 치료제 후보물질 'DA-1241'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최근 미국 첫 환자 투약을 개시했다. 비만·NASH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는 GLP1R/GCGR 이중 작용제 DA-1726도 올 하반기 다국가 임상 1상 임상시험계획(IND) 제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원료의약품 CDMO 계열사 에스티팜도 독자적인 파이프라인을 앞세워 신약 개발에 뛰어들었다. 메신저 리보핵산(mRNA) 약물 개발의 핵심 기술로 꼽히는 지질나노입자(LNP)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원료 물질을 보유한 만큼, 이를 활용한 차세대 신약을 개발하겠다는 구상이다. 미국 임상 2a상 단계의 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HIV) 치료제 후보물질 'STP0404', 미국 임상 1상 단계의 항암제 호보물질 'STP2104' 등을 보유했다.

M&A 가능성도 높아졌다. 그룹은 인공지능(AI) 기반 의료 솔루션 업체 메디컬아이피 원격 모니터링 업체 메쥬 등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며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 진출을 모색해 왔다. 관련 분야에 대한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첫 대외 행보로 에스티팜 행사장을 찾았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그룹 계열사 가운데 에스티팜의 높아진 위상을 보여준다는 상징성이 있다. 고마진 올리고 제품 매출이 지속해서 성장세를 보이면서 시장서 입지를 빠르게 넓히고 있다. 제2올리고동이 가동되는 2030년 올리고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비전까지 제시했다.

이 관계자는 "그룹은 지난 10년간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전문경영인 체제를 더욱 안착시키고 강 회장은 이들을 지원하면서 그룹의 성장을 함께 이끌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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