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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디앤디 지배구조 재편]분할 후 몸값 상승 기대 '8000억대 밸류'②존속법인 사업경쟁력 유지 '장밋빛'…신설법인 주가상승여력 '충분'

김지원 기자공개 2023-10-16 14:19:46

[편집자주]

종합 디벨로퍼 SK디앤디는 올해 3월 '내년 인적분할'을 예고하며 새판짜기에 돌입했다. 2004년 설립 후 부동산 개발사업과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해왔으나 두 사업 간의 이질적인 특성으로 인해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데 다소 어려움을 겪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왜 내년을 그 기점으로 삼았는지는 보다 더 들여다볼 필요성이 있다. 더벨이 인적분할 전후 두 회사의 기업가치, 사업계획, 재무구조 변화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05일 08: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내년 3월 분할상장을 예고한 복합 디벨로퍼 SK디앤디가 주가 상승세를 한창 이어가고 있다. 분할 이후 기존 목표대로 기업가치를 성공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영향이다. 사실 분할 자체가 이를 염두에 두고 결정한 일이다.

SK디앤디의 각 사업부문에서의 경쟁력, 동종업계 대비 PBR 수준 등을 고려할 때 분할 이후 기업가치 상승은 분명 이뤄질 전망이다. 관건은 얼마 정도의 가치를 더 끌어올릴 수 있을지다. 일각에선 분할 후 몸값이 8000억원 이상까지 늘어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인적분할 결정 후 주가 지속 상승

SK디앤디는 지난달 15일 인적분할을 발표하며 해당 결정을 내리게 된 가장 큰 이유로 '이종사업의 혼재로 인한 가치절하 해소'를 꼽았다. 설립 이후 부동산 개발과 에너지 개발을 두 축으로 삼아 사업을 진행해 왔으나 두 사업 간의 이질적인 특성으로 인해 각각의 시장에서 기업가치를 온전히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인적분할로 존속회사 SK디앤디는 기존 핵심 사업인 부동산 공간 개발·운용·운영에 집중하고 신설회사 에코그린은 신재생에너지 관련 개발·EPC·운영·전력거래 사업에 집중하도록 해 궁극적으로는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겠단 계획이다.


SK디앤디는 2015년 6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이후 지속적으로 주가 가치 절하를 경험했다. 통상 시장에서 기업가치 저평가 기준으로 삼는 주가순자산비율(PBR) 추이를 살펴보면 SK디앤디 PBR은 최근 1년간 1.0배를 꾸준히 밑돌고 있다.

지난해 7월 부동산과 에너지 사업 중장기 계획을 발표하며 2026년까지 전사 매출 2조 이상, 순이익 2000억 이상을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이후에도 주가는 2만1000원대를 맴돌며 약 0.6~0.7배의 PBR을 벗어나지 못했다.

올해 상반기 말 연결기준 SK디앤디의 자기자본은 약 8393억원으로 이달 4일 종가(2만7300원) 기준으로 산정한 시가 총액 약 6068억원을 뛰어넘는다. 이에 따른 주가순자산비율은 약 0.79배에 그친다. 시장에서 SK디앤디의 주가가 순자산가치 대비 저평가되고 있다는 의미다.

인적분할 발표 이후 SK디앤디의 주가는 지난달 22일 장중 3만3100원을 기록하며 한때 시가 총액 73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주가 상승에 따른 단순 시총 증가분 반영 시 두 회사의 합산 기업가치는 5634억~8128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근의 주가 추이가 이어질 경우 분할 기일까지 기업가치 할인을 일부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K디앤디는 오는 12월 1일 주주를 확정해 내년 3월 1일 존속회사 77%, 신설회사 23%의 비율로 분할을 진행한다.

◇존속법인·신설법인 기업가치 상승 전망

분할 이후 기업가치 상승에 대한 업계의 전망도 현재까지는 긍정적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신설회사 에코그린이 SK디앤디가 기존에 담당하던 에너지 사업을 그대로 승계함에 따라 해당 부문의 가치를 오롯이 반영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 변경상장과 재상장까지 6개월가량 남긴 했으나 현재 SK디앤디의 이익창출력과 동종업계 PBR을 통해 주가상승여력의 방향을 추측해 볼 수 있다. 존속법인 SK디앤디의 경우 현재 시장에 상장된 디벨로퍼가 거의 없어 기업가치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다만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 대부분을 견인해 왔던 부동산 부문을 SK디앤디가 담당할 예정으로 기존의 이익창출력을 유지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부동산 개발·운영 부문의 매출 비중은 82.3%에 달한다.

신설법인 에코그린의 동종 기업으로는 대명에너지가 거론된다. 태양광과 풍력을 기반으로 에너지사업 개발·설계·조달·시공 등을 수행하고 있는 대명에너지는 현재 PBR 2.53배에 거래되고 있다. 분할 이후 에코그린이 비슷한 수준의 PBR을 적용받을 시 주주가치 상승 여력은 30%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인적분할 이후 SK디앤디는 단순 부동산 개발을 넘어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 디벨로퍼로, 에코그린은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각 부문에서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확보할 수 있도록 꾸려둔 밸류체인을 바탕으로 전문화된 사업영역에 역량을 집중하겠단 계획이다.

신용도(BBB/안정적)에도 당분간은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SK디앤디가 자산과 자본, 차입금 등을 77:23의 비율로 나누겠다고 결정함에 따라 두 기업의 주요 레버리지 지표도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등 주요 신용평가사는 SK디앤디의 인적분할 공시 이후 '향후 분할존속법인에 대해 분할절차 진행과정, 자금조달 환경 개선 여부, 건설사업의 분양성과, 재무지표 개선 수준 등을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디앤디 관계자는 "그간 각 사업에서 얻은 수익을 해당 사업의 재투자 비용으로 온전히 사용하지 못하는 등의 디스카운트 요소가 있었다"며 "사업부문을 분리하는 것 자체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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