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파이낸스 2023]국민은행 런던, 코로나19 여파에도 '초고속 성장'(17)CB+IB+CM '협의형 비즈모델' 구축…2020년 이후 매년 50% 이상 IB자산 증가
런던(영국)=서은내 기자공개 2023-10-27 07:5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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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사의 해외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경영 트랜드도 크게 변화하는 모습이다. 은행과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해외시장에 이식해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글로벌 각 지역별로 책임자를 세워 권한을 부여하는 경향도 강해지고 있다. 급변하는 상황에 맞춰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다. 더벨은 전략의 진화를 모색하고 있는 우리 금융사들의 해외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글로벌 확장을 시도하는 금융사들의 해외 사업장을 둘러보고 글로벌 전략과 경영 노하우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0일 09: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국민은행 런던지점이 지점으로 전환한지 5년째를 맞았다. 지점 전환 초기 총자산이 10억달러에 못미쳤던 런던지점은 현재 여신규모만 27억달러에 달하는 지점으로 성장했다. 2020년~2022년 사이에는 연간 30~40%씩 대출자산이 증가하고 있다.코로나19에 따른 경제활동 위축에도 불구하고 가파른 성장세를 유지해 온 것은 정체된 부분을 IB파트를 통해 대응해왔기 때문이다. 총 여신의 절반 가량은 IB대출자산이 차지하고 있다. 기업여신과 IB 관련 여신이 골고루 균형있게 늘고 있다.
올해는 글로벌 경기변동에 대응해 보수적인 운용기조를 유지하는 한편 동시에 안정적인 질적 성장을 노리겠다는 게 기본적인 전략이다.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의 어려움 속에서도 지점의 지속적인 자산성장과 리스크관리 기조를 유지해가겠다는 포부다.
이성한 국민은행 런던지점장은 "CB(Commercial Banking), IB(Investment Banking), CM(Capital Market Business)의 협력을 통해 본점 주요기능을 런던에서 자체로 수행하고 현지에서도 완결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토탈솔루션센터'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글로벌 ESG 수혜 우량기업 중심 여신규모 증대
국민은행 런던지점은 2018년 5월 법인에서 지점으로 전환했다. 이후 대출자산을 늘리는 노력에 집중하면서 현재는 런던에 있는 4대 시중은행 지점들 가운데 여신규모만 놓고 보면 가장 큰 몸집을 자랑할 만큼 빠르게 성장했다.
지점 전환은 런던 점포에 큰 성장의 기반을 마련해줬다. 법인과 달리 지점은 본점의 신용등급을 그대로 가져올 수 있다. 자금 조달 비용을 낮추고 조달 규모도 늘릴 수 있었다. 자기자본의 일정 수준으로 여신이 제한되는 부분에 있어서도 본점 자기자본을 기준으로 하게 됨으로써 여신 규모도 키울 수 있었다.
런던지점은 전기차배터리 제조업 등 산업 트렌드 변화에 대응해 글로벌 ESG 수혜 우량기업을 중심으로 여신규모를 증대했다. 과거 부동산금융 위주의 IB자산을 인프라, 인수금융 등으로 상품군을 다양화해 고른 투자금융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것도 주효했다.
이성한 지점장은 "현재 성장가능성이 높은 분야인 IB부문과 CM부문에 집중해, 투자금융에서는 기존 부동산시장 이외에 인프라, 인수금융 등 사업영역을 다양화하고, 자본시장에서는 상품, 통화, 지역의 커버리지를 확대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 본점 수준 리스크관리 대응력 갖춰
런던지점은 지점장 1명 외에 CB(Commercial Banking) 5명, '국외CM(자본시장) Unit' 9명, '국외IB(투자금융) Unit' 4명, 파견심사역 1명 등 주재원 20명과, 현지직원 28명을 합해 총 48명으로 구성돼 있다.
국외CM Unit과 국외IB Unit, 파견심사역은 본점의 전문 직무를 담당하던 직원이 현지에서 동일한 업무를 연속 수행함으로써 전문성을 강화하고 경력단절을 방지했다. 올초에는 자본시장 소속 리스크관리업무와 IT지원업무를 담당하는 전문 인력이 추가 배치됐다.
이성한 지점장은 "현지에서 비전문가들이 사후관리, 리스크, 결재업무 보고, IT 부문을 본점 수준에 준해서 운영하기란 복잡하고 어려웠다"며 "본점에서 베테랑들이 배치되면서 현지에서 발생하는 이슈들에 대해 직접 대응이 가능한 체계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리스크관리 전문가들은 매일의 성과와 손익을 측정하고 리스크 한도가 초과됐는지를 점검하며 시뮬레이션하는 등의 업무를 해나가고 있다. 리스크관리가 가능해지면서 그동안 운영하기 어려웠던 상품들도 취급할 수 있게 됐다.
◇ 'CB+IB+CM' 균형잡힌 비즈니스 모델
런던지점은 국민은행의 해외 네트워크 중 유럽, 중동, 아프리카(EMEA: Europe, Middle East and Africa)를 커버하는 유일한 해외점포다. 권역 내 단일점포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CB+IB+CM 비즈니스가 균형잡힌 '협의형 비즈모델'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런던지점이 보유한 차별화된 경쟁력이다. 뉴욕, 싱가포르 지점에서도 이와 유사한 비즈모델을 접목해 글로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성한 지점장은 "글로벌 비즈니스에서는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트렌드에 얼마나 순발력있게 대응하는냐가 성패의 요인"이라며 "국민은행 런던지점은 금융규제 강도가 상대적으로 유연한 런던시장에서 다양한 비즈니스를 보유함으로써 시장상황에 대응해 다양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는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자체적인 자금 조달 능력도 런던지점이 차별화되는 요인이다. 본점 자금부의 전문 재무담당자(Treasurer)가 현지에서 직접 자금조달을 담당하는 팀(Sub-Treasury)을 구성하고 있다. 그 결과 파운드화 사모사채 발행 등 조달 기반도 다양화할 수 있었다.
런던지점의 IB유닛은 2019년 초에 만들어졌다. 당시 투자금융 자산확대 의지와 현지 부동산시장 활황이라는 시장상황이 맞물리면서 부동산 관련 딜 위주의 투자를 추진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상황은 달라졌다.
최근에는 인프라금융이나 인수금융 위주로 취급상품을 다양화 하고 있으며 올해는 신재생에너지, 친환경 프로젝트 등 ESG관련 대출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그 결과 2020년 이후 매년 50%이상의 IB 자산성장을 달성하고 있다. 또 글로벌 트렌드에 적합한 KB금융그룹의 전사적 ESG경영 노력에도 일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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