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10월 19일 11:0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컬처웍스는 설립 과정이 순탄하지 않았다. 롯데쇼핑은 당초 시네마사업 부문을 현물출자하는 사업양수도 방식으로 법인 분리를 추진했다. 과세특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분리 구조였다. 하지만 영업권 고평가 문제로 법원 인가가 두 차례나 무산되자 과세특례를 포기하고 물적분할로 방향을 틀었다. 현물출자 가액 법원 인가 절차가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다.

롯데쇼핑은 2018년 6월 1일을 분할기일로 시네마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롯데컬처웍스를 설립했다. 롯데쇼핑에서 롯데컬처웍스로 이전한 자산총계는 5642억원이다. 각각 자본총계가 4316억원, 부채총계가 1326억원 규모다.

롯데쇼핑에게 시네마사업 부문 물적분할은 차선책이었다. 세법상 '적격물적분할'로 인정받기 어려워 적격분할 과세특례 혜택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적격물적분할이 되려면 포괄승계 요건을 충족해야 했다.


롯데쇼핑은 롯데컬처웍스에 시네마사업 부문 영업에 사용되는 부동산과 영업자산을 '일부'만 넘겨 '비적격물적분할'에 해당했다. 롯데컬처웍스는 영화 상영관 관련 토지·건축물을 모두 승계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예컨대 롯데시네마 월드타워관은 롯데월드타워(건물) 일부다.

최선책은 시네마사업 부문을 현물출자히는 방식의 영업양수도였다. 법인세법 제47조의 2(현물출자 시 과세특례)에 합치하도록 출자 구조를 설계하면 과세특례를 적용받을 수 있었다. 법인세법은 5년 이상 사업을 영위한 법인이 현물출자로 신규 법인을 설립하면 현물출자되는 자산 양도차익에 대해서 법인세를 부담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롯데쇼핑 이사회는 2017년 6월 시네마사업 부문을 분리하는 현물출자 안을 가결했다. 롯데쇼핑이 최초 자본금 5억원을 출자해 '롯데시네마'를 신규 설립(그해 6월)하고, 시네마사업 부문을 현물출자 방식으로 영업양도하는 동시에 준비금 1753억원을 현금출자(2017년 8월)하는 순서였다. 신설 법인인 롯데시네마는 롯데쇼핑에 출자 규모에 상응하는 신주(주당 발행가액 1만원)를 발행하기로 했다.


롯데쇼핑은 외부 감정평가를 진행해 시네마사업 부문 현물출자 금액을 3516억원(1차)으로 정했다. 양도사업인 시네마사업 자산총계(4845억원)에서 부채총계(1329억원)를 차감한 순자산이 3516억원으로 나왔다.

납입일을 하루 앞두고 현물출자에 제동이 걸렸다. 2017년 8월 법원이 현물출자 신주 발행 조사 신청에서 감정서 불인가 처분을 내렸기 때문이다. 법원은 영업권 감정 전제가 된 △인구성장률 관련 관람객 증가율 △평균 관람료 상승률 △자본적 지출 규모 △투자배급 매출 추정 등을 제시하며 영업권 과대평가 가능성이 있다고 판시했다.

롯데쇼핑은 법원 판결 결과를 일부 수렴해 시네마사업 부문을 다시 평가했다. 영업권 감정평가법인도 바꿨다(제일·나라→하나·가람). 재평가 결과 기존 3516억원(1차)이어던 현물출자 가액은 3278억원(2차)으로 약 238억원 줄었다. 기존 710억원 규모였던 시네마사업 부문 영업권이 460억원으로 250억원 감소하면서 조정된 금액이다..

법원은 2017년 11월 현물출자 신주 발행 조사 절차에서 감정서에 재차 불인가 결정을 내렸다. 2017년 12월 납입 예정이었던 현물출자는 기약 없이 미뤄졌다.

롯데쇼핑은 추가 재감정을 실시하지 않고, 사업 계획을 바꿨다. 롯데쇼핑 이사회는 2018년 4월 기존 영업양도·현물출자 관련 결정을 취소하고, 시네마사업 부문 물적분할을 의결했다. 현물출자를 위해 설립했던 롯데시네마는 2018년 6월 청산했다.

롯데컬처웍스는 시설 이용권을 제외한 시네마사업 부문 무형자산을 롯데쇼핑에서 승계했다. 설립 첫해인 2018년 말 별도 기준 무형자산 취득원가는 519억원, 장부금액은 84억원이다. 무형자산 세부 내역(장부금액 기준)은 각각 △영화판권 75억원 △회원권 8억원 △산업재산권 1억원 △기타 무형자산 1137만원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