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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전략장비 빌드업]'삼성 HBM' 탄 예스티, 가압장비 대량공급 성공할까①언더필 공정 관련 장비, 75억 계약 성공…메인 스테이지는 소송 중인 '고압 어닐링'

조영갑 기자공개 2023-10-25 08:12:58

[편집자주]

불황의 늪에 빠져 있던 반도체 섹터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글로벌 AI(인공지능) 테크들이 본격적으로 상용화 전선에 나서면서 고사양 반도체 수요가 급증한 덕택이다. 이를 대비해 그간 전략장비를 개발, 테스트해온 제조사들 역시 양산 페이즈에 진입하기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다. 더벨은 주요 반도체 장비사들의 '킬 아이템'을 중심으로 호황 싸이클 지형도를 가늠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3일 13: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5세대 HBM(고대역폭메모리)인 HBM3E '샤인볼트'를 시장에 선보이면서 양산 공급을 앞두고 있는 것과 관련 예스티가 HBM 시장을 겨냥해 개발한 전략장비들의 양산공정 진입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 중 시장의 규모가 큰 고압 어닐링 장비는 HPSP와 특허소송으로 인해 정식 양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언더필(Underfill) 공정 가압장비는 최근 양산 입고되면서 내년 초 대량 공급의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23일 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삼성전자는 최근 5세대 HBM(HBM3E) 샤인볼트를 정식 출시하고, 글로벌 GPU(그래픽처리장치) 제조사 등 고객사향 양산을 서두른다. 이르면 11월 내 엔비디아와 양산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올해 말부터 고객사 향 칩 양산에 속도를 낸다.

샤인볼트는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와의 시장 경쟁을 위해 개발한 차세대 HBM으로, 초당 최대 1.2TB(테라바이트)의 데이터를 처리한다. 30GB(기가바이트)짜리 초고화질 영화 40편을 1초 만에 처리할 수 있는 속도다. 엔비디아의 GPU와 병렬로 연결, 패키징하면 초고용량 콘텐츠를 무리 없이 즐길 수 있다.

삼성전자가 HBM 양산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과 관련 최근 삼성전자 HBM 양산라인에 HBM 제조용 가압 장비를 초도 공급한 예스티가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가압장비 독점 공급사의 지위를 다지고 있는 예스티는 삼성전자 HBM 언더필 공정에 복수의 가압장비를 공급하면서 내년 초 본격 개화가 예상되는 HBM 양산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겠다는 포부다.

예스티는 10월 초 삼성전자와 약 75억원 규모의 HBM 제조용 가압 장비(Wafer 가압 Cure)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처음으로 HBM 양산라인에 진입했다. 계약기간은 9월 2일부터 내년 1월 말까지다. 삼성전자가 1b 노드(10나노 수준) HBM3E 공정에서 SK하이닉스를 압도하기 위해 선단 공정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만큼 향후 공급계약의 규모가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예스티가 개발한 가압장비는 HBM 공정 핵심 과정인 '언더필' 과정에 중용되는 장비다. 언더필 공정은 HBM 제조 과정에서 D램을 서로 부착하는 본딩 과정을 거친 후 공간을 채우는 공정이다. 칩 손상이나 전기적 성능 저하, 웨이퍼 뒤틀림 등을 방지하는 역할을 하는 공정이기 때문에 불순물을 제거하고, 절연수지를 골고루 채우기 위해 압력을 가하는 웨이퍼 가압 장비의 역할이 크다는 전언이다.

예스티는 이미 2011년 국책과제를 수행하면서 300mm 웨이퍼 가압장비 관련 원천기술을 개발한 데 이어 2014년 국내 최초로 사각챔버 가압장비를 개발, 국내 고객사에 독점 공급하면서 사세를 확장해 왔다. 2021년도에는 400mm 사각챔버, side buffer station 탑재 설비 등 SIP(System In Package) 패키징 공정에 필요한 장비를 개발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예스티가 이번에 공급한 가압장비가 기납품한 HBM 가압장비의 연장선에서 별도의 고객사 테스트를 거치지 않고, 바로 양산라인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연말 엔비디아 등과 HBM 양산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내년 초 본격 양산 구간에 진입하면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100억원 이상의 후속 PO(구매주문)가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다만 해당 장비가 HBM 시장 내에서 선단 공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하이엔드 장비는 아니기 때문에 ASP(평균공급가)와 마진율이 타 전략장비 대비 떨어지는 것은 한계로 지적된다. 일례로 SK하이닉스와 함께 전략장비를 개발한 디아이티의 레이저 어닐링 장비는 ASP 약 50억원, 마진율 약 50% 수준으로 평가된다. 예스티의 가압장비는 ASP가 비교적 낮고, 마진율 역시 10% 안팎으로 추산된다. 2021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한 예스티 입장에서는 아쉬운 수치다.

업계에서는 예스티가 일종의 '브릿지' 장비인 가압장비 관련 마케팅으로 HBM 시장에서 존재감을 유지한 뒤 내년 이후 '고압 어닐링' 장비에서 승부를 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어닐링 시장은 현재 HBM 시장에서 각광 받는 섹터다. 예스티는 현재 고압 어닐링 독점 제조사였던 HPSP와 특허침해 소송을 치르고 있는데, 7개의 특허침해 여부를 두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압력용기의 이중벽 구조' 관련 공정 특허 회피여부가 예스티의 승패를 가를 수 있을 거라고 본다.

업계 관계자는 "HBM 시장에 본격 진입한 예스티 입장에서는 가압장비 역시 킬 아이템이 될 수 있지만, 결국은 고압 어닐링 장비가 회사의 명운을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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