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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량 30% 선판매"…SK지오센트릭, 1.8조 울산ARC에 건 기대 울산 폐플라스틱 재활용 복합단지 ARC 첫삽…캐나다의 루프 등 글로벌 회사들과 협력

이호준 기자공개 2023-11-16 07:57:29

이 기사는 2023년 11월 15일 1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불과 3년 전만 해도 SK지오센트릭은 '굴뚝 기업'의 대명사와 같던 회사였다. 에틸렌 등의 기초 유분 제품에서 시작해 이를 다시 원료로 한 다운스트림(합성수지·합성원료·합성고무) 제품에 이르기까지 사실상 모든 밸류체인에서 화학 사업을 벌여 왔다.

다만 지향점은 분명했다. 2020년 SK지오센트릭은 울산 공장 내 나프타 분해공정(NCC)과 와 합성고무제조공정(EPDM) 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2021년엔 기존 사명인 SK종합화학과 작별했고, 시장 앞에 '자원 재활용' 기업으로의 변신을 선언했다.

일련의 포부를 밝힌 지 수년, SK지오센트릭는 어떻게 변했을까. 눈으로 느껴지는 변화는 단연 폐플라스틱 재활용 복합단지 울산ARC(Advanced Recycling Cluster)다. 오는 2025년 말 완공 예정으로, 이곳에선 매년 폐플라스틱 32만톤(t)이 재활용될 예정이다.



◇2025년 말 완공 예정…포부 드러낸 나경수 사장

SK지오센트릭은 15일 울산콤플렉스(CLX) 내 21만5000㎡ 부지에 폐플라스틱 재활용 복합단지인 '울산ARC'를 조성하는 기공식을 개최했다. 축구장 22개 넓이에 달하는 곳으로 총 1조8000억원이 투입된다. 이 공사는 오는 2025년 말에 완공될 예정이다.

울산ARC가 지어지는 2025년 말부터는 매년 폐플라스틱 32만t이 재활용된다. 국내에서 소각·매립되는 연간 폐플라스틱(350만t)의 약 10% 수준이다. SK지오센트릭은 버려지는 플라스틱을 새로운 자원으로 활용하는 순환경제 사업에 일조하겠단 계획이다.

쉽게 말해 '석유→플라스틱→석유' 시나리오의 구현이다. 기존에 SK지오센트릭은 석유에서 뽑아낸 납사로 에틸렌 등 기초 유분 제품과 각종 플라스틱 소재를 만들어 왔다. 폐플라스틱에서 석유를 뽑아낸다면 쓰레기 문제와 탄소 중립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이 직접 울산ARC 사업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기공식 전날인 14일 서울 종로구 SK그린캠퍼스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폐플라스틱 재활용 기술에 대한 자신감과 친환경 신사업에 대한 생각 등을 직접 밝혔다.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이 14일 기자간담회에서 울산ARC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나 사장은 "버려지는 플라스틱을 쓴다면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해 소각되거나 폐기될 수밖에 없는 플라스틱, 또 재활용되지 않고 있는 플라스틱이 다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연구개발에 집중해 왔다"고 말했다.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솔직한 생각도 밝혔다. 그는 "2020년 울산 NCC 공장의 가동을 중단하면서 사실 주변에서 우려가 많았다"라며 "그러나 오히려 내부 구성원들이 우리의 변화를 지지해 줬고 지금은 이 회사 변화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장 짓기도 전인데…물량 30%, 선판매 협의 단계 중

SK지오센트릭의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지향점이기도 하다. 최 회장은 2019년 '소셜밸류커넥트 행사에서 "지금까지는 석유로 플라스틱을 만들었다면, 앞으로는 그 플라스틱을 다시 석유로 만드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당시 최 회장의 생각이 오늘날 SK지오센트릭의 울산ARC로 실현된 셈이다. 일단 시장 전망 자체는 충분히 밝다. 컨설팅 기업 맥킨지에 따르면 현 60조원 수준인 폐플라스틱 재활용 시장 규모는 2027년 85조원, 2050년 6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 공장이 지어지기도 전이지만 SK지오센트릭에 대한 관심도 높다. 나 사장은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은 수요가 공급보다 앞서는 시장"이라며 "이미 생산될 물량의 30%가량이 선판매 협의 단계에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파트너사들과의 협력은 더 큰 그림을 보고 있다. 울산ARC는 열분해, 고순도 폴리프로필렌(PP) 추출, 해중합 등 고난도의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활용한다. SK지오센트릭은 이 기술들을 확보하기 위해 캐나다의 루프 인더스트리 등 글로벌 회사들과 협력했다.

다니엘 솔로미타(Daniel Solomita) 루프(Loop Industries) 사장이 14일 기자간담회에서 루프의 해중합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다니엘 솔로미타 루프 창립자겸 최고경영자(CEO)는 "SK지오센트릭과 프랑스를 포함해 추가적으로 3개 시설에 공동투자를 검토 중"이라며 "울산ARC는 연간 20만t 이상의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를 지닐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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