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우리은행, '홍콩H ELS' 대규모 고객 손실 피했다 손실 우려 부각됐지만 잔고 '400억' 불과…KB·신한·NH·하나 잔액 '14조'

최필우 기자공개 2023-11-28 08:11:44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7일 14: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은행권에 홍콩H 지수 기초 ELS(주가연계증권) 손실 우려가 커졌으나 우리은행만이 대규모 고객 손실을 피할 수 있게 됐다. 5대 은행의 홍콩H ELS 판매 잔고 14조원 중 우리은행 판매 잔고는 400억원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집계됐다.

선제적으로 홍콩H ELS 판매를 중단한 게 빛을 발했다. 홍콩H ELS는 높은 기초지수 변동성을 바탕으로 목표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상품이다. 우리은행은 판매시 비이자이익을 늘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음에도 고객 손실을 우려해 수년 전 판매를 멈췄다.

◇빛 발한 선제적 판매 중단

27일 윤한홍 의원실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홍콩H ELS 판매 잔고는 14조2970억원이다.

은행별로 보면 KB국민은행이 7조6695억원으로 가장 많다. 이어 신한은행 2조3701억원, NH농협은행 2조1310억원, 하나은행 2조856억원, 우리은행 408억원 순이다. 우리은행의 판매 잔고가 5대 은행 중 1%도 되지 않는 셈이다.


ELS는 보통 3개의 기초지수를 활용해 만들어지는 상품이다. 발행 당시 정한 수준 밑으로 지수가 하락하지 않으면 약속한 금리로 조기상환 또는 만기상환이 이뤄진다. 지수가 급락하지 않으면 수익을 낼 수 있어 자산관리 상품으로 인기가 높다.

다만 홍콩H ELS는 기초지수 하락으로 최근 손실 위기에 처해 있다. 홍콩H지수는 최근 6000선을 밑도는 수준까지 하락했다. 2021년 초반 1만1000선을 웃돌았던 것을 고려하면 약 3년 만에 거의 반토막이 난 셈이다. 대부분의 ELS는 3년 만기 때 최초 발행 당시 지수의 65%를 웃돌면 상환 가능한데 이보다 낮은 수준까지 지수가 하락한 것이다.

결국 판매 잔고에 비례해 고객 손실 리스크가 커지게 됐다. KB국민은행은 내년 상반기 만기 도래 잔고가 4조5684억원이다. 신한은행은 1조3329억원, NH농협은행은 7330억원, 하나은행은 7287억원 규모로 홍콩H ELS 만기가 도래한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 홍콩H 지주가 급등하지 않으면 상품 유형에 따라 고객 손실이 불가피하다.

우리은행의 내년 상반기 만기도래 홍콩H ELS 잔액은 362억원이다. 타행과 비교해 판매 잔고가 작다. 홍콩H ELS 판매를 선제적으로 중단했기 때문이다. 수백억원 규모의 잔고가 남은 건 고객 요청이 있는 경우에 한해 홍콩H ELS를 판매했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불완전판매 가능성 차단

우리은행은 ELS 대규모 손실 때마다 제기되는 불완전판매 논란에서 자유로울 것으로 전망된다. 고객 요청으로 홍콩H ELS를 판매했을 경우 손실이 발생해도 책임 소재가 투자자에게 있다. 타행과 비교해 판매 금액이 적다는 점도 감안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2019년 홍콩H ELS 판매를 줄여 나가기 시작했다. 당시 홍콩 범죄인 인도법 반대 시위가 격화되면서 홍콩H 지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과거 홍콩H 지수가 예측 불가능한 하락으로 고객 손실 위기가 자주 발생했다는 점도 감안했다.

이후에도 홍콩H ELS에 대한 보수적인 스탠스를 유지했다. 해외 금리연계 DLF(파생결합펀드)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면서 전사적인 차원에서 리스크가 높은 파생상품 판매를 줄일 필요가 있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홍콩H ELS는 다른 ELS보다 목표수익률이 높아 은행 입장에서 포기하기 쉽지 않은 상품"이라며 "우리은행은 손실 사태를 겪으면서 비이자이익을 늘리는 것보다 고객 리스크를 줄이는 게 낫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