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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파생손실 징계' 연말 인사 판도 영향은 '기업금융 키맨' 강신국 부문장 견책…'한일 출신' 최고참 입지 탄탄, 연임 관측에 무게

최필우 기자공개 2023-11-20 08:15:03

이 기사는 2023년 11월 17일 07: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이 1000억원 규모 파생거래 손실 관련 임원들에게 징계 조치를 내리면서 연말 인사에 미칠 영향에 이목이 집중된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위의 징계를 받은 강신국 기업투자금융부문장(사진)의 거취가 주요 관심사다.

강 부문장은 우리은행 양대 부문 중 하나인 기업투자금융부문을 이끌고 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과 조병규 우리은행장 체제에서 기업금융 영업 전략을 수립하는 키맨 역할을 맡았다. 또 한일은행 출신 임원 중 최고참으로 행내 입지가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이번 징계가 거취에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행내 옹호론 "문책성 아닌 상징적 조치"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인사위원회를 열고 강 부문자에게 견책 징계를 내렸다. 견책은 주의보다는 무겁고 직무 정지나 해임 권고보다는 가벼운 수준의 징계다. 함께 징계를 받은 이문석 부행장은 주의 처분을 받았다.

인사위원회가 강 부문장에게 견책 징계를 내린 건 지난 6월 회계 처리로 확정된 1000억원 규모의 파생거래 손실에 강 부문장의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강 부문장은 기업투자금융부문장에 취임하기 전인 2021~2022년 자금시장그룹장으로 재직했다. 올 상반기 확정된 손실이 주로 2022년에 발생해 징계 빌미가 됐다.

행내 인사위원회 징계는 금융 당국의 제재와 달리 임기 만료 후 취업 제한과 같은 규제를 적용하지 않는다. 다만 임원 인사를 주도하는 임 회장이나 조 행장의 판단에 따라 거취에 변화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강 부문장의 임기는 올해 말 만료된다.

우리은행 내에는 강 부문장에 대한 옹호론도 있다. 지난해 옵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우리은행 뿐만 아니라 ELS(주가연계증권) 헤지 운용을 하는 증권사 다수가 파생거래 손실을 입었다는 것이다. 관리·감독 측면에서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손실 규모가 확대된 것을 강 부문장의 책임으로만 보긴 어렵다는 평이다.

현직 자본시장그룹장보다 높은 수위의 징계가 내려진 건 상징적 조치라는 해석도 존재한다. 강 부문장은 올해 조직 개편으로 부활한 부문제에서 부문장을 맡고 있다. 다른 집행부행장들과 직위가 같지만 부문장을 맡아 선임 부행장 역할을 하고 있다. 고위급인 강 부문장에게 더 무거운 징계를 내려 행내 내부통제 기강을 잡으려는 의도로 읽힌다.

◇'상업 출신' 조병규 행장·이석태 부문장과 균형

강 부문장이 맡은 역할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이번 징계가 연말 기업투자금융부문장 교체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우리은행은 기업금융 명가 재건을 선언하고 법인 영업에 힘을 싣기로 했다. 강 부문장은 기업투자금융부문장을 맡아 대기업 영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강 부문장이 본격적으로 기업투자금융부문장 업무에 집중한 지 반년이 채 되지 않은 것도 유임이 유력한 요인으로 꼽힌다. 우리은행은 올 상반기 두달에 걸쳐 은행장 선임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강 부문장도 레이스에 참여했다. 조 행장이 지난 7월 취임한 뒤에야 상호 역할을 조정하고 법인 영업에 속도를 낼 수 있었다.

그가 한일은행 출신 최고참으로 상업은행 출신 임원들과 균형을 맞추고 있는 것도 감안될 것으로 보인다. 조 행장과 이석태 개인그룹장은 상업은행 출신이다. 한일은행 출신인 강 부문장이 기업투자금융부문장을 맡으면서 양행 출신 임원들에게 핵심 보직이 분산돼 있는 상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조병규 행장 취임이 늦어지면서 현 체제가 본격적으로 가동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며 "이번 징계가 연말 인사에서 경영진 면면에 변화를 줄 만큼 파급력이 크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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