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분석]상장 앞둔 HD현대마린솔루션 사외이사진 구축박찬중 전 SK디스커버리 대표 등 합류…내년 기업공개 목표
임한솔 기자공개 2023-12-04 13:36:33
이 기사는 2023년 12월 01일 14: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공개(IPO)에 나서는 기업들의 주요 과제 중 하나는 저명한 사외이사를 모셔오는 것이다. 영향력 있는 사외이사의 이사회 합류는 해당 기업의 위상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사외이사의 역할 자체도 중요해지고 있다. 기업 경영에 대한 이사회의 견제와 균형이 강조되는 요즘이다.내년 IPO를 목표로 하는 HD현대마린솔루션(옛 HD현대글로벌서비스)은 그래서 사외이사 선임에 각별한 공을 들였다. 산업계, 법조계, 학계 등 각 분야에서 내로라하는 인사들로 이사진을 꾸렸다. 웬만한 대기업 부럽잖은 이사회 역량 구성표(BSM)를 자랑할 수 있게 됐다.
1일 HD현대마린솔루션에 따르면 최근 사외이사 선임 등기를 마쳤다. 11월 마지막 주 이사회의 독립성 강화 및 경영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한다고 밝힌 데 따른 이사 선임이다.
신규 사외이사는 모두 4명이다. 권정훈 김앤장 변호사, 류석영 카이스트 전산학부 교수(학부장), 박찬중 전 SK디스커버리 대표, 윤현철 예일회계법인 회장이 명단에 올랐다. 이들 사외이사는 모두 감사위원으로도 일하며 HD현대마린솔루션의 경영을 내밀히 살펴보게 된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인물은 박찬중 전 대표다. 그는 1964년생으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온 뒤 서울대와 미국 미시간대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SK그룹에서는 SK건설 전략기획실장, SK케미칼 경영지원부문장, SK디스커버리 총괄임원 등을 지냈다. 2020년 SK디스커버리 대표이사에 오른 뒤 2022년 3월 퇴임했다.
박 전 대표는 SK디스커버리의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가 SK디스커버리 대표를 지내던 시기 산하 백신기업 SK바이오사이언스가 성공적으로 유가증권시장에 데뷔하기도 했다. IPO를 통해 새로운 시대에 접어드는 HD현대마린솔루션에 적절한 조언을 건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권 변호사는 기업형사 전문 변호사다. 화이트칼라범죄, 지식재산권, 세무조사 및 조세쟁송, 공정거래 등과 관련된 형사 문제에 대한 법률자문을 제공한다. 법조계 인맥이 두터운 것으로 여겨진다. 검찰 출신이다.
서울대 법대를 나와 사법연수원 24기를 졸업했으며 서울서부지방검찰청 부부장검사, 대구지방검찰청 특수부장검사, 법무부 검찰과장 등을 역임했다. 청와대 민정비서관 경력도 있다. 2018년 검찰을 나와 법무법인 서로에 자리잡은 뒤 2019년부터 김앤장에서 일하는 중이다.
윤 회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재무 전문가다. 서울대 경영대를 나왔고 연세대에서 회계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세계 4대 회계법인 PwC의 전신인 미국 쿠퍼스앤라이브랜드를 거쳐 삼일회계법인 감사부문 대표를 지냈다. 해외에서 출간된 회계 입문서의 번역을 맡는 등 학자로서의 역량도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다. 현재 포스코퓨처엠의 사외이사를 겸하고 있다.
류 교수의 경우 컴퓨팅 및 인공지능(AI) 분야 석학이다. 역량을 인정받아 한국공학한림원 회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카이스트에서 전산학 학사와 석사, 박사까지 마쳤다. 미국 하버드대 연구원과 소프트웨어 개발기업 썬마이크로시스템즈(현 오라클)를 거친 뒤 귀국해 카이스트 전산학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카이스트와 KT가 함께 설립한 AI 공동연구센터의 센터장도 겸한다. 이사회 구성원 중 유일한 여성이라는 점에서 이사회의 전문성과 다양성을 함께 채워줄 수 있는 인재로 평가된다.
다른 이사회 멤버에도 다소 변화가 있었다. 기존에 사내이사를 지내던 정창인 HD한국조선해양 상무 대신 HD현대마린솔루션 CFO인 김정혁 상무가 새로운 사내이사로 합류했다.
또 강수훈 KKR 상무가 감사에서 물러났다. 사모펀드 운영사 KKR은 HD현대(62%)에 이은 HD현대마린솔루션 2대주주(38%)다. HD현대마린솔루션 상장 과정에서 구주매출에 나설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다만 기타비상무이사인 박정호 KKR 한국 공동대표는 자리를 지켰다.
새로 구성된 이사회의 의장은 이기동 HD현대마린솔루션 대표가 담당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사외이사가 수적으로 사내이사를 넘어서고 감사위원도 겸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굳이 이사회 의장까지 사외이사에게 맡겨지지 않아도 이사회의 견제 기능이 충분히 발휘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선박 AS(애프터서비스) 전문기업으로 2016년 현대중공업의 AS사업부가 분할돼 세워졌다. 12월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해 내년 상반기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다는 목표다. 상장 후 시가총액은 최대 4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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