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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DMO 전략 분석]신약·수익성 두 토끼 잡는 한미약품 전략 '하이테크'대량 생산 강점 경쟁력…고난도 합성기술 필요한 바이오의약품 생산에 집중

차지현 기자공개 2023-12-06 13:02:46

[편집자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CPhI Worldwide 2023'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남다른 존재감을 뽐냈다. 글로벌 제약사(빅파마)가 먼저 찾는 리더였다. 삼성그룹이 바이오 사업에 뛰어든지 10여년, 바이오 불모지였던 한국에서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던 비결이 바로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이었다. 자연스레 삼성을 잇는 국내 후발주자들이 대거 생겨났다. 전통 제약사는 물론 바이오텍, 대기업 등이 앞다퉈 시장에 뛰어든다. 더벨이 기업별 전략 및 차별점을 짚어 봤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04일 07: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구개발(R&D) 강자 한미약품도 CDMO 경쟁에 가세했다. 신약개발 역량과 대규모 바이오의약품 제조 기술을 토대로 CDMO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단 포부다. 올 초 제조 전문가를 새 수장으로 맞이하며 그룹 차원에서 관련 분야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국내외 기업이 앞다퉈 뛰어드는 상황에서 '하이테크' CDMO로 차별화를 꾀했다. 고난도 합성기술이 필요한 바이오의약품을 전문으로 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아직 초기 단계지만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수요가 지속해서 증가하는 만큼 업계의 기대를 받고 있다.

◇작년 본격 가세, '제조 전문가' 수장 올리며 사업 강화 의지↑

한미약품이 CDMO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고 선언한 건 작년 상반기다. 원료의약품 자회사 한미정밀화학을 거점으로 삼고 관련 사업에서 성장동력을 찾겠다고 발표했다. 한미정밀화학은 그동안 한미약품이 개발한 완제품의 원료 생산을 담당해 오던 곳이었다.

한미정밀화학이 보유한 대량 생산 시설과 한미약품의 신약 R&D에 참여한 경험을 내세웠다. 한미약품의 표적항암신약 후보물질 '벨바라페닙', 급성골수성 백혈병(AML) 치료제 후보물질 'HM43239',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포지오티닙' 등의 원료 개발과 생산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핵심 전초기지로서 충분한 역량을 보유했다고 설명했다.

바이오의약품 산업 생산에 최적화한 평택 바이오플랜트도 핵심 경쟁력으로 강조했다. 최대 1만2500리터 규모 배양기를 갖춘 대형 시설로 완제의약품 기준 연간 2000만개 이상 프리필드시린지 주사기를 제조할 수 있는 플랜트다. 바이오플랜트 2공장의 경우 CMO 수요에 따라 탄력적으로 설비를 확장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한미약품 평택 바이오플랜트 전경.

이후 설비 투자와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사업 강화 의지를 드러냈다. 먼저 한미정밀화학 증설에 100억원가량을 투자했다. 정부로부터 코로나19 백신 및 원부자재 생산 설비 확충을 위해 받은 지원금에 80억원 규모 자체 자금을 더해 설비를 고도화했다. 국내외 제약바이오 콘퍼런스에 참가하면서 수주 활동도 활발하게 펼쳤다.

올 초 '제조 전문가'를 그룹 수장으로 발탁한 것도 CDMO 사업에 대한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3월 선임된 박재현 대표는 1993년 한미약품 제제연구센터 연구원으로 입사해 의약품 연구개발과 품질관리, 생산 총괄 등을 이끈 인물이다. 한미약품 팔탄공장 공장장(전무이사), 한미약품 제조본부장(부사장) 등을 거친 의약품 제조 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그동안 경영 사령탑을 신약 연구개발(R&D) 전문가에 맡겼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교체의 의미가 크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기존 신약개발에 CDMO 사업을 더해 수익성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포석이라는 얘기다.

◇하이테크 전략 전면에…GLP-1 유사체 생산시설에 쏠린 눈

후발주자로서 한미약품이 택한 전략은 고난도 합성기술을 요하는 바이오의약품 생산에 집중하는 것, 이른바 하이테크 CDMO다. 기존 합성의약품 원료에서 벗어나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원료에 쓰이는 지질나노입자(LNP), 뉴클레오타이드, 캡핑 물질 및 폴리에틸렌글리콜(PEG) 유도체, 펩타이드 등 집중하겠단 구상이다.

CDMO 사업에 뒤늦게 뛰어든 여타 제약사가 화학합성 원료의약품(API)나 완제의약품(DP) 생산에 주력하는 것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전 세계적으로 신약개발 트렌드가 바이오의약품을 중심으로 바뀌고 있는 데 따라 시장에선 한미약품 CDMO 사업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는 모습이다.

특히 한미약품이 최근 시장에서 각광받는 GLP-1 유사체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 GLP-1 유사체는 인체 GLP-1 호르몬과 비슷한 구조를 띤 GLP-1 유사체는 식욕을 억제하고 포만감을 오래 유지할 수 있도록 한 제제다.

높은 체중감소 효과로 해당 비만 치료제 수요가 급증하면서 GLP-1 치료제를 개발한 글로벌 제약사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의 공급 능력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생물학적 방법으로 생산하기 때문에 GLP-1 유사체 생산 설비를 마련하기 위해 시간과 비용이 적잖이 소요된다는 것도 GLP-1 유사체 공급부족에 영향을 미쳤다.

한미약품은 평택 바이오플랜트에서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획득한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베돈',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신약인 GLP-1·GCG 이중 작용제의 임상용 제품을 생산 중이다. 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cGMP)을 통과하고 FDA 승인 품목을 제조 중인 시설을 갖춘 만큼 수주 기대감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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