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의료 기업 리포트]매출로 실체 입증한 루닛, 적자 타개책 '루닛스코프'①200억 매출 돌파 목전, 영업적자 탈피 위한 수익 다각화 관건
한태희 기자공개 2023-12-11 09:22:10
[편집자주]
인간의 영역에 AI(인공지능)가 스며드는 건 의료 및 헬스케어 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더 빠르고 더 정확하게 분석과 진단, 치료까지 할 수 있다면 AI 도입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보수적인 의료집단조차 AI의 무한한 가능성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국내 AI 의료 시장을 겨낭한 벤처기업들이 도전장을 던졌다. 기술력만 있다면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까지도 뻗어나갈 수 있다. 더벨은 국내 관련 기업들의 전략을 들여다보고 성장 잠재력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06일 13: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실체가 불분명하던 AI 의료분야에서 루닛은 실적을 통해 시장을 만든 장본인으로 통한다. 상장 이전까지만 해도 10억원대에 불과했던 매출을 증시 입성과 함께 10배 늘리는 기염을 통했다. 올해는 국내 AI 의료기업 중 최초로 200억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그야말로 기술특례상장의 모범사례로 꼽히는 루닛은 암 진단 솔루션 루닛인사이트를 앞세운 해외 확장 전략으로 성장을 만들었다. 액체생검 글로벌 1위 기업인 가던트헬스와 혈맹을 통해 든든한 지원군까지 얻었다. 다만 지속된 영업적자를 어떻게 개선할 지는 고민거리다. 내년 출시 예정인 AI 바이오마커 '루닛스코프'에 기대를 거는 이유다.
◇암 진단 솔루션 '루닛인사이트'로 고속 성장...매출 73.7% 차지하는 핵심
지난해 7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루닛은 1년 새 매출이 2배 올랐다. 올해 3분기까지 매출은 197억원으로 전년도 매출을 이미 뛰어넘었다.
주가도 반응했다. CHAT GPT의 등장 후 생성형 AI와 데이터 사이언스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덕도 봤다. 상장 당시 3000억원대였던 루닛 시가총액은 한때 3조원을 돌파했다.
암 진단 솔루션 '루닛인사이트'를 앞세워 해외 시장을 집중 겨냥한 결과다. 루닛인사이트는 의사의 의료영상 판독을 보조하는 암 진단 AI 소프트웨어다. AI 솔루션을 통해 정확하고 효율적인 암 진단을 돕는다. 영상 플랫폼 또는 의료기기에 탑재돼 전 세계 3000여개 의료기관에 유통되고 있다.
루닛인사이트는 폐암, 결핵, 폐렴, 기흉 등 폐질환을 검출하는 CXR과 유방암을 검출하는 MMG로 구분된다. 이외에도 3D 유방단층촬영술 영상에서 유방암 의심부위를 표시하고 병변의 유형을 파악하는 DBT가 있다.
루닛의 총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상당하다. 루닛인사이트의 2023년 3분기 기준 매출액은 145억원 수준이다. 당기 매출총액의 73.7%를 차지하고 있다.
◇ 매출 85.6% 수출에서 발생...200억 끌어올린 전략 기반은 '해외 진출'
루닛인사이트 매출이 빠르게 증가한 건 해외 시장을 먼저 공략한 게 주효했다. 사업화 단계부터 미국, 중국에 법인을 설립하며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에 나섰다. 지난 2월에는 네덜란드에 자회사인 '루닛 유럽 홀딩스'를 설립하며 유럽 시장에도 발을 뻗었다. 2023년 3분기 기준 매출의 85.6%는 수출에서 발생했다.
헬스케어 기업들과 적극적 협력도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미국 바이오 헬스케어 기업 가던트헬스가 대표적 협력사다. 2021년 독점 파트너십을 체결한 뒤 지난 2월에는 AI 기반 병리분석 솔루션 가던트360 티슈넥스트를 공동 개발했다. 가던트헬스는 루닛의 지분 6.26%를 보유한 2대 주주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국내 기업 코어라인소프트와 해외 사업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코어라인소프트는 컴퓨터단층촬영(CT)를 AI로 분석하는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루닛은 향후 코어라인소프트와 공동 진출을 통해 중동·아프리카 시장까지 해외 판로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 영업적자 속 ‘루닛스코프’에 맡겨진 책임감… 2024년 상용화 통해 '흑자전환' 기대
루닛은 올해 연매출 200억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같은 실적은 상장 공모 당시 루닛이 제시한 추정치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당시 루닛은 2023년 예상 매출로 517억원과 241억원의 영업손실을 예상했다. 이어 2024년 매출 916억원, 영업이익 86억원으로 흑자전환을 전망했다.
흑자전환이 아직 힘든건 소프트웨어 특성상 개발 초기 비용이 높아서다. 규모가 점차 줄어들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고정비가 투입되고 있다. 2023년 3분기 기준 루닛이 투입한 연구개발비는 103억원이다. 2021년과 2022년에는 각각 237억원과 193억원을 쏟았다.
관건은 내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인 '루닛스코프'에 있다. 루닛스코프는 암에 대한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는 AI 바이오마커다. 단백질·DNA·RNA·대사 물질 등을 이용해 몸 안의 변화를 AI로 분석한다.
개별 환자의 치료 반응을 예측해 항암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는 게 주된 목적이다. 루닛은 기존 바이오마커로 높이기 힘든 치료효과를 루닛스코프의 AI 분석으로 높일 계획이다. 루닛스코프 IO는 AI 대용량 이미지 처리기술을 통해 면역항암제로 치료될 것이라 예상되는 환자들을 분류한다. 루닛 스코프 Universal IHC는 단백질 발현율을 정량화하여 ADC로 치료될 것이라 예상되는 환자들을 파악할 수 있다.
루닛스코프는 내년 정식 출시를 기대하고 있다. 앞서 루닛인사이트 상용화 과정에서 넓혀 놓은 글로벌 네트워크가 시장성 확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루닛스코프도 앞서 루닛인사이트가 진출한 미국, 유럽 등 해외 시장에서 활로를 모색할 전망이다.
현재 루닛스코프의 매출은 제약사의 임상 단계에 쓰이는 연구용 매출이 대부분이다. 이후 항암제 동반진단 제품으로 인허가가 이뤄지고 보험 수가가 등재된다면 수익원 확대가 가능하다.
루닛 관계자는 “루닛스코프는 제약사들과 계약을 맺어 임상 협업을 통한 연구용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며 "본격적으로 상용화되면 제약사에서 제품을 구매해 사용할 수 있으며 내년 중 제품 출시 윤곽이 나올 것”이라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클라우드 키플레이어 MSP 점검] '신생' 안랩클라우드메이트, 최우선 과제 '포트폴리오 강화'
- [저축은행 예보한도 상향 여파]예보료율 인상 따른 비용 부담 확대 '우려'
- [JB금융 김기홍 체제 3기]후계자 준비 본격화…계열사 CEO 인선 촉각
- [저축은행 예보한도 상향 여파]'머니무브 효과' 수월해진 자금 유치…조달 개선 기대
- 나우어데이즈 신곡 '렛츠기릿', 주요 음원차트 진입
- [JB금융 김기홍 체제 3기]임추위 마음 사로잡은 '성장스토리 시즌2' 프리젠테이션
- 유연성·독립성 갖춘 코웨이 코디, 시공간 제약 없어 'N잡' 가능 눈길
- [SGI서울보증 IPO 돋보기]기한 내에서 최대한 신중히...예보도 팔 걷었다
- [JB금융 김기홍 체제 3기]'속전속결' CEO 승계 완료, 대체불가 리더십 입증
- [thebell note]카카오뱅크와 시중은행의 엇갈린 선택
한태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오리온 파트너' 하이센스바이오, 기평 신청 'IPO 재도전'
- 케어젠, 인도 CDMO사 공급 계약…글로벌 공략 속도
- SK바이오팜, 올해도 '제프리스' 참가 'RPT' 전략 공개
- 마크로젠, 세종캠퍼스 완공…'유전체 밸류체인' 구상
- '소마젠 맞손' 쓰리빌리언, 진단사업 미국 확장 잰걸음
- 오리온바이오, 시린이치약 중국서 '베트남'으로 전략 선회
- '치매치료제' 큐어버스, 250억 시리즈B '멀티클로징' 목전
- [thebell note]바이오텍 CFO의 언어
- 루닛, MD앤더슨부터 AZ까지 '루닛스코프' 상업화 본궤도
- 동화약품, 의료기기 넘어 '항암신약'까지 '로펠바이오' 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