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건설부문 합병 1년]지주사 힘 받은 복합개발, 조단위 매출 현실성 'UP'④신용등급 상승에 낮아진 조달금리, 동시다발 프로젝트 추진동력 얻어
이재빈 기자공개 2023-12-12 07:37:29
[편집자주]
㈜한화 건설부문이 11월로 합병 1년을 맞이했다. 신용등급 상향과 재무구조 개선, 그린 디벨로퍼로의 도약 등이 기대됐던 합병이다. 목표 달성을 위해 합병과 동시에 대규모 인사도 단행됐다. 1년이 지난 현재 ㈜한화 그렸던 청사진은 얼마나 진척이 되고 성사됐을까. 그 변화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08일 12: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건설은 ㈜한화와 합병 전부터 개발사업을 주력 분야로 삼아왔다. 합병 전 한화건설 매출에서 개발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은 모든 분야 중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질적인 측면에서는 대부분의 프로젝트가 단순 도급에 그쳤다.이에 한화건설은 복합개발 디벨로퍼로의 도약을 선택했다. 복합개발 사업은 공사비가 조 단위에 달하는 경우도 있고 직접 출자해 사업을 진행하는 만큼 높은 수익을 안겨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화건설이 핵심 미래 먹거리로 삼은 복합개발 사업은 지주사와 합병을 통해 더욱 힘을 얻게 됐다. 신용등급 상향으로 조달비용이 감소한 덕분이다. 건설부문 전체 수주잔고에서 복합개발이 차지하는 비중이 10%를 돌파했다. 매서운 성장세다.
◇디벨로퍼보다 주택에 편중, 절실했던 포트폴리오 다변화
개발사업은 한화건설 시절부터 주력 사업이었다. 합병 전 3년간 매년 1조원 넘는 매출을 기록한 분야는 개발 부문이 유일하다. 연도별로 보면 △2019년 1조1222억원 △2020년 1조2077억원 △2021년 1조1314억원대 매출을 기록했다. 합병 전 마지막으로 반기보고서를 제출한 2022년 상반기 관련 매출은 6494억원이다.
개발 부문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27.71%에서 2020년 33.61%, 2021년 38.34%로 꾸준히 늘었다. 통상 건설사 매출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건축과 토목, 플랜트 부문의 비율은 2021년말 기준으로 각각 15.07%, 11.95%, 17.18%에 불과했다.
다만 포트폴리오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있었다. 재개발과 재건축, 주상복합 등 주택 관련 공사가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2021년말 기준 주택 관련 수주액은 80개 현장에서 총 7조4909억원으로 집계되며 전체(34조74억원)의 22.03%를 차지했다. 수주고 가운데 이라크와 사우디, 쿠웨이트 등 중동 관련 공사비 규모가 13조5835억원으로 책정됐음을 감안하면 단순 주택으로 포트폴리오 쏠림이 심했던 셈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복합개발 디벨로퍼로 도약하기 위한 밑작업에 착수했다. 한화건설 복합개발사업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마이스(MICE) 프로젝트가 바로 그것이다. 효시라고 할 수 있는 사업은 2021년 완공한 수원 마이스 프로젝트다.
총 사업비 2조원이 투입된 수원 마이스 사업은 수원 컨벤션센터와 백화점, 호텔 수족관, 오피스텔 등 부대·지원시설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2016년 8월부터 2019년 3월까지 공사가 진행된 컨벤션센터는 연면적 9만7602㎡, 지하 2층~지상 5층 규모로 조성됐다. 복합시설로는 코트야드 메리어트 수원과 갤러리아 광교, 아쿠아플라넷 광교 등이 들어섰다. 2020년 10월에는 759실 규모 포레나 광교가 입주하며 사업이 마무리됐다.
한화건설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잠실, 서울역, 수서역, 천안아산역, 대전역 마이스 사업 등 복합개발 사업 본격화를 지난해 초 밝혔다. 총 사업규모가 7조원이 넘는다. 문제는 자금 조달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할 수 있느냐였다.
◇합병 후 복합개발 브릿지론 잇단 성사…대규모 미래 매출 기대
㈜한화와 지난해 말 합병으로 실타래를 풀 수 있게 됐다. 합병에 따른 신용등급 상승으로 사업 추진을 위해 필수적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조달금리를 낮출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화 건설부문은 조달금리가 높아진 상황에서도 상향된 신용등급을 앞세워 안정적으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는 중이다. 한화건설 홀몸이었다면 어려웠을 자금 조달을 합병 시너지 덕분에 이루고 있다.
총 사업비가 2조원에 달하는 서울역북부역세권개발의 마지막 브릿지론을 조달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앞서 10월 7400억원 규모 브릿지론을 조달했다. 토지 매입을 위해 단행된 착공 전 마지막 브릿지론 조달이다. ㈜한화가 신용보강을 제공하면서 'A2+(sf)'의 신용등급을 부여받을 수 있었다.
대전역세권개발도 대규모 브릿지론 조달이 임박했다. 이미 주요 대주들과 잠정적인 협의를 마친 상태로 토지 매도 절차만 마무리되면 바로 기표에 돌입할 예정이다.
시장 관계자는 "수천억원 규모 브릿지론인 만큼 한화건설 신용보강으로 조달을 진행했다면 이자비용이 수십억원은 더 나왔을 것"이라며 "건설업뿐만 아니라 방산과 화학, 태양광 등 다양한 계열사들이 연결돼 있기 때문에 대주단 섭외도 한결 용이했다"고 설명했다.
㈜한화라는 명패를 내걸어 대관 협상능력이 제고된 덕분에 동시다발적으로 사업을 수행할 수 있었다. 복합개발 사업은 대규모 부지를 개발한다는 특성상 지자체와 긴밀한 협의가 필요하다. 토지 양수와 인허가 등이 기존 개발사업보다 까다로운 편에 속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화건설이 아닌 ㈜한화와 한몸의 회사란 점이 신뢰도 제고에 일조했다.
복합개발은 앞으로 ㈜한화의 매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적게는 수천억원에서 많게는 조 단위 공사비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착공이 예정돼 있는 사업지들의 수주액은 서울역 북부역세권이 1조2018억원, 아산배방이 8587억원, 수서역환승센터 복합개발이 4417억원, 대전역세권 복합개발이 2603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이들 복합개발 관련 수주액은 총 3조9657억원으로 ㈜한화 건설부문의 전체 수주잔고의 10.64% 규모다. 착공 시점에 공사비를 재산정하고 잠실마이스 사업 실시협약이 체결되면 수주액이 증가하면서 전체 수주잔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한화의 과제는 신규 복합개발 사업지 확보다. 당분간은 한화건설 시절 수주한 사업지들이 매출에 대규모 기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합병 이후 신규 수주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올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총 사업비 6조3000억원 규모 성남 백현 마이스 개발사업을 수주하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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