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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티씨 자회사 LTCAM, SK스페셜티 피인수 가능성은 2대주주 지위, 낸드용 HSN·CMP 슬러리 안정적 수급 매력…최대주주 지분율 62%대 '확고'

조영갑 기자공개 2023-12-20 08:14:21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9일 14: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재료 전문기업 '엘티씨'의 자회사 엘티씨에이엠(LTCAM) 관련 피인수설이 제기되고 있다. 상대는 SK하이닉스에 특수가스·케미칼을 공급하는 SK스페셜티다. SK스페셜티는 LTCAM으로부터 낸드 공정용 HSN(고선택비인산계식각액)을 공급 받아 SK하이닉스에 공급하고 있다. 시장에선 HSN의 안정적인 수급라인 확보 차원에서 LTCAM의 지분확대 내지는 인수를 꾀할 가능성을 높게 관측했다.

19일 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SK스페셜티는 최근 엘티씨 및 LTCAM 핵심 관계자와 접촉, LTCAM 지분확대와 관련한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스페셜티는 SK㈜의 주요 계열사로 옛 SK머티리얼즈다. 지난해 사명을 변경하면서 반도체 특수가스, 케미칼 제조사로서의 정체성을 천명했다. LTCAM 관련 지분 확대 의사는 꾸준히 밝혀 온 것으로 파악된다.

SK스페셜티는 이미 LTCAM의 지분을 보유한 주요 주주다. 2018년 LTCAM과 HSN 등 고성능 웻 케미칼(Wet Chemical) 공동 개발을 약속하고, TLCAM의 CB(전환사채)를 인수했다. 2018년 10월 발행한 2회차 CB 85억원 가량과 2019년 3월 발행한 3회차 CB 22억원 등 약 100억원 가량을 LTCAM에 투자했다. 올 10월이 만기일이었던 2회차 CB는 현재 전량 보통주 전환, 3회차 물량은 아직 CB 형태로 보유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약 30%의 지분을 쥐고 있다. 모회사 엘티씨의 지분율은 62.13% 수준이다.

CB 투자 당시 LTCAM의 기업가치는 약 300억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LTCAM은 올 3분기 기준 자산총액 497억원, 부채총액 383억원, 매출액 245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이 12억원 가량 잡혀 있다. 분기 손실이 있었지만, 매출 규모가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고, 현금이 돌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낮은 밸류로 평가된다. 2분기 말 기준으로는 26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했다.

SK스페셜티가 LTCAM에 눈독을 들이는 가장 큰 이유는 HSN이다. LTCAM은 2004년 '에프아이에스'로 설립된 회사로 태양광, 반도체 소재 등을 생산하면서 업력을 다져왔다. 2015년 엘티씨의 품에 안기면서 반도체 웻 케미칼을 개발하기 시작, 소재기업으로 변모했다. 엘티씨는 고객사 중 하나였던 SK하이닉스에 D램, 낸드 용 케미칼을 납품하기 위한 전진기지로 LTCAM을 인수하고, 지속으로 투자했다. 올 3분기 말 엘티씨가 보유한 LTCAM 지분 장부가액은 141억원 가량이다.

LTCAM이 SK스페셜티 및 SK하이닉스와 손잡고 개발, 납품하고 있는 낸드용 HSN은 3D 낸드 플래시가 복잡화, 고단화될수록 식각 과정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공정 케미칼이다. 구조가 복잡한 3D 낸드의 경우 습식이 비용과 효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 필수적으로 채택된다. 끈적끈적한 인산과 달리 HSN은 한번에 고적층 낸드 하단부까지 흘러내려 에칭이 되기 때문에 구조가 복잡한 낸드 양산에 최적화된 케미칼로 평가된다. 연 2000억원 가량의 해당 시장은 솔브레인이 장악하고 있다.

케미칼 시장의 경우 공급선을 단일 회사가 장악하고 있으면 협상력의 '갑을' 관계가 뒤바뀐다. 공급가 책정 국면에서 밴더사가 매우 유리해 진다. 이 때문에 SK하이닉스는 HSN 등 웻 케미칼 공급선을 다변화하기 위해 LTCAM 등 다양한 밴더사와 공급 및 개발협의를 수년 전부터 진행했다.


그 결과 지난해부터 파일럿(시제품) 형식의 HSN이 SK스페셜티를 거쳐 SK하이닉스 낸드 양산라인에 입고되기 시작, 최근에는 선단 양산라인에서 유의미한 매출액을 시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LTCAM은 SK하이닉스 3D NAND 176단 양산용 HSN 납품을 시작으로 238단 낸드에까지 HSN을 납품을 하면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25년 상반기부터 세계 최초로 321단 낸드를 본격 양산한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그동안 공동개발, 테스트 등의 명목으로 사실상 무상에 가까운 형식으로 도입했으나 정식 양산 단계로 진입하면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유상으로 도입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LTCAM의 지분을 늘려 종속회사 수준으로 편입, 수급 파이프라인 상의 영향력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LTCAM 관련 지분법이익 역시 증가할 수 있다. LTCAM은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고사양 D램 양산에 채택될 수 있는 CMP Slurry(CMP슬러리) 역시 양산, 개발하고 있다. 이 역시 SK스페셜티를 거쳐 SK하이닉스 선단 공정 진입이 유력하다.

LTCAM의 업사이드 포텐셜(상승 잠재력) 덕분에 내년 코스닥 상장까지 거론되는 상황도 지분확대의 명분이 된다. 잠재 지분 포함 약 30% 가량의 지분율을 확보하면서 100억원 가량을 투입했는데, IPO 국면에서 2000억원 가량의 밸류를 인정받는다면 지분가치를 6~7배 가량 끌어올릴 수 있다. 반도체 소재 회사는 장비사 대비 높은 PER 배수를 인정받을 수 있다.

다만 엘티씨 내부의 여론은 걸림돌로 꼽힌다. 엘티씨는 실제 올 3분기 LTCAM의 지분을 추가로 인수하면서 IPO 전열을 재정비하는 모습을 취했다. 5000주를 23억원에 추가로 인수하면서 지분율을 기존 54.13%에서 62.13%로 늘렸다. SK스페셜티에서 엘티씨가 쥔 구주를 인수하거나 대형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는 한 뒤집기 힘든 지분율 차이다. 업계 관계자는 "10년 투자의 결실이 눈앞에 있기 때문에 쉽게 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엘티씨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엘티씨 관계자는 "지분 확대 논의가 오고 갔는지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면서 "(IPO와 관련) HSN은 전량 SK스페셜티를 통해 SK하이닉스에 입고되고 있지만, 아직 물량이 크지 않기 때문에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해야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엘티씨는 LTCAM IPO와 관련 아직 주관사를 선정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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