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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금고, 영동플라자 투자금 회수 재시동 감평액 대비 60% 이하 입찰가 제시, 부동산 처분금지 가처분 인용 변수

이재빈 기자공개 2024-01-05 07:38:15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3일 07: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새마을금고가 두차례 투자금 회수에 실패했던 서울 서초구 옛 영동플라자 부지가 다시 공매로 나왔다. 최저 입찰가격은 기존과 같지만 해를 넘기며 자금시장 한파가 누그러들 기대도 있는 만큼 새 주인을 찾을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다만 지난해 말 해당 부지에 대한 부동산 처분금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된 점이 잠재 입찰자들에게 부담이 될 전망이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1310-5번이 일원 토지 5500.2㎡에 대한 공매가 이달 8일부터 시작된다. 지하철 신분당선 강남역과 신논현역 사이에 위치한 이 대지는 옛 '영동플라자'가 있던 곳이다.

우리자산신탁 의뢰로 태평양과 경일이 산출한 감정평가금액은 각각 4428억원과 4406억원이다. 최저 입찰가격은 이보다 현저히 낮은 2535억원부터 시작된다. 1차 입찰을 시작으로 이달 12일 3차 입찰까지 예정돼 있다. 차수에 따라 최저 입찰가격은 각각 2281억원과 2053억원까지 떨어지게 돼 있다.

감정평가액의 60%에도 미치지 못하는 최저 입찰가격이 제시된 배경에는 지난해 수차례 유찰됐던 이력이 자리잡고 있다. 앞서 우리자산신탁은 지난해 9월과 12월 두차례에 걸쳐 총 11차례 공매를 진행했으나 한건의 입찰도 받지 못했다. 공매 대상 토지가 강남권 알짜 지역에 있음에도 흥행에 실패했다.

다만 우리자산신탁은 이번 공매에서 기존 대비 최저 입찰가격을 낮추지 않고 지난해 말 진행한 2차 공고와 같은 최저 입찰가격을 제시했다. 통상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이 가장 마르는 연말을 지난 만큼 예비 입찰자들의 자금 조달 여력 역시 개선됐을 것이라고 판단한 결과로 풀이된다.

최저 입찰가격을 추가 조정할 경우 선순위 대주단의 원리금 회수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도 가격 설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해당 사업지에 제공된 대출금액은 총 2140억원으로 이 가운데 1720억원이 선순위로 투입됐다. 선순위 대주단 명단은 30개 새마을금고를 비롯해 △한국투자저축은행 △하나저축은행 △NH저축은행 등이다.

다만 흥행 성사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다는 게 업계 전망이다. 공매 대상 토지에 대한 부동산 처분금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된 점이 가장 큰 변수로 떠올랐다. 앞서 옛 영동플라자 부지 개발을 추진하던 시행사 삼양엘앤디는 우리자산신탁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부동산 처분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시했다. 법원은 지난 12월 5일 이를 인용하면서 추가 근질권 설정 등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공매를 주도하고 있는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처분금지 가처분 신청 인용이 기존 수익권에 소급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며 "법적으로는 기존 대주단의 공매와 신규 입찰자의 부동산 취득에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당장 법적인 문제는 없지만 추가적인 법률 리스크가 있다는 점이 잠재 입찰자들에게 참여를 꺼리는 요소가 될 전망이다. 우리자산신탁은 입찰 공고문에서 제3자의 가압류와 가처분, 소유권이전등기말소 소송 등이 발생할 경우 매매계약이 무효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감정평가액 대비 낮은 가격으로 입찰을 받아내도 추가 소송 등으로 인해 인수가 무산될 수 있는 셈이다.

삼양엘앤디는 중견 건설사 삼양건설산업 창업주의 차남인 이종훈 회장이 경영권을 갖고 있는 시행사다. 현재 공매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사업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계획 변경 등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려는 움직임도 보이는 중이다. 다만 삼양엘앤디 관계자는 내부 방침에 따라 별도 입장은 표명하지 않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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