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니컬 리포트]LG화학의 8000억 '아베오' 첫 활용법 'AV-299', 3상 시작두경부암 신약 파이클라투주맙 첫 시험자 등록, 2028년 상용화 목표
차지현 기자공개 2024-01-19 10:09:34
[편집자주]
혁신신약을 노리는 기대주, 즉 파이프라인에 대한 가치 평가는 어렵다. 품목허가를 너머 성공적인 상업화에 도달하기까진 임상 평가 지표 외에도 시장 상황, 경쟁사 현황, 인허가 과정이 얽혀 있다. 각사가 내놓는 임상(Clinical) 자체 결과는 물론 비정형화한 데이터를 꼼꼼히 살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내 주요 제약사와 바이오텍의 주력 파이프라인을 해부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7일 10: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비만 치료제 후보물질 개발권리 일체를 미국 바이오 기업에 넘기면서까지 항암 파이프라인 개발 의지를 드러낸 LG화학. 작년 인수한 미국 바이오기업을 앞세워 두경부암 치료제 개발을 본격화했다. 오는 2028년 미국 시장 진출을 목표로 최근 임상 3상 첫발을 뗐다.◇아베오 두경부암 신약 3상 착수, AV-299·얼비툭스 병용
LG화학은 17일 미국 손자회사 아베오파마슈티컬스(아래 아베오)가 두경부암 치료제 후보물질 'AV-299'(성분명 파이클라투주맙)의 미국 임상 3상 첫 시험자 등록을 마쳤다고 밝혔다. 아베오는 지난해 LG화학이 8000억원을 들여 인수한 미국 보스턴 소재 바이오 기업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받은 신장암 3차 치료제 '포티브다'를 보유했다.
AV-299는 종양을 키우는 간세포 성장인자(HGF)의 작용을 억제하는 기전의 단일항체 기반 표적항암제다. 작년 8월 종양학 분야 학술지 임상종양학회지에 따르면 임상 2상서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mPFS) 등 주요 평가지표를 충족했다.
적응증인 인유두종바이러스(HPV) 음성 두경부암은 바이러스 감염이 아닌 유전적 요인 및 생활습관(흡연·음주 등)으로 인해 발병한다. 전체 두경부암 환자의 70%에 달한다. 시장분석 업체 이밸류에이트파마는 따르면 미국 두경부암 치료제 시장이 2023년 16억달러(약 2조원)에서 2028년 27억달러(약 3조5000억원) 규모로 확대할 걸로 보고 있다.
이번 임상 3상에서 두경부암 치료에 쓰이는 표적항암제 '얼비툭스'(성분명 세툭시맙) 단일 요법을 대조군으로 AV-299·얼비툭스 병용 요법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할 계획이다. 과거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과 면역관문억제제를 단일 요법으로 순차적 투약했거나 병용 투약했던 HPV 음성 두경부암 환자 중 암의 악화, 약물에 내성이 생긴 재발성 및 전이성 환자 410명이 대상이다. 치료 시작부터 사망에 이르는 기간인 전체 생존기간(OS) 등을 확인한다.
◇유망주 팔고 항암제에 역량 집중…자체 '항암제' 보유가 목표
LG화학 입장에서 AV-299는 큰 의미를 지닌다. 국내 대기업 중 가장 먼저 제약업에 진출한 곳이 LG화학이다. 고(故) 구자경 LG그룹 전 명예회장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1991년 세계 최초 퀴놀론계 항생제 '팩티브'를 개발하기도 했다.
팩티브 상업화 실패 등 우여곡절을 겪으며 현재 제약업계서 위상은 다소 떨어졌지만 신약개발에 대한 LG화학의 꿈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2022년 초 신약개발을 3대 신성장 동력 중 하나로 낙점한 데 이어 연구개발(R&D)에 총 2조원 규모를 투자해 2030년까지 4개 이상 신약을 글로벌 시장에 출시한다는 포부까지 내놨다.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관문이 항암제 개발이다. 최근 희귀비만증 치료제 후보물질 'LB54640'의 전 세계 개발 및 판매 권리 일체를 미국 나스닥 상장사 '리듬파마슈티컬스'에 넘긴 것도 같은 맥락이다. 내부적으로 기대를 걸었던 유망 물질을 포기하면서까지 항암제에 온 힘을 쏟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회사 차원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 데다 항암제 분야로 역량을 집중할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만큼 이번 임상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LG화학은 임상 3상을 마무리한 뒤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획득해 오는 2028년 두경부암 신약을 글로벌 시장에 내놓겠다는 목표다.
손지웅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임상을 통해 두경부암 치료를 위한 혁신적인 솔루션을 모색할 것"이라며 "글로벌 신약 개발 및 성공적 사업화로 신약분야 성과를 지속해서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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