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리빌딩 리포트]'통신장비 일변도' 텔레필드, 반도체소재 진출 '체질개선'24일 임시주총, 신규 사업목적 추가…최대주주 '루시' 변경 후 대규모 외부조달 추진
양귀남 기자공개 2024-01-25 13:59:57
[편집자주]
생존의 시험대에 놓인 코스닥 기업이 혹한기를 뚫고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모처럼 새 주주를 확보하고 이종업종간 신사업을 공개하는 기업들이 생겨나고 있다. 외부조달에 적극적으로 도전하는가 하면 유력 인물을 영입해 주목도를 높이는 방식도 감지된다. 생존을 위해 저마다의 리빌딩 전략을 택한 셈이다. 더벨이 쇄신에 나선 코스닥 기업의 행보를 면밀히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3일 15: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통신장비 제조업체로 알려진 텔레필드는 새 주인이 들어선 이후 반도체 소재 사업으로 리빌딩을 앞두고 있다. 최근 본업에서 부진한 탓에 수익성이 악화됐고 곳간도 비어갔다.최대주주가 '루시'로 바뀐 이후 변화 속도는 상당히 빠른 편이다. 소재기업임을 강조하는 사명변경까지 예고해 신사업 의지를 드러냈다. 이밖에 주요 인물의 영입을 통해 반도체 소재 기업으로의 변모를 다지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텔레필드는 지난달 최대주주가 주식회사 루시로 변경됐다. 루시는 6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텔레필드의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루시의 대표는 조원홍 씨로 국내 완성차 업체의 부사장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최대주주이자 창업주인 박노택 씨는 보유 중인 구주를 해리슨투자조합 1호에 넘기는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해리슨투자조합1호는 지난해 11월 계약금 40억원을 납부했고 오는 24일 잔금 160억원을 납입할 예정이다. 계약이 예정대로 완료된다면 창립 멤버였던 박노택 대표는 텔레필드에서 완전히 엑시트하게 된다.
텔레필드는 루시의 최대주주 등극과 함께 반도체 소재 사업 추진을 발표했다. 오는 24일 열릴 임시주주총회에서 사업 다각화를 목적으로 △반도체 및 전자 관련 화학재료 제조 및 판매업 △화학물질 수입·수출업 등을 사업 목적에 추가할 예정이다. 여기에 사명도 '한울소재과학'으로 변경할 계획이다.
텔레필드는 새로운 사명에 소재가 들어가는 만큼 반도체 소재 국산화에 목표를 두고 있다. 국내에서 반도체 소재 부문이 해외 업체 대비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판단에서 이뤄진 결정이다. 이를 위해 국내 뿐만 아니라 일본 등 해외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다양한 소재 업체와 접촉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반도체 관련 전문 인사도 선임한다. 이사로 선임될 예정인 하준호 씨는 연세대학교 통신공학을 전공하고 U.S.C에서 컴퓨터엔지니어링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인텔에서 부사장까지 역임했다. 미국 에어포스 엔지니어 팀장을 역임했던 이지민 씨도 이사에 선임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반도체 소재 사업을 통해 실적 개선이 가능할 지 주목하고 있다. 텔레필드는 통신 장비 제조 기업으로 광전송장비 개발 및 제조 등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국내 대기업에 통신 장비를 납품하며 외형 자체는 유지해 왔지만 최근 몇 년간 수익성은 부진했다.
지난 5개년 (2018년~2022년) 동안 흑자를 기록한 해는 2019년 한 해에 불과했다. 꾸준히 300억~400억원대를 유지하던 매출액은 지난 2022년 230억원으로 떨어졌다. 영업손실도 93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선 수익성 부진에 대해 내수 시장을 비롯해 특정 매출처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보니 리스크가 확대된 것으로 내다봤다.
이렇다 보니 회사 곳간도 지속적으로 비어갔다. 2020년 이익잉여금 35억원을 기록했지만 다음해 결손금으로 전환했고, 지난해 3분기 기준 결손금이 155억원까지 확대됐다. 자본총계도 지속적으로 줄어 132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텔레필드는 메자닌 발행을 통해 신사업 추진 비용을 충당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유상증자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전환사채(CB)를 통해 총 795억원을 조달한다고 밝혔다. 7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는 이미 납입이 완료됐고, 오는 30일 300억원 규모의 BW를 시작으로 3월까지 순차적으로 납입될 예정이다.
텔레필드는 반도체 소재 사업을 바탕으로 한 리빌딩 기조와 함께 통신장비 제조 사업의 재도약에도 힘쓴다는 계획이다. 특정 기업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전문 인력과 기술 재정비도 앞두고 있다.
텔레필드 관계자는 "통신 장비 사업과 더불어 반도체 소재 사업을 함께 추진해 실적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임시주총이 끝난 후 시장에 밝힐 수 있는 부분이 더욱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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