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CB 프리즘]윌링스,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우려 속 조달 사활거래규모 변경·납입일 6개월 이상 지연…"거래소에 소명할 것"
양귀남 기자공개 2024-01-31 08:05:50
[편집자주]
전환사채(CB)는 야누스와 같다. 주식과 채권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지배구조와 재무구조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B 발행 기업들이 시장에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는 이유다. 주가가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더 큰 경영 변수가 된다.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변화에 직면한 기업들을 살펴보고, 그 파급 효과와 후폭풍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6일 14: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윌링스가 자금 조달에 사활을 걸었다. 새로운 투자자를 유치하는 한편, 조달 규모 축소·납입일 연기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재무 상황 개선과 신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자금 조달이 필수적이다. 다만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납입일이 6개월 이상 지연되며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26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윌링스는 총 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CB 납입일이 각각 2월 28일, 4월 30일로 연기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발행을 결정한 이후 벌써 5번째 연기다.
당초 유상증자는 피나클로지스투자1호조합, 리워터월드 대상으로 발행했다가 윈가드 신성장 투자조합 8호로 납입 주체가 변경됐다. 지난 9월에는 유상증자를 증액하며 기대감을 높였지만 결국 납입하지 못했다. CB 역시 메타하이퍼를 대상으로 발행했지만 윈가드 신성장 투자조합 7호로 납입 주체가 변경됐고, 이들도 납입을 포기했다. 유상증자와 CB는 한국파비스알엔디, 금강 1호 조합이 이어받았다.
한국파비스알엔디는 유상증자를 전부 납입할 시 윌링스의 최대주주에 오르게 된다. 한국파비스알엔디는 지난 2022년 기준 96억원의 매출액과 30억원의 당기순손익을 기록했다. CB 납입을 예고한 금강 1호 조합은 민소정 씨와 박경호 씨가 50%씩 지분을 나눠갖고 있다.
CB와 유상증자 조건은 투자자들에게 우호적인 상황이다. CB 전환가액은 7550원으로 현재 윌링스 주가 대비 낮은 가격에 형성돼있다. 유상증자 신주 발행가액 역시 6680원으로 저렴한 가격에 신주를 취득할 수 있다.
윌링스 차원에서도 투자자들의 편의를 봐준 모양새다. 유상증자는 240억원 규모에서 100억원 규모로 축소했고, CB는 당초 다음달 초였던 납입일을 4월까지 미뤘다.
다만 윌링스가 불성실공시법인에 지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거래소는 증자에 관한 공시 중 발행 금액의 100분의 20 이상을 변경하거나 납입일을 6개월 이상 연기할 경우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여부를 검토하게 된다. 윌링스는 유상증자 규모가 축소됐고, 유상증자, CB의 납입일 모두 6개월 이상 연기됐다.
불성실공시는 상장 법인이 규정에 의한 공시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지 않아 공시불이행, 공시번복, 공시변경에 해당하는 위반행위를 행하는 것을 말한다. 윌링스 사안은 공시변경에 해당한다.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는 경우 당해 부과벌점이 8점 이상이면 1일간 매매거래가 정지될 수 있다. 최근 1년간 누계벌점이 15점 이상이 되면 규정에 따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될 수 있다.
윌링스는 재무 상태 개선과 신사업 추진을 위해 자금 조달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지난해 3분기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5억원에 불과하다. 2022년까지 70억원의 이익잉여금이 쌓여있었지만 지난해 결손금으로 전환했다.
본업 수익성도 악화되고 있다. 지난 2019년까지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이듬해 적자로 전환했고, 2022년에는 영업손실이 120억원대까지 불어났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매출액은 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매출액 468억원 대비 외형도 쪼그라들었다.
윌링스는 자금 조달과 더불어 신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태양광 인버터 제품 생산과 태양광 EPC 사업에서 발전소 구축, 운영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윌링스 관계자는 "거래소 측에서 불성실공시 사유가 발생한 것에 대해 자료를 제출하라고 했다"며 "거래소에 소명 후 처분을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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