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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젤로보틱스 FI, CPS 리픽싱 포기 '통 큰 양보' 프리IPO 투자자, 원활한 상장 위해 회수 안전장치 포기…"리픽싱 실현 가능성 낮아"

최윤신 기자공개 2024-02-01 08:31:28

이 기사는 2024년 01월 31일 07: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공개(IPO)에 나선 엔젤로보틱스 프리IPO 투자자들이 보유한 전환우선주의 리픽싱 조항을 포기하며 성공적인 상장을 지원하고 나섰다. 최근 IPO 시장의 상황 등을 고려할 때 리픽싱 조건이 발동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도 고려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엔젤로보틱스는 지난 29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닥 입성을 위한 공모구조와 일정을 확정했다. 오는 3월 6일부터 5영업일간 수요예측을 실시해 공모가격을 확정하고 청약과 납입 등을 거쳐 상장할 계획이다.

이번 공모에선 160만주의 주식을 신주발행할 예정이다. 주관사인 NH투자증권과 협의해 희망 공모가격 밴드는 1만1000~1만5000원으로 제시했다. 176억~240억원의 자금을 공모할 예정이다. 공모가격 밴드에 상장예정주식수를 곱한 상장직후 시가총액은 약 1542억~2102억원이다.

주목할 건 이 회사에 투자한 프리IPO 투자자들이다. 앞선 투자자들이 투자를 통해 확보한 메자닌은 지난해 6월 모두 보통주로 전환이 완료됐다. 다만 엔젤로보틱스는 상장 예비심사청구를 앞둔 지난해 8월 한 차례 더 투자라운드를 진행해 1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한화투자증권이 GP인 스마트한화KDB경기탄소중립ESG펀드가 가장 많은 금액을 출자했다. 메이플투자파트너스, 수인베스트먼트, 알바트로스인베스트먼트 등 앞선 라운드 투자 기업들도 대거 참여했다.


해당라운드는 CPS 발행으로 진행됐다. 주당 1만748원으로 93만405주가 발행됐다. 이후 즉시 예비심사청구가 이뤄졌음을 고려할 때 상장 이후 전환을 염두에 둔 것으로 파악된다. CPS에 는 IPO 공모단가의 90%에 해당하는 금액이 전환가격을 하회하는 경우, 전환가격이 해당 IPO 공모단가의 90%가 되도록 조정한다는 내용의 리픽싱 조항이 담겨있었다.

투자자들로선 투자금 회수 가능성에 대한 일종의 안전장치다. 만약 공모가격이 1만1942원 아래에서 결정될 경우 투자자들은 보유한 CPS보다 더 많은 주식을 보유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번에 제시한 희망밴드 하단이 1만1000원임을 고려할 때 리픽싱이 이뤄질 가능성은 상존한다.

다만 실제 공모에서 FI들은 해당 리픽싱 조항을 포기했다. 지난해 11월 전환우선주 변경 계약을 통해 리픽싱 조항을 삭제한 것이다. 다만 상장에 실패할 경우 해당 조항이 다시 효력이 발생한다는 조건을 걸었다. 리픽싱 조항을 포기함에 따라 엔젤로보틱스는 주당 공모가격의 하방을 열어둘 수 있게 됐다.

FI들이 CPS 리픽싱 조항 포기 시점이 거래소의 심사가 진행되던 때임을 감안할 때 심사과정에서 거래소의 권고에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거래소는 상장 이후 불확실성을 낮추기 위한 차원에서 통상 상장 이전에 메자닌의 보통주 전환을 권고한다.

거래소의 권고에 따른 것이라고 하더라도 리픽싱 조항 포기는 전적으로 주주들의 몫이다. 프리IPO 투자자들은 원활한 상장 절차 진행을 위해 회수 안전장치를 포기하는 통 큰 양보를 한 셈이다.

물론 이 같은 선택의 배경엔 전환가격 이하로 공모가 이뤄질 개연성이 크지 않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IPO 시장상황을 고려할 때 엔젤로보틱스가 리픽싱이 이뤄질 수준에서 공모가격을 확정해야 하는 상황은 오기 어렵다”며 “이런 판단에 따라 과감히 조항을 포기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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