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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조선3사 수주전략]다시 해양플랜트 눈독, 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 앞장③2023년 글로벌 해양플랜트 투자 10년내 최대

임한솔 기자공개 2024-02-08 07:40:50

[편집자주]

조선업계 부진은 이제 옛말이다. 국내 조선3사는 일제히 실적 개선에 성공한 가운데 막대한 수주잔고를 쌓아뒀다. 글로벌 컨테이너 선복량 증가로 인한 운임 하락, 친환경 선박 비중 확대 등 다양한 이슈를 차분하게 살펴보면서 수익성에 초점을 맞출 수 있게 됐다. 선별 수주가 조선업계의 금과옥조로 떠오른 시기, 조선3사의 수주전략 향방을 더벨이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6일 16: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선3사의 일감은 선박만이 아니다. 해양 자원개발을 위해 설치되는 해양플랜트도 주요 먹거리로 꼽힌다. 해양플랜트는 건당 수주 규모만 놓고 보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고부가 선박보다 훨씬 비싼 가격을 자랑한다.

그러나 해양플랜트 수주가 항상 이익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앞서 조선3사는 2010년대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상선 발주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해양플랜트 수주에 나섰다. 하지만 고객사의 잦은 설계 변경, 공사 지연 등으로 인해 대규모 손실을 봐야 했다.

이후 드물어진 해양플랜트 수주에 최근 다시 시동이 걸렸다. 국내 조선3사 중에서는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먼저 도전에 나섰다. 유가 상승 및 LNG 수요 증대로 글로벌 해양플랜트 투자가 확대된 것이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양플랜트사업 수익성은 원유와 가스 등 생산하는 자원의 가격에 좌우된다. 원유 생산설비의 손익분기점은 업체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통상 배럴당 50~60달러 선으로 여겨진다. 최근 국제유가는 이 선을 훨씬 넘어서는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브렌트유를 보면 2020년 배럴당 43.4달러에서 2023년 82.1달러로 올랐다. 올해도 80달러대를 형성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LNG의 경우 가격 자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와 비교해 안정화됐다. 그러나 유럽을 중심으로 LNG 수요 자체가 크게 증가했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일정 선 이하로 가격이 내려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LNG는 탈탄소화를 위한 대체 연료로도 주목받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해상플랜트 발주가 늘어나는 추세다. 시장 조사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2023년 원유, 가스, 해상풍력 등에 관해 투자가 승인된 글로벌 해양플랜트 규모는 전체 1750억달러에 이른다. 2013년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삼성중공업은 늘어난 해상플랜트 일감 중 부유식 LNG 생산설비(FLNG)에 초점을 맞췄다. 2023년 연말연초를 FLNG 수주로 장식했다. 먼저 1월 말레이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페트로나스로부터 FLNG 1기를 수주한 뒤 12월 북미에서 다시 1기를 따냈다. 각각 15억달러, 합계 30억달러 규모 일감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컨테이너선 수주 감소분을 채우고도 남는 성과라는 평가가 나왔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FLNG. (출처=삼성중공업)

HD한국조선해양도 오랜만에 해양플랜트 수주에 나섰다. 2023년 7월 호주 에너지기업 우드사이드에너지와 약 12억 달러 규모 부유식 원유생산설비(FPU) 1기 건조 계약을 맺었다. 2021년 8월 미국 업체로부터 반잠수식 원유생산설비(FPS)를 수주한 뒤로 약 2년 만이다. 또 올들어서는 중동에서도 해상플랫폼 상부 구조물 1기를 11억5000만 달러에 수주했다.

해양플랜트사업 수주 건수 자체는 당연히 상선과 비교해 적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건당 가격이 워낙 높다 보니 수주잔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2023년 말 기준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의 금액 기준 수주잔고 중 각각 9%, 16%가 해양플랜트사업에서 나왔다.

해양플랜트사업 비중이 앞으로도 계속 확대될지는 두고볼 일이다.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모두 앞서 해양플랜트 관련 실적 악화로 인해 경영난을 겪었던 만큼 수주 건수보다는 수익성에 중심을 둔 선별 수주를 기본 방침으로 내세우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FLNG에 관해 향후 연간 1~2기 수준의 수주를 기대하는 중이다.

한화오션의 경우 조선3사 중 유일하게 2023년 신규 해양플랜트 수주 소식이 없어 올해 수주활동에 나설지 주목된다. 해양플랜트사업 수주잔고 비중 자체는 12%로 작지 않으나 여기에 새로운 일감이 추가되지는 않았다.

한화오션 입장에서 해양플랜트에 관한 의사결정은 다른 조선3사보다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 앞서 대우조선해양 시절 대량의 해양플랜트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대규모 적자가 발생해 고강도 구조조정을 겪은 경험이 있어서다. 당장 해양플랜트 수주가 급한 것도 아니다. 이미 상선 수주로 향후 3년치 일감을 쌓아놓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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