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퍼시스그룹, '디자인 임원' 퍼시스→일룸 '핀셋 인사' 오너 2세 승계와 얽혀 있는 일룸 기업가치, '디자인 경쟁력 제고'로 재도약

김선호 기자공개 2024-03-04 08:56:05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6일 16: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퍼시스그룹이 가구 디자인 담당 임원인 권수범 부사장(사진)을 계열사 퍼시스에서 일룸으로 이동시켰다. 사무용 가구업 퍼시스보다 생활가구 전문 브랜드를 운영하는 일룸의 실적 타격이 더 컸던 만큼 권 부사장을 통해 재도약 발판을 마련하고자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퍼시스그룹에 따르면 최근 권 부사장이 퍼시스에서 일룸으로 이동했다. 권 부사장은 1973년생으로 2023년 3분기 말 기준 퍼시스에서만 23년 동안 근무한 임원이다. 사업보고서에 기재된 그의 주요 경력은 국민대학교 디자인대학원 석사와 퍼시스 연구팀장이다.

2018년에는 수석 직위를 지니고 퍼시스 사내이사로 선임돼 이사회에 합류했다. 그 이전까지 회장, 사장, 부사장 직급의 임원이 퍼시스 이사회에 참여해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했다면 권 부사장은 이러한 틀을 깬 인물이다.
권수범 퍼시스 부사장

당시 퍼시스그룹은 통합연구소 '스튜디오 원'을 오픈하면서 재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스튜디오 원은 국내 사무환경 트렌드를 선도하는 퍼시스 연구소, 의자 전문 브랜드 시디즈, 생활가구 전문 브랜드 일룸 연구소 등이 통합된 형태로 구성됐다.

이때 권 부사장은 스튜디오 원을 대표하는 임원으로서 두각을 나타냈다. 그를 필두로 브랜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사무용 가구 디자인을 연구·개발하면서 2018년 퍼시스는 연간 매출로 3156억원을 기록할 수 있었다.

물론 2018년에 3400억원, 2021년까지 5000억원 이상의 매출 목표를 달성하고자 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에 미치지는 못하는 수준이다. 다만 권 부사장으로서는 이에 근접한 매출을 달성해낼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는데 일조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2020년부터는 코로나19 위기에 직면했던 만큼 이에 따른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이 가운데 일룸의 실적이 더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일룸의 2022년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2.1% 감소한 15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6371억원으로 0.2% 감소하는데 그쳤지만 매출원가와 판관비가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퍼시스는 목표를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같은 기간 매출은 14.3% 증가한 3733억원, 영업이익은 364억원으로 27.2%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실적을 보면 퍼시스는 매출이 소폭 감소했지만 원자재 가격과 해상운임 안정화로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사실상 일룸에 비하면 퍼시스는 안정적인 수익 구조가 유지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실적은 승계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퍼시스그룹의 지배구조를 보면 퍼시스그룹의 창업주 손동창 명예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퍼시스홀딩스와 장남 손태희 퍼시스홀딩스 사장이 최대주주로 자리한 일룸 등 크게 두 축으로 계열사가 포진해 있다. 퍼시스는 퍼시스홀딩스의 자회사로 위치한다.

업계에서는 이전부터 오너일가가 퍼시스홀딩스와 일룸을 합병하는 방식으로 퍼시스그룹을 승계할 가능성이 가장 높을 것으로 관측했다. 이를 위해서는 퍼시스를 포함한 퍼시스홀딩스보다 일룸의 기업가치가 더 상승해야 오너 2세인 손 사장에게 유리해진다.

때문에 퍼시스에서 오랜 기간 근무하며 사무용 가구 디자인을 진두지휘했던 권 부사장을 이동 배치하는 '핀셋 인사'로 일룸의 실적을 개선시키고 재도약을 이뤄내 기업가치를 높이고자 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퍼시스그룹 관계자는 "그룹 내 계열사 간 임원을 재배치하는 인사는 종종 이뤄진다"고 일축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