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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은 위기입니까? 최태원 회장 "기회입니다" 위기의식 반영된 발언 多, 고강도 쇄신 나설 것으로 전망

김위수 기자공개 2024-03-04 08:48:28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9일 16: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회입니다."

"SK그룹이 위기입니까"라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기회'라고 응전했다. 29일 최 회장이 서울상의 회장으로 추대되는 자리에서였다.

최근 SK그룹은 대규모 투자로 인한 재무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최근 몇년간 진행해 온 공격적 투자에 대해 '실패'라는 평가가 내려지고 있기도 하다. 핵심인 반도체 사업의 적자, '조단위' 투자가 이어진 배터리 사업에서의 흑자전환 지연도 SK그룹의 경영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는 SK그룹의 변화에서도 감지된다. 최 회장은 지난해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서든데스(Sudden Death·돌연사)'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이후 대대적인 임원인사가 이뤄지며 그룹 수뇌부들이 대거 교체됐다.

SK그룹의 최고 의사협의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최창원 부회장에게 맡겼다는 점도 위기의식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보다 책임감 있게 그룹을 이끌 수 있는 인물로 '혈연' 관계인 최 부회장을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으로 낙점했다는 분석이다.

올초 신년사를 통해서도 임직원들에게 '해현경장(解弦更張·거문고 줄을 고쳐 매다)'의 자세를 강조하기도 했다. 위기 돌파를 위해 조직의 긴장감을 불어넣기 위한 차원이다. 당시 최 회장은 "올해도 우리의 경영환경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해현경장의 자세로 우리의 경영시스템을 점검하고 다듬어 나가자"고 당부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 회장의 '기회'라는 발언은 의미심장하다. 위기를 기회로 뒤집을 묘수가 있다는 말이다.

실제 SK그룹은 위기 돌파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시도하고 있다. SK그룹이 20여년만에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하는 '토요 회의'를 부활시킨 점도 고강도 쇄신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와 SK㈜로 분산된 투자 기능을 투자 전문 지주회사인 SK㈜로 모두 이관하는 등의 조직재편도 이뤄졌다.

또 올초 지주사인 SK㈜에 '그린(Green)'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투자부터 전략까지 그린 사업 전반을 다시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그린 TF는 장용호 사장이 이끌고 있다. 유정준 부회장을 TF장으로 둔 '트랜지션(Transition) TF'를 조직해 북미 지역 대관 기능을 강화하고 있기도 하다.

SK그룹은 앞으로도 추가적인 개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대외적인 자리에서 위기를 암시하는 발언이 있었고 대대적인 조직개편·임원인사도 있었다"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쇄신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최 회장은 서울상의 정기의원총회를 통해 제25대 서울상공회의소 회장으로 추대됐다. 대한상의 회장 연임도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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