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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배당 대신 소각' 미래에셋벤처, 투심 끌어올렸다'올해 순익 2배 성장' 시장 전망, 주주환원 규모 확대 '예의주시'

구혜린 기자공개 2024-03-13 08:30:22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1일 13: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

미래에셋벤처투자의 주가가 활발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지난 8일 개장 직후 6.48% 치솟으며 변동성완화장치(VI)가 발동됐는데요. 이후 상승 폭을 대부분 반납하며 0.17% 오른 6030원에 거래를 마쳤으나, 최근 들어서 가장 왕성한 거래량을 자랑했습니다.

최근 3개월간 미래에셋벤처투자의 주가 흐름은 꽤나 다이나믹한데요. 지난해 12월18일만 해도 4865원으로 최저점을 찍었으나, 이후 조금씩 상승 흐름을 타면서 지난 2월19일에는 7330원까지 올랐습니다. 8일 종가는 지난해 12월18일 대비 23.9% 뛴 가격입니다.

이날(11일) 오전에도 보합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매수세와 매도세가 힘겨루기 하고 있어 6000원선 미만으로는 쉽게 내려가지 않을 듯 합니다. 52주 최고가(7330원)인 7000원선을 다시 회복할 수 있을지 투자자들이 많은 관심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Industry & Event

지난 8일 주가 급등의 이유는 미래에셋벤처투자의 자사주 소각 결정 덕입니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지난 6일 이사회 결의를 거쳐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를 소각하기로 했는데요. 소각 대상 주식은 기취득 자기주식 140만2716주(지분율 2.6%)이며 실제 소각은 오는 27일 이뤄질 예정입니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해당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 총 98억원을 썼습니다. 지난 2021년 11월23일 상장 후 최초로 자사주 매입에 나섰는데요. 미래에셋증권 위탁 매매로 같은 해 12월까지 총 50만5050주를 45억원에 매수했습니다. 1주당 8841원꼴이었죠.

이후 한 차례 더 취득에 나섰습니다. 지난해 3월6일부터 4월25일까지 보통주 89만7666주를 총 54억원을 들여 매수했습니다. 인수 가격은 1주당 5977원으로 최초 매수 시점보다는 32% 떨어진 상태였습니다. 총 보유 자사주의 평균 인수 가격은 1주당 7009원입니다.

상장사가 자사주를 매수하는 것 만큼 소각도 확실한 주주환원 정책의 일원입니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유통주식수가 줄어들어 주당순자산가치 및 주당순이익이 상승하기 때문인데요. 상장사가 높은 비율로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을 경우 주식가치를 저해하는 요인이 된다는 지적도 이런 맥락에서 나옵니다.

이번 결정은 미래에셋벤처투자가 배당을 할 수 없어 선택한 주주환원책으로 파악됩니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2019년 상장 후 2022년까지 직전 해 결산 실적에 대한 현금배당을 꾸준히 실행했습니다. 다만 2023년과 올해는 배당을 실행하지 않고 있죠. 2022년과 2023년 2년 연속 연결 순이익이 전년대비 급감했기 때문으로 파악됩니다.

자사주 소각 공시일 미래에셋벤처투자는 2023년 실적을 바로잡기도 했는데요. 당초 연결 순이익을 257억원, 전년대비 54% 감소한 수준으로 예상했습니다. 이를 245억원, 전년대비 56% 감소로 정정했죠. 둘 사이에 큰 차이는 없지만, 결산 현금배당을 추진하기는 어려운 분위기가 형성됐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Market View

최근 하나증권은 미래에셋벤처투자의 주주환원책에 대한 아주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습니다. 벤처캐피탈(VC) 종목에 대해 애널리스트들은 크게 관심이 보이지 않아 리포트를 찾기가 어려운데요. 미래에셋벤처투자에 대한 평가 리포트도 오랜만의 발간입니다.

리포트는 미래에셋벤처투자의 향후 주주환원 규모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최재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번 자사주 소각 이후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며 "투자를 본업으로 하는 VC 기업의 이익 성장에 대한 자신감"이라고 평했습니다.

이 전망은 올해 실적 추정치를 근거로 합니다. 최재호 연구원은 미래에셋벤처투자가 올해 영업이익 최소 600억원, ROE(자기자본이익률) 15% 이상을 달성할 것으로 추정했는데요. 2023년 영업이익(319억원)을 생각하면 약 두 배가량 성장할 것이란 분석입니다.

최근 미래에셋벤처투자의 포트폴리오 엑시트 상태가 우수하단 데서 이같은 추정치가 나왔습니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지난달 기업공개(IPO) 성공한 사피엔반도체, 코셈, 에이피알 미락업 지분을 차례로 현금화했는데요. 회수 멀티플만 각각 7배, 10배, 10배 이상으로 고무적인 성과를 낳았습니다.

지난달 52주 상한가를 기록한 것도 에이피알의 영향으로 파악됩니다. 해당 거래일은 에이피알의 일반청약 흥행을 확인한 직후인데요. 미래에셋벤처투자는 비교적 초기에 에이피알의 가치를 보고 투자한 재무적투자자(FI)로 4% 상당의 많은 지분을 쥐고 있습니다. 이번 첫 회수 외에도 아직 60%의 지분이 남아있죠.

리포트는 미래에셋벤처투자가 투자한 해외 주식에 대한 전망 평가도 잊지 않았습니다. 최 연구원은 "에이피알보다 더 낮은 밸류로 더 많은 금액의 투자가 이뤄진 포트폴리오인 몰로코, 온플랫폼 등이 다수 존재하고 있고, 회수 시기가 도래했다"며 "향후 평가이익 및 처분이이익의 극대화가 예상된다"고 언급했습니다.


◇Keyman & Comments

미래에셋벤처투자의 배당은 언제 재개될까요? 투자자들은 자사주 소각도 환영하는 분위기이나, 배당 재개를 요청하고 있습니다. 순이익이 'VC 업계 전성기 수준'으로 회복된다면 배당을 저어하진 않을 듯합니다. 코스닥 상장 3년차인 지난 2021년 미래에셋벤처투자는 부족한 현금배당 수준(38억원 규모)을 만회하기 위해 23억원 규모 주식배당을 실시하는 적극성을 보이기도 했으니까요.

이를 위해 최고재무책임자(CFO)에게 연락했으나, 언제 배당을 재개할 것인지에 대한 확실한 답변을 듣기는 어려웠습니다. 미래에셋벤처투자 CFO는 박준엽 경영관리본부장(사내이사)인데요. 박 본부장은 2007년부터 2019년까지 12년간 미래에셋증권에서 전략기획본부, 경영혁신본부 등 핵심 부서에 몸담았고 2019년부터는 미래에셋벤처투자에서 주가 관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속적인 주주환원책을 실행하겠단 의지는 확실해 보입니다. 자사주 소각 결정을 공시한 다음날 미래에셋벤처는 공식 입장을 내놨는데요. 회사 측은 "2023년 연결기준 319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으며 이를 감안할 때 상당한 규모의 자기주식을 소각해 주주환원정책을 실행했다"며 "이번 자기주식 소각을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주주환원 기조를 이어 갈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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