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정비 랩지노믹스, CFO 사내이사 추천 철회 왜? 사외이사 3명서 4명 확대…기댈 곳 美 클리아랩, '규제'는 변수
차지현 기자공개 2024-03-14 09:02:00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3일 07: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작년 루하프라이빗에쿼티(루하PE)를 새 주인으로 맞이한 랩지노믹스가 이사회 전열을 정비한다. 사외이사를 한 명 늘리고 기존 사내이사였던 루하PE 투자운용역 인물을 기타비상무이사에 앉힌다. 현재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올렸다가 정정한 점도 눈에 띄는 지점이다.◇최지웅 투자운용역, 사내이사서 기타비상무이사로
랩지노믹스는 오는 28일 개최하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지웅 루하PE 투자운용역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한다. 임윤수 법률사무소 변호사와 박경득 전 케어랩스 대표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도 다룬다.
기존에는 사내이사로는 김정주 전 써모피셔싸이언티픽 한국지사 부사장과 이종훈 루하PE 대표 그리고 최 투자운용역 등 3인이었다. 김유찬·김규영·박영엽 등 사외이사 3인까지 총 6인의 이사회 체제였다.
기존 이사진 중 이번달 임기 만료가 예정돼 있는 인물이 없기 때문에 이번 주총을 끝으로 물러나는 인물을 예단하긴 어렵다. 다만 사외이사 가운데 한 명이 직을 내려놓을 것으로 파악된다.
최 투자운용역의 지위가 기타비상무이사로 바뀌고 사내이사 1명이 새롭게 추가됐다는 점이 눈에 띈다. 사내이사로 경영에 참여하는 게 아닌 기타비상무이사로 감시감독 역할만 수행한다는 의미다. 이사회 구성은 사내이사 2인, 사외이사 4인, 기타이상무이사 1인 등 총 7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사외이사 비중은 50%에서 57%로 확대된다.
이 같은 전열 변화는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결과다. 아직 자산총계 2조원 미만이라 별도 이사회 규정에 관한 상법규정을 적용받지 않는다. 정관에 따라 사외이사 수를 전체 이사수의 '1/4 이상'으로만 맞추면 된다. 그럼에도 사외이사를 늘리면서 독립적인 경영을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런 가운데 당초 CFO인 오세진 상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올렸다가 정정공시를 낸 것도 눈길을 끈다. 오 상무를 사내이사로 추천했다가 임윤수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추천하는 것으로 바꿨다. 사내이사를 늘리는 것보단 사외이사를 늘리는 게 더 맞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이를 랩지노미스는 투명한 지배구조 정립 차원이라고 밝혔다.
오 상무는 공인회계사 및 세무사 자격을 보유하고 있는 인물이다. 법무법인 율촌 회계사, 삼일PWC회계법인 회계사 등을 역임했다. 랩지노믹스에선 작년 초부터 인수합병(M&A) 등을 총괄해 왔다. 오 상무의 이사진 합류는 무산됐지만 CFO로서 역할은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
랩지노믹스 관계자는 "오세진 상무가 미등기 임원으로도 충분히 CFO 업무에 지장이 없다고 판단해 사내이사 선임을 사양했다"면서 "사내이사 선임 안건 변경이 CFO 직함을 내려 놓는 건 아니다"고 했다.
◇엔데믹 직격타에 美 진출 사활, FDA 규제에 성패 달렸다
이사진 정비를 마친 랩지노믹스는 올해 미국 진출에 사활을 건다. 핵심은 미국 수탁분석기관 클리아랩(CLIA Lab)이다. 작년 8월 미국 100위권 클리아랩 큐디엑스를 약 768억원에 인수했다. 올 2분기에도 추가적인 클리아랩 인수를 계획하고 있다. 앞서 회사는 1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클리아랩 7곳을 인수하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일각에선 미국 규제당국이 클리아랩 관련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은 우려할 만하다. 작년 9월 미국 식품의약국(FDA)가 발표한 규제안이 연내 확정되면 FDA 인허가 없이 미국 시장에서 진단 등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랩지노믹스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클리아랩을 통한 미국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전략이 무의미해질 수 있다.
특히 여느 진단업체와 마찬가지로 랩지노믹스 역시 엔데믹 전화에 따라 실적이 급감한 상황이다. 작년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보다 절반 가까이 쪼그라든 734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22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그만큼 미국 시장의 성공 여부가 중요해졌다는 얘기다.
랩지노믹스 관계자는 "이번 이사회 개편은 투명한 지배구조 정립과 더불어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려는 시도"라며 "오세진 상무 역시 CFO로 회사 성장을 위한 재무 담당 업무에 지속 힘쓸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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