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 Blue]미국 변압기 수요 '폭증', 제룡전기 이달 50% 상승변압기 매출 집중구조, AI 산업 확장 호재
성상우 기자공개 2024-03-14 14:13:51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4일 14: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tock Price & Trading Trends제룡전기 주가가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개장 후 오전 한때 전일 대비 14%대 상승했다가 오후 들어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다만 이달 들어 보인 상승률만 보면 2만원대에서 3만원대로 50%에 육박하는 급등세를 나타냈다.
14일 제룡전기는 오후 1시 40분 전일 대비 0.63% 하락한 3만1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 시간까지 거래량은 320만3677주다.
최근 몇 거래일만 놓고 보면 상당한 상승세다. 이달 들어서만 10%대 상승 두 차례와 상한가 한 차례를 기록했다. 현재 주가는 지난달 말일 종가(2만950원) 대비 50% 상승한 수준이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주가는 줄곧 보합 흐름이었다. 실적이 개선됐지만 시장 관심을 제대로 받진 못한 모양새다. 지난해 연간 실적이 나오고 미국 시장 내 변압기 수요 급증 현상이 본격적으로 부각되기 시작하면서 시장에서도 수급이 집중적으로 몰리는 양상이다.
거래량이 본격적으로 터진 것도 3월 들어서다. 지난 4일과 6일 500만주, 700만주 단위의 거래량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 12일을 제외하곤 이달 들어 매 거래일 100만주 이상의 거래량을 유지하고 있다.
투자자별 매매 동향을 보면 기관과 개인이 순차적으로 매수세에 가담하는 모양새다. 이달 들어 기관투자자가 10만주 단위의 순매수량을 보이며 상승을 이끌었고 최근 들어선 개인도 순매수로 전환했다.
◇Public Announcement
제룡전기는 1986년 설립된 배전변압기 전문 제조업체다. 올해까지 40년 가까이 변압기 사업만 고수하고 있다. 매출 구성비를 보면 차단기, 개폐기 등 다른 품목도 있지만 유의미한 매출로만 따져보면 결국 변압기 ‘100%’다. ‘전문화’를 최우선가치로 삼고 있는 경영 방침 때문이다.
수출 비중이 대부분이라는 점도 눈여겨 볼만한 특징이다. 수출 비중은 2021년 25%에서 지난해 80% 이상으로 커졌다. 그 중 대부분이 미국향 매출이다.
2020년대 들어 이뤄진 미국향 매출의 증가는 제룡전기에겐 퀀텀점프를 이룰 수 있는 기회였다. 미국 내 인프라 법안(IIJA) 및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현지 산업 내 전력기기 교체 수요를 견인하면서 2021년만 해도 100억원대였던 수출 매출은 지난해 1000억원대를 넘어섰다.
자연스럽게 내수 매출을 줄였다. 마진을 비롯한 사업성 측면에서 미국 사업이 훨씬 유리했기 때문이다. 이에 외형 증가 뿐만 아니라 수익성 향상도 빠르게 이뤄졌다. 2020년도 전후 10% 안팎 수준이었던 영업이익률은 2022년 18%로 뛰더니 지난해엔 38%대로 치솟았다. 올해 이후로도 미국 내 배전 및 변압기 공급 부족 및 초과수요 현상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이면서 제룡전기의 성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최근의 주가 급등세도 이같은 사업 환경 변화 및 펀더멘털 개선에 따른 시장 반응으로 볼 수 있다. 단기간에 주가 급등을 이끌만한 커다란 호재성 공시는 없었지만 지난해 연간 실적 발표와 맞물려 증권가가 제룡전기의 사업을 본격 재조명하기 시작하면서 수급이 몰린 것으로 해석된다.
손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 시장 내 우위를 바탕으로 가격 상승과 비용 감소를 통한 수익성 향상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지난 1월 변압기 생산자 가격 지수가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원재료인 전기강판과 구리 가격 하락세 등 비용 절감 요인도 지속되고 있어 마진 스프레드 확대로 이어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Peer Group
제룡전기는 국내 증시에서 ‘전기장비’ 섹터에 속해있다. 대한전선·지투파워·보성파워텍·광명전기·서전기전 등이 이 섹터에 포함돼 있는 종목이다.
변압기로만 한정해보면 동종사업으로 코스닥에 상장돼있는 스몰캡은 제룡전기가 유일하다. 다만 전력 설비 및 인프라 업종으로 넓혀보면 피어그룹으로 HD현대일렉트릭·LS일렉트릭·한전KPS·한국전력·효성중공업 등을 들 수 있다.
◇Shareholder Status
주주 구성을 보면 최대주주인 박종태 대표(지분율 17.93%)를 중심으로 부친(박인원)과 자녀 등 일가 보유 지분이 특수관계자로 묶여 지배력을 보태고 있다. 특수관계자 지분을 합친 최대주주 총 지분은 35.31%로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의 지배력이다. 그 외 5% 이상 보유 주요 주주는 없다. 일반 소액주주 비율은 56.28%다.
◇IR Comment
더벨은 이날 오전 10시30분경 제룡전기 측과 연결을 시도했다. 연결된 내부 담당자를 통해 최근 주가 상승세의 배경과 향후 사업과 관련한 내부 입장을 들을 수 있었다.
이 담당자는 “내부적으로 어떤 이벤트가 있었던 건 아니다”면서 “아마 대외 환경 등을 보고 전망이 좋을 것 같다고 (시장에서) 판단을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IR 활동을 특별히 하는건 없지만 공급계약 공시들이 나올 때 마다 시장에서 반응이 있는 것 아닌가 한다”면서 “계약금액이 최근 사업연도 매출의 10% 이상일 경우 의무 공시 사항인데 지난해의 경우 2022년 실적 대비 기저효과로 대부분의 계약건을 공시해야했다”고 덧붙였다.
‘변압기 100%’인 사업구조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그는 “회사 경영방침 자체가 ‘전문화’로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시장 경쟁력 측면에서 봤을 때 미국을 비롯한 해외쪽이 훨씬 좋기 때문에 수출 비중도 당분간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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