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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자회사 덕 본 앤씨앤, 현물배당 지지 속 훈풍연초대비 38% 상승, 자회사 넥스트칩 일회성 이슈 소멸에도 오름세 유지

이우찬 기자공개 2024-03-19 07:32:18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2일 10:4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

앤씨앤 주가가 올해 들어 훈풍을 타고 있습니다. 지난 11일 종가는 2300원이었는데요. 올해 첫 거래일(1월2일)과 비교하면 38.8% 올랐습니다. 지난달 22일과 23일은 단기 주가 흐름에서 화룡점정으로 볼 수 있겠네요. 22일은 29.97% 상승하며 상한가를 찍었고 23일에도 22.09% 오르며 기세를 이어갔습니다.

거래량은 앤씨앤을 향한 시장의 관심을 보여주는 지표인데요. 상한가를 달성했던 지난달 22일 거래량은 197만2127주였습니다. 23일에는 거래량 1719만9640주로 폭발했습니다. 지난달 27일에도 1000만주를 훌쩍 넘어선 1389만4353주를 기록했습니다. 3월에도 거래량이 100만주 이상 기록한 날이 많았는데요. 올해 1월만 해도 거래량은 10만주를 넘기 어려웠습니다. 시장의 주목도는 '상전벽해' 됐다고 볼 수 있는 셈이죠.

1년 전으로 범위를 확대하면 종가 기준 2000원 이상을 기록했던 날은 하루 있었네요. 지난해 6월13일이었습니다. 딱 2000원이었습니다. 올해 들어 2000원선을 회복한 것도 고무적인 부분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앤씨의 시가총액도 1년 전인 지난해 3월10일 442억원에서 지난 11일 577억원으로 증가했네요.


◇Industry & Event

앤씨앤은 1997년 5월 설립돼 2007년 6월 코스닥에 상장했습니다. 자동차용 블랙박스 개발·판매를 주요사업으로 하고 있는데요. 2019년 오토모티브(Automotive)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종속기업 넥스트칩을 설립했고요. 넥스트칩은 차량용 지능형 카메라 영상처리·인식용 시스템 반도체 전문 기업입니다. 시장에서는 앤씨앤보다 넥스트칩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넥스트칩의 지난 11일 시가총액은 2134억원에 달했습니다. 5년 전인 물적분할 당시 앤씨앤 주주 입장에서는 속상한 마음이 들었을 거 같습니다.

앤씨앤의 본업은 차량용 블랙박스가 될텐데요.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36억원, 마이너스(-) 48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년(2022년) 동기대비 매출은 45.5% 감소했고 적자 전환하며 힘든 시기를 보냈습니다. 블랙박스 ODM 매출이 일시적으로 줄어들었다고 밝혔는데요. 외형 축소의 원인으로 지목됐죠.

최근 주가 흐름은 앤씨앤의 본업과는 관계성이 떨어져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인데요. 물적분할로 탄생한 자회사 넥스트칩이 테마주로 부각되면서 모기업인 앤씨앤 주가도 덩달아 오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죠. 지난달 21일 시장에는 삼성전자의 범용인공지능(AGI) 개발 본격화 소식이 알려졌는데요. AGI는 기존 특정 분야에서만 기능했던 AI를 넘어 학습·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차세대 인공지능을 뜻합니다.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에 AGI 반도체 연구 조직인 'AGI 컴퓨팅랩'을 신설했습니다.

AGI와 연계해 차세대 AI 반도체로 주목받은 뉴로모픽(Neuromorphic)이 회자됐죠. 삼성전자와 미국 하버드대 연구진은 지난 2021년 9월 글로벌 학술지 '네이처 일렉트로닉스(Nature Electronics)'에 차세대 AI 반도체 기술인 뉴로모픽 칩에 관한 비전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뉴로모픽 반도체는 사람의 뇌 신경망에서 영감을 받거나 직접 모방하려는 반도체입니다. 인지, 추론 등 뇌의 고차원 기능을 재현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라고 하네요.

앤씨앤은 과거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과 뉴로모픽 관련 과제를 수행한 레퍼런스가 있는데요. 정확히 말하면 물적분할 이전이니까 오토모티브 사업부(현 넥스트칩)가 주체가 되겠네요. 시스템온칩(SoC)에서 딥러닝을 활용한 특정 물체를 인식하는 시각 지능 칩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했던 연구였습니다. 42억원 규모 연구과제로 앤씨앤이 수주했던 금액은 2억원으로 알려졌습니다. 해당 연구는 물적분할 이후 새 법인 넥스트칩이 마무리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요약하면 자회사의 과거 일회성 이벤트로 주가가 급등한 셈입니다. 주목할 점은 일회성 이벤트가 소멸되고 난 뒤 앤씨앤 주가가 상승세가 크게 꺾이지 않은 부분입니다. 2000원선을 견고하게 지지한건데요. 앤씨앤 주가의 상승세를 지탱한 긍정적인 요인들도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우선 5년전 물적분할 당시 약속했던 주주환원정책 이행에 나선 부분인데요. 물적분할로 인해 발생하는 기존 주주가치 하락문제를 보상하기 위한 현물배당을 결정했습니다. 앤씨앤 보통주 1주당 종속기업 넥스트칩 보통주 0.0122501971주를 주기로 했습니다. 일회성 재료 소멸에도 앤씨앤 주가 하락을 붙잡은 요인이 됐습니다. 브랜드 '뷰로이드CV(VUEROID CV)'를 지난 11일 공식 출시하며 상용차 안전운전시스템에 첫 발을 내민 것도 본업 측면에서 긍정적인 요소로 읽힙니다.
앤씨앤은 최근 상용차 안전 운전 시스템 시장 전용 브랜드 '뷰로이드 CV'를 선보였다.

◇Market View

앤씨앤을 다룬 증권사 리포트는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2022년~2023년 공개된 리포트는 아예 없었는데요. 자회사 넥스트칩의 경우 지난해 12건의 리포트가 발간된 것과 대조를 이뤘습니다. 시장에서는 블랙박스보다 차량용 반도체 쪽에 크게 관심을 나타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분할됐던 넥스트칩이 상장하기 전까지는 앤씨앤 리포트가 꾸준히 나왔거든요. 2021년만 해도 앤씨앤 관련 리포트는 12건에 달했습니다. 물론 내용 대부분은 넥스트칩이 영위하는 사업이기는 했죠.

어쨌든 앤씨앤의 가장 최근 리포트는 2021년 12월 나왔습니다. 다만 증권사 리포트가 아닌 한국IR협의회를 통해 발간된 기술분석보고서인데요. 한국IR협의회가 기술 신용평가기관에 발주해 작성한 보고서입니다.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통한 자본시장 혁신방안 일환으로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의 후원을 받아 작성됐습니다.

NICE디앤비의 이윤선 선임연구원은 앤씨앤의 핵심 기술로 ISP와 AHD를 꼽았습니다. ISP(Image Signal Processor)는 이미지 센서로부터 발생한 전기적 신호를 영상 신호로 전환하는 기술인데요. AHD(Analog High Definition)는 아날로그 CCTV가 HD급 이상의 화질을 구현할 수 있도록 개발된 자체 영상전송 기술입니다. 블랙박스 업계에서 ISP와 AHD 기술을 보유한 곳은 앤씨앤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차별화 경쟁력 요소로 블랙박스 제조 제품력의 기반이 되고 있습니다.

◇Keyman & Comments

앤씨앤의 키맨은 최대주주인 김경수 넥스트칩 대표가 첫손에 꼽히는데요. 그의 지분율은 18.8%입니다. 앤씨앤에서 기타비상무이사를 맡고 있습니다. 이달 정기주주총회를 거쳐 사내이사로 신분이 바뀝니다. 최고의사결정권자인 그의 일은 크게 달라지지 않지만 책임 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1965년생인 김 대표는 서강대 전자공학과 출신으로 1997년 앤씨앤을 세운 공동창업자이기도 합니다. 창업 이전에 대우통신 수출부에서 일한 경험도 있습니다. 넥스트칩의 최대주주는 앤씨앤으로 지분율은 45.1%입니다. 김 대표→앤씨앤→넥스트칩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더벨은 오너인 김 대표에게 최근 주가 방향성에 관해 인터뷰를 요청했는데요. 사업보고서에 나오는 대표번호를 눌렀고 어렵지 않게 경영기획본부 쪽과 연락이 닿았습니다. 앤씨앤의 IR은 경영기획본부의 기획홍보팀이 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김 대표와 직접 통화를 하지는 못했습니다. 코멘트를 전달 받지도 못했고요. 앤씨앤 관계자는 "주가에 관해 언급하기 굉장히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며 양해를 구해왔습니다.

특히 본업과 크게 동떨어진 주가 흐름에 관해 언급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다고 밝혀왔습니다. 앤씨앤 관계자는 "기업 펀더멘탈이 아닌 외부 요인으로 주가가 오른 상황에서 김 대표의 인터뷰가 어려운 상황이다"며 "본업 실적이 개선되고 긍정적인 흐름이 나타날 때 김 대표와 인터뷰를 추진하든 코멘트를 전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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