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급한 우정바이오, '메자닌 한도' 두배 늘린다 기발행 CB 잔액 5억, 200억대 단기차입 대안 마련 필요
최은수 기자공개 2024-03-20 09:19:50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9일 09:15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정바이오가 주식 발행 한도를 기존 대비 2배로 늘리기 위해 정관 변경을 추진한다. 유동성 여력이 약 20억원 수준에 머무는 상황에서 곧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 차입 대응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창업주의 지분율이 40% 이상인 점을 고려하면 이번 정관 변경을 통한 메자닌 발행 자체에 대한 지분희석 부담은 낮다.
◇CB 한도 확보 위한 증액 예고, 총 메자닌 규모 '3000억'으로
우정바이오는 오는 29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정관 일부 내용을 변경을 통해 메자닌(CB·BW·EB) 발행한도를 증액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정관에 규정된 발행 규모는 각 메자닌당 500억원이었지만 이를 1000억원씩으로 늘린다. 발행 가능 총액이 15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늘어난다.
우정바이오가 마지막으로 단행한 메자닌은 작년 50억원 규모의 8회차 CB였다. 해당 물량은 작년 2월 27일 6회차 사채 발행총액 50억원을 조기 상환하는 용도에 투입된 것으로 보이나 정확한 용처는 확인되지 않는다.
우정바이오는 앞서 1회차부터 7회차까지는 CB로만 360억원을 발행했다. 이는 기존 정관상 발행 가능한 CB 한도의 80%에 근접하는 규모였다. 8회차가 더해지면서 정관 개정을 통한 한도 증액의 필요를 느낀 것으로 분석된다.
막바지에 조달한 CB는 대부분 우정바이오 신약 클러스터 건립에 투입됐다. 자체 사옥을 국내 첫 민간 클러스터로 짓기 위해 약 600억원의 자금이 투입됐다. 산업은행의 시설자금 대출 270억원에 나머지 330억원은 우정바이오가 충당했다.
2021년 8월과 9월 6회차, 7회차 CB발행으로 조달한 160억원 중에 110억원을 투입했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110억원을 발행한 7회차 CB의 발행잔액은 5억원이다.
우정바이오는 비임상(CRO)과 감염관리사업을 주력으로 하지만 이 사업들을 수익성 제고로까진 연결하지 못했다. 2019년 약 3억원의 당기순익을 낸 이후 줄곧 순손실을 냈다. 2023년 9월까진 8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조기상환 거치며 줄어든 유동성, 줄어든 주총 추가 발행에 부담
앞서 발행한 CB물량 대부분은 상환된 상태다. 현금 창출력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 상환에 대응하다보니 2020년 이후 현금성자산은 지속적으로 축소됐다. 세부적으로 앞서 1~6회차 CB의 경우 모두 전환이나 상환이 마무리됐다. 7회차 전환사채 역시 대부분(155억원)이 조기상환 절차를 밟았다.
현재로선 정관상 규정된 메자닌 한도를 늘려 유동성을 보충하는 게 최선인 셈이다. 앞서 주력 사업들이 본 궤도에 오르지 못했고 600억원을 투입한 신약 클러스터 사업 역시 투자 대비 성과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민간주도의 바이오 인큐베이팅을 위한 엑셀러레이터로도 등록돼 있지만 이 역시 수익 전환까진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이 상황에서 올해 안에 200억원가량의 단기차입 만기에 대응해야 한다. 작년 3분기말 현금성자산은 20억원 안팎이다. 사업으로 기대할 수 있는 현금유입 추이인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마이너스다. 이를 고려하면 자생보단 리파이낸싱이나 추가 CB발행이 대안으로 꼽힌다.
최대주주 천병년 대표의 개인 지분율이 40%를 넘고 특수관계인을 합치면 42.32%인 점은 CB 발행에 대한 부담을 낮추는 요인이다. 다만 시장에 클러스터 신사업의 효용과 수익성을 입증하지 못하면서 시가총액이 줄어든 점은 부담이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2000억원 안팎이던 우정바이오의 시가총액은 3월 현재 250억원 근처를 오르내린다. 우정바이오가 정관상 주식 발행 한도를 발행주식 총수의 30% 미만으로 규정한 점을 고려하면 CB를 통해 단번에 확보할 수 있는 유동성 규모도 일정 수준으로 제한된다.
우정바이오에 주주총회를 통한 CB 정관 변경과 관련한 문의를 넣었지만 답을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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