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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GA 열전]자회사형 GA,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갈까[총론] 부분적 분리에서 완전한 분리로…업계 성장둔화·독립 GA와 경쟁 극복방안

강용규 기자공개 2024-03-27 11:28:29

[편집자주]

자회사형 GA를 통한 제판분리는 보험업계의 뜨거운 화두다. 기존에는 전속 채널과 자회사형 GA를 함께 운영하는 형태가 주류였다면 최근에는 GA 자회사에 판매를 일임하는 완전한 제판분리를 추구하는 보험사들도 나타나고 있다. 보험사들이 직접 GA를 운영하는 이유는 무엇이고 운영 형태는 어떻게 바뀌어 갈까. 더벨은 자회사형 GA들의 경영 현황을 살펴보고 제판분리의 미래를 조망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5일 07: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회사형 GA(법인보험대리점)의 설립으로 상품 개발과 판매를 분리하려는 보험사의 제판분리 시도는 2004년이 처음으로 역사가 짧지 않다. 초기에는 대형사 또는 외국계 보험사가 자회사형 GA를 주로 설립했으나 최근에는 중형사와 금융지주계열 보험사들도 이러한 움직임에 가세하고 있다.

자회사형 GA는 실패한 사업모델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기간이 길었다. 변곡점은 한화생명이 한화생명금융서비스를 설립한 2021년이다. 한금서는 공격적으로 설계사 수를 늘리며 실적 성과까지 내는 등 제판분리가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해가고 있다. 이제 보험업권에서는 자회사형 GA가 '대세' 경영방식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시선까지 나온다.

◇보험사는 왜 자회사 GA를 설립할까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자회사형 GA를 운영하고 있는 보험사는 생명보험사 12곳과 손해보험사 5곳 등 총 17곳이다. 이들 중 한화생명의 경우는 한화생명금융서비스(한금서)와 한화라이프랩 등 2개의 GA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으며 한금서를 통해 독립형 GA 피플라이프를 인수하기도 했다.

보험사들이 GA를 직접 운영하는 것은 보유 설계사 숫자가 곧 영업성과로 이어지는 업의 특성 때문으로 해석된다. 상품 판매의 자유도를 앞세워 설계사 영입에 나서는 독립형 GA들을 상대로 전속 설계사를 지켜내려면 보험사로서는 출혈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직접 GA를 운영하면 설계사 이탈을 방어하고 비용관리를 효율화하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숫자에서 나타나듯 생보업권이 손보업권보다 자회사형 GA 운영에 더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산업 성장성의 둔화가 생보업권에서 더욱 크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개발원 집계에 따르면 2010년대 연 평균 수입보험료 기준 성장률은 생보가 3.5%, 손보가 6.5%였다.

자회사형 GA를 처음으로 시도한 보험사 역시 생보사다. 푸르덴셜생명(현 KB라이프생명)은 2004년 GA 자회사 지브롤터마케팅 설립을 통해 제판분리를 시도했다. 손보업권에서는 2009년 메리츠화재가 설립한 리츠파트너스가 최초다. 다만 이들은 모두 매각되거나 모회사에 흡수돼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최초의 시도들이 실패로 돌아간 이유는 표면적으로는 적자 누적이다. 업계에서는 모회사(보험사)가 보유한 전속 설계사 조직과의 이해상충 문제가 핵심이었다고 지적한다. 모회사와 자회사가 서로 경쟁하는 구조에서 자회사가 손실을 감당하는 것이 애초부터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이후로도 다수의 보험사들이 자회사형 GA를 통해 보험업의 성장 둔화와 독립형 GA와의 설계사 확보 경쟁에 대응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왔다. 그러나 모회사와 자회사가 판매 경쟁을 한다는 이해상충에서 나타나는 구조적 문제에 대한 해답은 나오지 않았다. 자연히 자회사형 GA는 실패한 사업모델이라는 평가가 우세해졌다.

(자료=보험연구원)

◇한금서와 미금서가 불러 온 열풍

한화생명은 2021년 4월 전속 설계사 조직을 통째로 물적분할해 GA 자회사 한금서를 설립했다. 한화생명에는 전속 설계사를 단 1명도 남겨두지 않는 완전한 제판분리다. 대형 보험사가 전속 설계사 조직을 통해 자사 제품을 판매한다는 당연한 논리를 탈피한 첫 시도였다.

비슷한 시기 미래에셋생명도 전속 설계사 조직을 GA 자회사 미래에셋금융서비스(미금서)로 옮겨 완전한 제판분리를 단행했다. 두 GA는 2021년 초기 비용 투입에 따른 손실을 기록했으나 2022년에는 적자 폭을 대폭 줄였고 2023년에는 동반 흑자전환을 통해 완전한 제판분리가 해답이라는 길을 제시했다.

이 과정에서 2022년 6월 KB라이프가 KB라이프파트너스 설립을 통해 완전한 제판분리에 합류했다. 2023년에는 5월 흥국생명이 자회사 GA HK금융파트너스로 전속 설계사 조직을 옮겼고 7월 AIA생명이 AIA프리미어파트너스를 설립했다. 완전한 제판분리 '열풍'이 불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전속 설계사 조직과 자회사형 GA의 운영을 병행하는 보험사들도 이유는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완전한 제판분리는 전속 설계사 조직을 보유함으로써 갖는 관리 측면의 강점을 포기하는 일"이라며 "전속 조직과 GA의 운영 균형점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논리로 교보생명처럼 자회사형 GA 설립을 고려하지 않는 보험사도 있다.

김동겸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자회사형 GA 시장 평가와 과제' 보고서를 통해 향후 보험 영업시장이 전속 채널, 자회사형 GA, 독립형 GA 간 경쟁구도로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각 보험사들이 자사의 고유 역량 및 각 판매채널에 대한 특성 평가와 분석을 기반으로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자료=법인보험대리점 통합공시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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