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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리밸런싱 스토리]최창원·최성환 독자경영 축 '디스커버리·네트웍스'⑦친환경으로 옮긴 SK디스커버리 관심도…'3세'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장, AI 동력 확보

김동현 기자공개 2024-04-01 09:13:17

[편집자주]

SK그룹이 작년 말 대규모 인적쇄신 이후 사업 포트폴리오 재점검, 비용 감축으로 경영 고삐를 죄고 있다. 근래 최태원 회장의 '해현경장(解弦更張)' 발언과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의 등판은 그룹의 위기의식을 대변한다. 과거의 성장 방식이 더이상 정답이 아닌 걸까. 확실한 건 SK그룹의 2024년은 예년과 다를 것이란 점이다. 더벨은 경영 시스템과 사업구조를 재정비하고 있는 SK그룹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7일 16: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 동생인 최창원 부회장은 지난해 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 오르기 전까지 그룹 내 별도의 지주체제를 꾸려 자신만의 사업을 이어왔다. 최 부회장은 그룹 내 중간지주사 4곳(SK이노베이션·SK스퀘어·SKC·SK디스커버리) 중 SK디스커버리의 최대주주(40.18%)로 회사를 이끌고 있다. 같은 SK라는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지만 SK㈜와 SK디스커버리 계열이 서로 지분을 섞지 않아 최 부회장은 독자적인 경영권을 인정받는다.

그룹 내에서 또다른 독자경영 후보로 떠오르는 곳은 SK네트웍스다. 이곳은 최 부회장의 형인 최신원 전 회장이 이끌던 곳으로 지금은 최 전 회장의 아들 최성환 사장이 사업총괄 사장(사내이사)을 맡고 있다. 상사업 중심이던 SK네트웍스는 렌털·모빌리티로 한차례 사업 전환을 이뤘고 지금은 인공지능(AI)에 초점을 둔 사업형 투자회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SK네트웍스의 경우 SK㈜(43.9%)를 최대주주로 두고 있어 SK디스커버리처럼 완전히 별도 사업회사라 할 수 없지만 내부에선 최 사장의 독자경영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독자경영 체제를 기반으로 SK디스커버리그룹과 SK네트웍스는 그룹 내 계열사와 일부 사업 영역이 중첩되더라도 각자의 성장 방정식을 써 내려가고 있다.

◇백신 이을 SK디스커버리 다음 기대주는

SK디스커버리의 공식 출범은 2017년 12월이지만 최창원 부회장이 회사를 이끈 것은 이보다 훨씬 이전인 2006년이다. 고(故) 최종건 SK그룹 창업주의 3남인 최 부회장은 1994년 선경인더스트리 경영기획실로 입사했다. 선경인더스트리가 1998년 SK케미칼로 사명을 바꿨고 2017년 SK케미칼의 인적분할로 출범한 회사가 SK디스커버리(존속 지주회사)다. 최 부회장이 처음으로 대표이사 직책을 받은 곳이 바로 SK케미칼(2006년)이다.



SK디스커버리는 출범 초창기 SK건설(현 SK에코플랜트) 지분 매각으로 SK㈜와의 지분 관계 정리에 주력했다. 대신 SK케미칼, SK디앤디 등의 지분 인수에 나서 체제 안정화를 이뤘다. 현재 SK디스커버리그룹으로 묶이는 계열사는 SK케미칼·SK바이오사이언스(그린소재·백신), SK가스(LPG 유통), SK플라즈마(혈액제제), SK디앤디(부동산개발)·SK이터닉스(신재생에너지) 등이 있다.

순수 지주사인 SK디스커버리의 기업가치 향상을 이끈 회사는 SK바이오사이언스다. 코로나19로 시장 전반이 침체기에 들었을 때 SK바이오사이언스가 백신 위탁개발생산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을 전하자 주가가 뛰기 시작했다. SK케미칼을 통해 SK바이오사이언스를 거느리던 SK디스커버리도 덩달아 주가가 올라가며 2020년 8월14일 장중 9만원선을 넘었다. 이 수치는 지금까지 SK디스커버리의 최고가로 남아있다.

백신사업이 초기 SK디스커버리그룹의 기업가치를 이끌었다면 그다음 미래로 평가받는 사업은 그린사업이다. SK케미칼·SK가스·SK이터닉스 등 전 계열사가 각각 폐플라스틱 재활용·혼합발전(LPG·LNG·수소)·신재생에너지 개발 등으로 뻗어나가 독자 영역을 구축 중이다. 이는 기존 사업의 연장선상에서 미래 사업을 개발해야 한다는 최 부회장의 평소 경영철학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폐플라스틱 재활용이나 수소 사업은 SK㈜ 산하 계열사(SK지오센트릭, SK E&S 등)와 사업 영역이 겹칠 수 있다. 다만 독자경영 체계를 구축한 덕분에 경쟁 부담은 덜한 편이다. 올해 LPG·LNG 혼합발전 사업을 시작하는 SK가스는 최 부회장이 사내이사로 10년 넘게 이름을 올리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SK네트웍스 AI 전환 이끄는 '오너 3세' 최성환 사장

SK그룹 오너 3세 중 처음으로 사장 직함을 단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장도 자체적인 성장 스토리를 꾸려가고 있다. 최태원 회장의 조카인 최 사장은 부친인 최신원 전 회장이 대표이사 회장으로 재직하던 2009년 SKC 전략기획팀 과장으로 그룹에 입사했다. 이후 약 10년 동안 SKC와 SK㈜에서 경력을 쌓다 2019년 SK네트웍스 전략기획실장으로 합류했다.

렌털·소비재로 사업구조를 재편하던 SK네트웍스는 이미 SK매직(구 동양매직·2016년 6100억원), SK렌터카(구 AJ렌터카·2018년 3000억원) 등을 연이어 인수한 상태였다. 사업형 투자회사라는 정체성 아래 기존 철강 트레이딩 사업과 직영주유소 사업 중단 등의 의사결정도 연이어 이뤄졌다.




이 가운데 최 사장은 AI 분야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기 시작했고 초기기업에 투자하고 필요시 해당 기업을 회사에 편입하는 전략을 짰다. 글로벌 투자 네트워크 시스템 '하이코시스템'도 최 사장 합류 이후 꾸려진 틀이다. 특히 미국 실리콘밸리 현지에 하이코캐피탈이라는 법인을 2020년 설립해 투자를 맡겼는데 올해까지 2500억원(28건)의 투자금을 집행했다.

굵직한 회사 인수에 들어가는 금액에 비하면 적은 금액이지만 SK네트웍스에 최 사장의 색깔이 입혀지며 변화의 방향성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특히 시장에서도 이러한 SK네트웍스의 변화에 반응했다. 연초 1조3203억원 수준이던 SK네트웍스 시가총액은 2월 초에 2조원에 육박하는 1조9000억원대까지 올라갔다.

당시 하이코캐피탈의 투자운용 자회사 하이코매니지먼트가 글로벌 벤처투자사 보우캐피탈과 공동펀드를 조성해 글로벌 AI 투자 기회를 모색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였다. 해당 협력을 위해 최 사장이 직접 미국을 오가며 비벡 라나디베 보우캐피탈 회장과 소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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