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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을 움직이는 사람들]'선박 심장'의 친환경 전환, 한주석 부사장 진두지휘⑥개발 역량 갖춘 엔진기계사업대표, 친환경 엔진 주도권 고삐

임한솔 기자공개 2024-04-04 07:44:19

[편집자주]

HD현대그룹 중간지주회사 HD한국조선해양과 HD현대중공업의 분할이 이뤄진 뒤 약 4년이 지났다. 초기 적자에 시달리던 HD현대중공업은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등 정상화 궤도에 안착했다. 이제 다음 단계로 나아갈 차례다. 글로벌 친환경 규제가 갈수록 심해지는 가운데 조선, 해양플랜트, 엔진을 비롯한 HD현대중공업의 주요 사업들도 체질 개선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변화와 성장의 과도기에 있는 HD현대중공업을 이끌어가는 면면을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2일 14: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계적 조선사인 HD현대중공업은 엔진 분야에서도 첫손에 꼽힌다. 현재 선박용 대형 엔진 시장에서 30% 넘는 점유율을 보이며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중형 엔진의 점유율은 40%에 이른다. 1976년 처음 엔진사업부를 발족한 이후 차근차근 쌓아올린 기술력에 따른 성과다.

HD현대중공업의 위상은 글로벌 선박의 친환경 전환 시대를 맞이해 더욱 견고해질 전망이다. HD현대중공업은 한주석 엔진기계사업대표 부사장을 필두로 다양한 친환경 엔진을 개발하며 미래 경쟁력을 다지고 있다.

1966년생인 한 부사장은 HD현대그룹을 통틀어도 흔치 않은 해군사관학교 출신이다. 해군사관학교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다. 1994년 HD현대중공업에 입사했으니 군생활을 길게 보내지는 않았던 셈이다.

HD현대중공업에서는 전공을 살려 엔진을 비롯한 기계 분야에 종사했다. 터보기계설계부 부서장, 선박용종합기계부 담당, 엔진기술·연구 부문장 등을 지내며 직접 기술 개발에 참여했다. 현재 HD현대중공업이 보유한 특허 중 상당수의 개발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한주석 HD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대표 부사장이 2023년 3월 대형 엔진 2억마력 생산 달성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출처=HD현대중공업)

HD현대중공업이 별도 사업회사로 분할된 뒤에는 엔진기계사업부 안전생산부문장을 거쳐 지난해 엔진기계사업대표로 임명됐다. 입사 후 약 30년 만에 한 사업부 전체를 책임지는 자리에 오른 것이다.

엔진기계사업 대표로서 보낸 첫해의 실적은 성공적이었다. HD현대중공업 엔진기계부문은 지난해 매출 2조7395억원, 영업이익 286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57.3%, 영업이익은 67.4% 늘어난 것이다. HD현대중공업 분할 후 최대 실적이다. 같은 해 조선부문이 매출 7조9015억원, 영업이익 1488억원을 낸 것에 비해 훨씬 높은 수익성을 보였다.

최근 조선업계 불황이 해소되는 가운데 고부가 친환경 엔진을 채택하는 선박의 비중이 커진 덕으로 풀이된다. HD현대중공업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수주한 엔진의 65% 이상이 액화천연가스(LNG), 액화석유가스(LPG), 메탄올, 에탄 등 친환경 연료 기반 엔진이다. 이런 친환경 엔진들은 기존 디젤 엔진보다 높은 가격이 매겨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환경 엔진의 수요는 앞으로도 탄탄할 전망이다. 선박의 탄소 배출에 관한 글로벌 규제가 갈수록 강화되고 있어 해운사들은 필수적으로 친환경 선박을 도입할 수밖에 없게 됐다. 자연히 HD현대중공업의 친환경 엔진 수주도 지속 확대될 공산이 크다.

물론 HD현대중공업만 친환경 시장을 노리는 건 아니다. 한화그룹에 인수된 HSD엔진(현 한화엔진) 이외에도 중국 등에서 여러 경쟁사가 친환경 엔진에 관한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주 부사장은 차세대 엔진 개발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가장 상업화가 가까운 친환경 엔진은 암모니아 이중연료 엔진으로 꼽힌다. 암모니아는 완전연소할 때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지 않고 수소보다 제조, 보관이 용이해 새로운 친환경 연료로 주목받고 있다.

HD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부는 지난해 현대미포조선이 세계 최초로 수주한 암모니아 추진선의 대형 엔진을 맡아 2025년 상반기 납품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HD현대중공업 자체 중형 엔진 '힘센(HiMSEN) 엔진'에도 암모니아 이중연료 추진 기술을 적용해 승인 시험을 진행하기로 했다.

HD현대그룹뿐 아니라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경쟁 조선사들도 최근 암모니아 추진선 수주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고객에게 처음 인도하는 선박이 연비나 오염물질 저감 등의 측면에서 얼마나 뛰어난 성능을 보이느냐가 향후 추가 수주를 결정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HD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부의 친환경 경쟁력 향상은 다른 그룹 계열사의 수혜로도 연결된다. 최근 기업공개(IPO)에 나선 HD현대마린솔루션 얘기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선박 사후서비스(AS), 선박 개조 등을 맡는 회사다. HD현대중공업 힘센엔진의 사후서비스에 관해 독점적인 권리를 갖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이 더 많은 선박에 힘센엔진을 탑재할수록 HD현대마린솔루션 실적도 함께 증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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