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Watch]1분기 IPO 급감, 거래소 '인사 지연' 영향 미쳤나2020년 제외 6년 새 가장 적은 규모…"팀장 인선 늦어지며 심사 지체"
안준호 기자공개 2024-04-05 07:38:10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3일 14시5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1분기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기업공개(IPO) 공목 규모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다. 공모주 투심이 회복세를 보인 것과 달리 상장예비심사 문턱은 이전보다 높아지며 전반적으로 액수가 감소했다는 평가다.증권업계에서는 지난해 있었던 파두의 ‘어닝 쇼크’ 여진에 더해 한국거래소의 인사 지연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은보 이사장에 취임 전 일반 직원 인사는 이뤄졌으나 여전히 부장·팀장 인선은 여전히 나오지 않은 상태다.
◇1분기 IPO 주관 금액 5693억…투심 반대로 간 공모 규모
3일 더벨플러스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 3월까지 스팩(SPAC)을 포함해 국내 증권사들이 공모를 주관한 IPO 기업은 24개사다. 1월 포스뱅크를 시작으로 지난달 아이엠비디엑스까지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을 진행했다. 전체 공모 규모는 5693억원 가량으로 집계됐다.
올해 1분기 IPO 공모 액수는 지난 몇 년을 통틀어 가장 적은 수준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 증시가 얼어붙었던 2020년 1분기를 제외하면 2017년(4071억원) 이후 6년만에 최소치다. 2020년 3182억원이던 1분기 IPO 규모는 2021년 2조8553억원, 2022년 13조4258억원, 2023년 8387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공모주 시장 투심이 뜨거웠던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인 상황이다. 1분기 상장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 기업들은 예외 없이 흥행에 성공했다. 총 15개 기업이 애초 제시한 밴드보다 높은 가격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평균 할증 규모 역시 20%를 넘어섰다.
상장 예정 기업이 줄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2020년 이후 공모주 시장이 호황을 맞이한 덕분에 IPO에 착수한 곳은 오히려 증가세라는 것이 증권업계 의견이다. 통상 1~2년의 준비를 거쳐 상장이 완료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등판을 기다리는 후보군은 여전히 많을 수밖에 없다.
공모 규모가 감소한 직접적 요인으로는 거래소의 심사 기조가 먼저 거론된다. 지난해 기술특례로 상장한 반도체 팹리스 파두가 2·3분기 어닝 쇼크를 기록한 여파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적자 상태인 특례상장 기업은 다양한 방법으로 미래 실적을 추정해 공모가 밴드 등을 제시한다. 이전보다 근거를 꼼꼼히 따진다면 운신의 폭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늦어지는 거래소 인사, 예비심사 기간도 ‘장기화’
업계 일각에서는 거래소의 인사 지연을 배경으로 지적하고 있다. 이전에도 연말, 연초에는 상장예비심사가 늦어지는 일이 흔했다. 거래소 심사팀 인사 주기는 통상 2년이지만, 한 번에 모든 팀 인사가 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사실상 매년 담당자가 교체되는 일이 발생한다. 이런 경우 예심 청구 작업 역시 원점에서 시작될 수밖에 없다.
특히 올해는 유독 거래소 인사가 늦어지고 있다. 실무를 담당하는 일선 직원들에 한해 연초 인사 발령이 났다. 지난 2월 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이 신임 이사장으로 부임하며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왔지만, 이후에도 인사 지연이 장기화되고 있다. 임원 인사는 물론 심사 실무를 총괄할 팀장급 인선도 아직 소식이 없다.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부이사장 인사 역시 아직까진 윤곽이 드러나지 않은 상태다.
올해 임기가 만료된 거래소 상임이사는 홍순욱 코스닥시장본부장이다. 지난해의 경우 1월말에 이미 후임 인선이 거론됐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늦어도 1월 말이면 팀장, 부장급 인사가 마무리되는 편인데 올해 임기가 끝나는 올해는 3월이 끝날 때까지도 소식이 없어 증권사들도 의아해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예비심사를 청구했던 기업들도 덩달아 승인이 다소 늦어지는 추세다. 길게는 지난 7~8월 심사에 들어간 곳들도 아직 결과를 받아보지 못했다. 이에 따라 1분기 국내 IPO 하우스들도 대부분 공모 건수가 1~2건에 그쳤다. 현재 심사 기간이 가장 긴 곳은 2023년 7월 청구서를 접수한 이엔셀이다.
인사 지연은 심사 진척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업계 평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심사 청구야 이전과 마찬가지로 받고는 있지만 당장 언제 인사가 나서 이동할 것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본격적으로 업무를 볼 순 없지 않나”며 “일반 직원 인사가 났다고 해도 상장을 준비하는 입장에선 팀장급 인사가 중요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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