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스튜어드십코드 모니터]신한운용, DB하이텍 주총서 KCGI 주주제안 '이견'"KCGI, DB 지주사 전환 과정 조력자 역할 수행"

조영진 기자공개 2024-05-03 07:26:07

[편집자주]

한국형 스튜어드십코드는 2016년 12월 제정됐다. 가장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는 주체는 자산운용사들이다. 자금을 맡긴 고객들의 집사이자 수탁자로서 책임의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겠다는 다짐을 어떻게 이행하고 있을까.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개별 운용사들의 조직체계와 주주활동 내역을 관찰·점검하고 더벨의 시각으로 이를 평가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6일 07: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자산운용이 DB하이텍 이사회가 상정한 주총 안건에 제동을 걸었다. 보다 높은 이사회 독립성이 요구되는 시점에서 이사회 정원 수를 제한해 외부인사 진입을 막으려 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과거 DB하이텍에 주주행동주의를 전개했던 KCGI 또한 DB그룹 지주사 전환 과정의 조력자라고 판단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자산운용은 최근 1년 사이 주주총회 시즌 동안 총 412개 안건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했다. 이 중 367개 안건에는 찬성표를 던졌고 신한금융지주의 13개 안건에 대해선 계열사 관계로 중립 입장을 지켰다. 나머지 32개 안건에는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특히 신한자산운용은 DB하이텍의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사내이사 이상기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윤영목 선임의 건 등 3개 의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윤영목 선임의 건은 강성부펀드로 불리는 KCGI의 주주제안으로, 신한자산운용과 KCGI의 펀드 운용사간 이견이 관측됐다.

신한자산운용은 DB하이텍이 정관변경을 통해 이사의 수를 제한하려 하는 데 의문을 제기했다. 장기간 이사회 규모를 4인 이상으로 규정해 온 회사가 이사선임 주주제안이 제출된 이번 주주총회에서 돌연 이사회 규모의 상한을 두려는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DB하이텍은 이번 주총을 통해 이사회 정원을 기존 4명에서 향후 4~8명으로 제한하려 했다. 주총 전 DB하이텍의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4명 등 6인 체제로 구성돼 있었다. 이와 함께 사측이 상정한 황철성 사외이사 재선임 건, 이상기 사내이사 선임 건이 가결될 경우 이사회 멤버는 7명으로 증가한다.


여기서 KCGI가 주주제안한 윤영목 사외이사 선임 건마저 통과될 경우, 함께 주주제안한 소액주주측 이사선임 안건은 정관상 불가능하게 된다. 신한자산운용이 지적한 지점도 바로 이 대목이다. 신한자산운용은 정관변경은 물론 이사회측 이사후보, KCGI가 주주제안한 이사후보 선임에 모두 반대했다.

KCGI의 주주제안에는 구체적인 반대 근거를 제시했다. 신한자산운용은 "KCGI는 DB Inc.의 지주회사 전환 조력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현재 이사회는 보다 높은 독립성이 요구되므로, 모든 주주에 대한 동등한 권익제고 측면에서 이사회 찬성 후보인 윤영목 후보보다 소액주주측 한승엽 후보의 선임이 상대적으로 더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전환의무가 발생한 DB그룹에 KCGI가 DB하이텍 지분을 대량 넘긴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KCGI는 지난해 초 DB하이텍 지분매입 이후 회사 지배구조 개선과 김준기 창업회장의 퇴진 등을 요구해왔다. 허나 1년이 채 되지 않은 지난해 말 웃돈을 받고 DB하이텍 보유지분을 DB그룹에 넘겼다.

이번 DB하이텍 주총에선 표결 끝에 KCGI의 주주제안인 윤영목 선임의 건이 가결되고, 소액주주연대측 한승엽 선임의 건은 부결 처리됐다. 이사의 수를 조정하는 정관변경의 건은 신한자산운용을 비롯해 국민연금 등이 반대표를 행사한 끝에 최종 부결됐다.

한편 신한자산운용은 코람코더원리츠,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삼성전자,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포스코홀딩스, 동진쎄미켐, 포스코퓨처엠, LG화학, 카카오페이, 리노공업, 에스케이하이닉스, 이오테크닉스, 엔케이, 덴티움, HD한국조선해양, 메디톡스, HPSP 등이 상정한 안건에도 반대표를 행사했다. 반대표는 주로 이사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에 집중됐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