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맨파워 분석]"만인의 꿈은 곧 현실" 리가켐, 로열티 높인 '스톡옵션·발명보상'③성과보상주의 경영철학, 경쟁사도 배우는 인센티브 제도
한태희 기자공개 2024-05-08 09:53:59
[편집자주]
인사가 곧 만사다. 인재를 육성하고 배치하는 능력은 곧 기업의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신약 개발을 위해 10년 이상 장기 투자가 필요한 제약바이오에 있어선 더더욱 인재관리가 중요하다. 인력때문에 파이프라인은 물론 기업의 흥망성쇠가 결정된다. 맨파워에 따라 밸류에이션이 달라지기도 한다. 더벨은 각사의 인사전략을 분석하고 핵심인물들의 면면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3일 08: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리가켐바이오의 경영철학 핵심은 성과에 걸맞은 확실한 보상에 있다. 강력한 스톡옵션제도와 기술이전 수익금을 분배하는 발명보상제도가 대표적이다.여기엔 '바이오텍의 자산은 사람'이라는 경영진의 강력한 믿음이 깔려있다. 신약 개발과 기술수출이라는 장기 레이스를 뛰기 위해 리가켐바이오는 고민을 거듭했다. 이는 전 직원 주주화를 위한 지분 확대 정책으로 이어졌다.
◇핵심인력 장기근속 이끈 제도적 기반, 적극적 '스톡옵션' 활용
리가켐바이오는 설립 초기 강도 높은 업무량으로 악명이 높았다. 오전 9시 출근, 오후 9시 퇴근을 원칙으로 일평균 12시간을 근무토록 했다. 첫째, 셋째 주 토요일은 6시까지 근무했다. 소위 말하는 '워라밸(Work-Life Balance)'과 거리가 먼 회사였다.
창업주 김용주 대표는 돈도 인력도 부족한 국내 바이오텍이 글로벌 제약사와 경쟁하기 위해선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밖에 답이 없다고 생각했다. 당시 임직원들의 노력과 헌신은 세계적 기술력을 갖춘 지금의 리가켐바이오를 만든 원동력이 됐다.
치열한 근무 환경 속에도 핵심 인재를 놓치지 않았다. 리가켐바이오의 평균근속연수는 기술특례상장한 신약개발 바이오텍 중에서도 눈에 띈다. 작년 말 기준 147명 직원의 평균근속연수는 4.4년이다. 이직이 잦은 벤처 업계 환경속에도 10년 이상 장기근속한 개발자들이 많다.
이는 업계 평균보다 높은 연봉 그리고 스톡옵션을 활용한 성과에 따른 확실한 보상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스톡옵션은 기업이 임직원에 자기회사 주식을 일정한 가격으로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다.
2018년부터 규모를 확장해 전 직원에 매년 1.5% 수준의 스톡옵션을 부여하고 있다. 지금까지 누적 부여한 스톡옵션만 전체 주식의 8%를 상회한다. 2018년 11월 이후 5년 새 최초부여한 스톡옵션 권한 주식수는 121만3300주에 달한다.
작년에는 공동창업자 조영락 수석부사장에 1만3660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77명의 직원에게도 42만9880주를 줬다. 행사가는 3만6350원으로 현재 주가 대비 절반 수준이다. 집행기간은 약 2년 뒤인 2026년 3월 31일부터 2028년 3월30일까지다.
박세진 리가켐바이오 사장은 "직원이 가진 주식 합이 회사의 최대주주가 되게 하는 목표가 있었다"며 "회사의 발전과 나의 발전을 동일시해야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직 신약' 원트랙, 기술이전 수익금 배분 '발명보상'
리가켐바이오가 수익을 내는 구조는 사실 단순하다. 부문별 핵심인력이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완성된 후보물질을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이전하는 형태다. 2006년 설립된 이래 18년간 13개의 후보물질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일반 기업이 제품 판매를 늘려 고정 매출을 확보하고 영역을 확대하는 것과 상반된다. 그렇다 보니 직원들에 대한 보상 체계 역시 달리 접근해야 했다. 불규칙적으로 발생하는 라이선싱 수익을 단순 현금으로 보상하기는 어려움이 있었다.
스톡옵션 제도를 활성화해 기대수익을 창출하고 행사기간을 별도로 둔 이유다. 기업가치가 올라가면 보상도 함께 올려 임직원의 장기근속을 유도했다. 또 기술이전에 대한 수익금을 개발자 중심으로 배분해 보상하는 '발명보상' 제도를 만들었다.
2019년부터는 '드림쉐어' 제도를 시행했다. 개발자뿐만 아니라 전 직원을 대상으로 발명보상의 수익금을 분배했다. "한 사람의 꿈은 꿈에 불과하지만 만인이 같은 꿈을 꾸면 현실이 된다”는 김 대표의 창업 모토가 밑바탕이 됐다.
구체적으로는 후보물질 개발에 기여한 주요 팀원에 먼저 50%를 배분한다. 남은 50%는 전 직원 대상으로 나눈다. 근속연수, 직급, 프로젝트 참여자, 내부 선정 핵심 인재 등 자체 기준에 따라 적정 비율을 산정한다.
공교롭게도 지금까지 체결한 13개 딜 중 69.2%인 9건이 2019년 이후에 체결됐다. 오랜 기간 연구한 ADC가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 잡은 것도 있지만 직원들의 연구개발에 대한 동기부여가 실적으로 이어진 결과로 보인다.
작년 말 기술이전한 LCB84는 반환 의무 없는 선급금만 1300억원이 넘었다. 금액의 약 5% 규모를 분배했는데 억대 포상금을 수령한 직원만 10명이 넘었다고 알려진다.
박 사장은 "100을 기대했는데 90의 보상이 오면 50% 실망하고 100을 기대했는데 105가 주어지면 150% 만족하는 게 사람"이라며 "아끼지 않고 확실히 보상하는 게 우리의 경영철학"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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