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 KOREA 2024]바이오 신흥국 '한국' 이례적 규모 '글로벌 큰손' 몰렸다인베스터페어에 북미·대만 대형 VC 참석, 한국과 접점 모색
임정요 기자공개 2024-05-09 08:14:37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8일 15: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벤처캐피탈(VC)들의 한국 바이오텍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는 분위기다. 바이오 산업을 키우기 위한 한국 정부의 의지가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매력 포인트로 다가가고 있다.제19회 바이오 코리아 2024가 개막한 가운데 글로벌 VC들이 역대 최대 규모로 참여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전에도 글로벌 투자자들이 바이오 코리아를 찾긴 했지만 올해만큼 무게감 있는 VC들이 다수 참여한 적은 없었다는 평가다.
◇한국 바이오는 '성년기' 진입, 쏟아지는 글로벌 관심
8일 바이오 코리아 2024의 개막 행사로 열린 '인베스트페어'에 참석한 해외 VC들은 연단에 올라 글로벌 투자 트렌드와 한국 바이오텍의 강점을 분석하는 시간을 가졌다.
오전 세션에는 크리스 피카리엘로(Chris Picariello) JJDC(Johnson & Johnson Development Corporation) 글로벌헤드, 아리 노와섹(Ari Nowacek) 아치벤처파트너스(ARCH Venture Partners) 파트너, 문현식 프리미어파트너스 전무, 세드릭 비숑 테랄리스캐피탈 파트너, 김명기 LSK인베스트먼트 대표, 찌아옌 뤄 유안타 아시아 인베스트먼트, 우정규 유안타 인베스트먼트 이사가 참여했다.
세션의 포문은 J&J CVC인 JJDC의 크리스 피카리엘로 헤드의 사전녹화 영상으로 열었다. 크리스 피카리엘로 헤드는 지난 10년간 한국이 바이오 신흥국으로 부상하고 잠재력 있는 생태계를 갖췄다고 평가했다. 더불어 규모있는 정부 지원으로 산업의 성장과 글로벌 딜 체결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강점으로 스몰몰레큘, 단일항체, 바이오시밀러 기술을 짚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신규 모달리티로도 베스트 인 클래스, 퍼스트 인 클래스 혁신역량을 키우고 있다고 호평했다.
크리스 피카리엘로 대표는 "J&J는 한국 복지부 선정 2024 액셀러레이터로 극초기 단계 회사들에게 전략적인 파트너십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JJDC의 피투자사들은 지난 10년간 총 18개의 신약개발에 성공했다. 2018년부터 한국에 100개 이상의 의료기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번 국가 사업에 선정되기 전에도 J&J와 한국의 협업은 유의미한 결과를 창출했다.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신약 레이저티닙(Lazertinib)을 기술도입했고 리가켐바이오로부터 TROP2-ADC 파이프라인을 기술도입하기도 했다. 티앤알바이오팹, 휴이노와 연구협약을 맺고 있으며 '퀵파이어 챌린지'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초기 바이오텍을 지원했다.
◇아치벤처파트너스 "극초기 또는 상업화 목전 후기기업 주목"
이어 미국 아치벤처파트너스의 아리 노와섹 파트너가 문현식 프리미어파트너스 전무와 함께 연단에 섰다. 양사는 8년간 긴밀한 협업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아치벤처파트너스는 미국 대형 바이오헬스케어 전문 VC다. 시카고대학교의 아르곤 국립연구소(Argonne National Lab)에서 시작해 아르곤의 AR과 시카고의 CH를 따서 사명을 지었다.
설립 후 35년간 325개 이상의 포트폴리오 기업을 구축했다. 주로 초기단계 혁신기업에 집중했다. VC 평가기관으로부터 2019년 시리즈 A 투자를 주도한 VC로 선정된 바 있다. 2020년엔 시리즈 B 투자를 주도한 VC로 이름을 올렸다.
아치벤처파트너스의 주요 포트폴리오 기업으로는 일루미나, 그레일, 앨라일람, 사나바이오테크놀로지 등이 있다. 이들 피투자사들은 올해 현재까지 17억달러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아리 노와섹 파트너는 "아치는 시장의 판도를 뒤집을만한 파괴적(Disruptive) 혁신 기업의 초기단계(Early stage) 투자를 가장 선호한다"며 "전에 없던 기술의 미래성공가능성을 평가하는 데 있어 과학 기술력과 경영 숙련도를 살핀다"고 말했다.
그가 글로벌 트렌드로 꼽은 모달리티는 ADC(항체-약물 접합체), TPD(단백질분해제), 멀티스페시픽 앤티바디(다중접합 항체), 스몰몰레큘(저분자화합물), AI 약물창출, 세포치료제, 유전자치료제, AI 진단기술이다.
아치벤처파트너스는 프리미어파트너스가 집행하는 국내 바이오텍 투자에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오름테라퓨틱, 유빅스테라퓨틱스와 같은 TPD 기업 투자에도 도움을 준 것으로 파악된다. 프리미어파트너스를 통해 우회적으로 국내 바이오텍 기술력을 들여다보고 있는 셈이다.
문현식 전무는 "프리미어파트너스는 2017년 첫 펀드를 결성했고 올 6월 3번째 펀드를 1억2000만 달러(약 1500억원) 규모로 결성한다"며 "이 펀드의 100%를 생명과학 분야에 투자할 계획이고 80%를 한국바이오텍에 투자한다"고 말했다.
이어 "생명과학 분야에서 미국이 기술, 규제, 시장을 주도하고 있기에 아치와 협업구조를 마련했다"며 "아치의 도움을 받아 글로벌 LP를 유치했고 시장 이해도를 가지고 한국에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고 덧붙다.
프리미어파트너스 포트폴리오사로는 오름테라퓨틱, 유빅스테라퓨틱스, 온코닉테라퓨틱스, 익수다테라퓨틱스, 원진바이오테크놀로지, 머스트바이오 등이 있다. 아치벤처파트너스 포트폴리오 중 작년 나스닥 상장에 성공한 뉴모라테라퓨틱스(Neumora Therapeutics)에도 투자했다.
◇LSK인베스트먼트, 최초 캐나다-한국 공동펀드 연내 조성
해외 VC와 협업 중인 곳은 비단 프리미어파트너스 뿐만이 아니다. 바이오헬스케어 전문 VC인 LSK인베스트먼트 또한 캐나다 테랄리스캐피탈(Teralys Capital)과 12년간 협업해왔다. 올해 국내 최초로 캐나다-한국 공동 VC펀드를 결성할 예정이기도 하다. LSK인베스트먼트 펀드에 테랄리스캐피탈이 출자할 예정이다.
테랄리스캐피탈은 캐나다에서 가장 큰 후기단계(Late stage) 헬스케어 투자사다. LSK인베스트먼트는 2016년에 설립한 헬스케어 전문 VC다. 그동안은 한국시장에만 투자를 했다. 이제는 글로벌 펀드를 만들어 국내기업과 캐나다 기업이 공생할 수 있는 물꼬를 튼다는 계획이다.
세드릭 비숑 테랄리스캐피탈 파트너는 "현재 전세계 바이오텍들이 자금조달 압박을 겪고 있고 이에 옥석이 가려지고 있는 상황이라 지금이야말로 좋은 투자기회"라며 "임상 단계에 접어든 신약개발사, 매출을 내고 있는 의료기기 회사 또는 국내 허가받은 디지털치료기기의 해외 확장을 모색하는 회사의 후기 투자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김명기 대표는 "캐나다와 한국이 처음으로 공동조성하는 펀드를 올해 내놓는다"며 "캐나다 또한 바이오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선진화된 규제를 갖춰 미주시장 진출에 좋은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기술이전 대상으로 아태지역 국가들 주목 필요
유안타인베스트먼트는 대만에 소재한 유안타아시아인베스트먼트와 동남아시아 지역 협업을 모색 중이다.
우정규 이사는 "미국이나 유럽 등 제약바이오 선진국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기술이전 하는 것을 전략적으로 생각해야 한다"며 "아시아 지역에서 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한 적극적인 국가지원이 이뤄지고 있으며 선제적으로 진입해두어야 향후 산업이 급성장할때 함께 물결에 올라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강점으로 AI 기술, 플랫폼 기술, 원격의료 기술을 꼽았다. 대만에서도 여러가지 기술시도가 이뤄지고 있고 반도체 분야와 수직계열할수있는 밸류체인이 있는 점도 주목했다. 바이오섹터를 키워야한다는 관점 때문에 국가주도로 상장을 장려하는 국내 코넥스에 해당하는 이머징 마켓도 적극적으로 키우고 있다으며 유동성 확보에도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나라들이 아태지역 국가들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바이오코리아 2024는 8일부터 10일까지 3일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다. 이 중 인베스트페어는 5월 8일과 9일 양일간 진행된다. K-바이오 펀드 및 JLABS KOREA 선정에 따라 글로벌 투자 협력을 강화하고 네트워크를 확대하고자 글로벌 기업이 참여하는 투자 포럼이다. 9일 인베스트페어에서는 JLABS KORA 관련 발표가 이어진다.
행사 주최측인 보건복지부 산하 보건산업진흥원은 전체 행사기간 동안 35개국 460개사가 참가해 1421건 이상의 파트너링 미팅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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