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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미 법인 설립' 지아이텍, LG엔솔 밀착지원 시동이상권 대표 "중장기 성장동력 모색"…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 동시 공략

아산(충남)=김도현 기자공개 2024-05-23 13:02:44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2일 07: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아이텍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을 극복하기 위해 승부수를 띄운다. 해외 진출을 통해 기존 고객과의 협업을 강화하는 한편 신규 아이템 발굴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이달 16일 충남 아산 본사에서 만난 이상권 대표는 "현장에서는 캐즘 분위기가 예상보다 빨리 사라질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배터리 설비부품에서 장비로 영역을 넓혔는데, 전기차 시장이 다시 살아나면 재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밀한 쇳덩이 다루는 지아이텍, 국내외 배터리 고객 확보

지아이텍은 배터리 전극 공정장비에 쓰이는 부품 '슬롯다이'를 공급하는 기업이다. 전극 공정은 양극 또는 음극 활물질을 집전판인 알루미늄박 또는 구리박에 도포하는 단계다. 집전판을 회전 롤에 감으면서 활물질을 입히는데 이때 슬롯다이가 활물질을 뿌리는 역할을 한다.

두꺼운 쇠파이프 형태의 슬롯다이는 활물질을 정해진 패턴 및 면적대로 일정한 두께로 코팅해야 하는 만큼 세밀한 공정을 거쳐야 한다. 고객마다 요구하는 세부사항이 달라 일일이 대응해야 한다.

주요 거래처는 LG에너지솔루션에서 SK온, 삼성SDI, 노스볼트 등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정확히는 피엔티, 씨아이에스 등이 제작하는 롤투롤 설비에 투입돼 최종 고객에 전달된다.


이 대표(사진)는 클린룸 전문업체 신성이엔지에서 요직을 거친 뒤 2020년 지아이텍에 합류했다.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사장으로 승진했고 올해 3월에는 주주총회를 통해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기존 이인영 회장 단독대표 체제에서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이 대표는 "처음 왔을 때만 해도 2차전지 쪽 고객이 LG에너지솔루션 정도였다. 지금은 SK온, 삼성SDI 등으로 넓어졌다"며 "정밀가공 기술을 갈고닦아 사업영역을 넓히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국내 배터리 3사는 수년 전부터 북미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있다. 미국, 캐나다 등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그동안 지아이텍은 국내 사업장에서 사후서비스(AS) 등을 제공했으나 고객의 북미 공장 가동이 시작됐거나 임박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이 대표는 "근거리에서 AS를 원하는 고객 요청이 늘었다. 이를 반영해 올해 5월 미국 법인을 설립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 대표는 인디애나폴리스 임대 공장 및 부지 계약을 위해 미국 출장길에 오른 상태다.

인디애나폴리스 인근에는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등의 배터리 공장이 들어서고 있다. 지아이텍은 미국법인 초기에는 슬롯다이 리페어 위주로 운영하다가 추후 생산라인을 세우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리페어의 경우 슬롯다이가 마모되면 수거해서 수리하는 형태다. 1~2차례 리페어가 이뤄지면 제품을 폐기하고 신제품을 공급하게 된다. 개당 1억~2억원 수준이다. 최근 배터리 니켈 함량이 올라가면서 공정 난도가 상승했고 교체 주기도 과거 대비 빨라진 것으로 전해진다.

슬롯다이가 생산되는 모습

◇배터리 장비 넘어 반도체·디스플레이 진입 본격화

사실 지아이텍은 슬롯다이 이전에 슬릿노즐이 메인이었다. 디스플레이 공정 중 감광액(PR) 도포 시 사용되는 부품이다. 원리는 슬롯다이와 유사하다. 삼성그룹 장비계열사 세메스를 통해 삼성디스플레이에 전달된다.

다만 디스플레이 투자가 예년만 못하면서 슬롯다이 비중이 급증했다. 문제는 배터리마저 업다운이 발생하면서 지아이텍은 전방산업에 따른 기복이 불가피해진 점이다.

이 대표는 "당장 1~2년이 아니라 지속 성장하려면 또 다른 고민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같은 맥락에서 시작한 게 장비 부문이다. 디이엔티와 손을 잡고 노칭설비 사업에 뛰어들었다. 노칭장비는 배터리 전극을 자르고 가공하는 역할은 한다. 슬롯다이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다.

더불어 중국 샨샨그룹에 디스플레이 편광필름을 부착하기 위한 약액을 코팅한 뒤 합판하는 설비, 코멤텍에 수소연료전지용 전극공정 장비를 납품한 바 있다. 리튬티탄산화물(LTO) 배터리를 개발하는 그리너지와 건식 전극 공정용 코팅 설비 상용화 작업도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장비 라인업을 늘려 관련 매출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중장기적으로 부품과 장비 비중은 5대5로 가져가려 한다. 장비 쪽은 볼륨은 큰데 수익성이 높지 않아 밸런스가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실제로 지아이텍은 올해 1분기 매출이 80억원으로 전년 동기(65억원) 대비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100만원으로 전년 동기(6억원)보다 대폭 줄었다. 이 대표는 "장비를 하면서 생기는 수업료라고 생각한다. 예상보다 원가가 많이 들어 수익 구조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지아이텍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관련 부품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할 수 없으나 고객들과 논의가 활발하다는 후문이다. 보유 중인 기술을 활용한 제품인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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