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등 켠 롯데면세점]줄어드는 현금곳간 '금융자산 유동화'로 최소화④영업활동 현금유출 '비상경영으로 대응', 수익성 강화 위한 '구조조정'
김선호 기자공개 2024-06-07 13:41:33
[편집자주]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고 있지만 국내 면세점에서는 오히려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시장점유율 1위를 점한 롯데면세점은 비상경영체제 도입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비용 절감 등 선제적 대응 방안 수립에 나섰다.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면세점의 생존이 또 다시 위태로워지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롯데면세점의 '선택과 집중' 전략과 앞날을 진단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03일 15: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면세점 등이 포함된 호텔롯데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전환하자 금융자산을 유동화시키는 등 재무활동으로 현금곳간을 다시 채워 넣었다. 이러한 현금흐름을 다시 바꿔놓기 위해 롯데면세점이 비상경영에 돌입해 수익성 강화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분석된다.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호텔롯데 전체 매출 중 롯데면세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82.5%였다. 매출총이익에서도 83.3%를 차지했다. 면세사업의 실적이 호텔롯데 성과를 좌우하는 구조다. 이러한 사업구조는 코로나19 이후인 2024년에도 그대로 적용됐다.
다만 이전 면세점 호황기 때만큼 실적을 회복하지 못하면서 호텔롯데가 2024년 1분기 연결기준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마이너스(-) 546억원을 기록한 이유다. 이를 흑자로 전환시키기 위한 고강도의 구조조정을 롯데면세점이 예고했다.
◇코로나19 이후 '위기는 지금부터'
호텔롯데의 연결기준 현금흐름을 보면 코로나19가 본격화된 2022년을 제외하고 모두 영업활동 현금흐름으로 현금이 유입됐다. 2019년 4655억원이 영업활동 현금흐름으로 유입됐고 2020년 코로나19 위기로 1357억원이 유출됐다.
그러나 2021년부터 영업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다시 매출을 끌어올렸고 이를 기반으로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개선시켜나갔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플러스(+)로 바뀌었고 2021년 844억원, 3946억원, 2023년 7151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롯데면세점은 2023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8.8% 감소한 3조796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을 발생시키는 성과를 냈다. 영업이익은 2022년 마이너스(-) 1395억원에서 2023년 159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2022년 하반기에 롯데면세점이 희망퇴직을 최초로 실시했고 이에 따른 비용절감 등의 효과가 가시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추세대로면 매출 증가에 따라 영업이익도 늘어나야 하지만 2024년 1분기는 이와 다른 결과가 도출됐다.
2024년 1분기 롯데면세점의 매출은 8.7% 증가한 8196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오히려 마이너스(-) 280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호텔롯데의 나머지 호텔부문(롯데호텔)의 적자는 줄어들고 월드부문(롯데월드)는 흑자를 이어나가던 중에 생긴 실적 부진이다.
업계에서는 방한 중국인 관광객의 대량 구매를 바탕으로 거래액만 20조원을 돌파했던 2019년 수준으로 국내 면세점 시장 규모가 다시 회복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이 매출 성장 한계에 직면한 상태에서 또 다시 고강도 구조조정을 단행하게 된 배경이다.
◇'금융자산 현금화' 급한 불은 껐다
호텔롯데의 2024년 1분기 영업활동 현금흐름으로 유출된 금액만 546억원이다. 이러한 규모가 2024년 동안 분기마다 동일하게 유출된다고 가정하면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연간 마이너스(-) 2184억원을 기록하게 된다.
이는 영업활동에 의한 현금유출 규모가 코로나19가 본격화된 2020년부터 2024년에 더 커질 수 있는 셈이다. 이러한 유출은 실제로 현금곳간이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졌다. 2024년 1분기 현금및현금성자산은 7046억원으로 2023년 말 대비 15.5% 감소했다.
호텔롯데는 현금및현금성자산이 줄어드는 것을 최소하기 위해 투자활동으로 현금을 유입시키는 한편 재무활동에 따른 유출 규모를 축소시켰다.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고 이자의 지급이 줄면서 재무활동 현금흐름은 마이너스(-) 1805억원으로 유출이 37.7% 감소했다.
이를 대신해 기타금융자산의 감소 등으로 투자활동 현금흐름이 976억원으로 플러스(+)로 전화됐다. 기타유동금융자산의 감소는 2023년 1분기 4218억원에서 2024년 1분기 7479억원으로 증가했다. 기타금융자산의 감소도 같은 기간 49억원에서 202억원으로 늘었다.
그만큼 금융자산을 유동화해 현금곳간이 줄어드는 것을 최소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활동 현금흐름까지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이에 따라 현금및현금성자산도 급격하게 감소하기 때문이다. 금융자산 유동화로 일정 수준의 보유 현금량을 유지하고 있는 형태다.
이러한 현금흐름을 다시 전환하기 위해 롯데면세점은 선제적으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해 인력·사업 구조조정을 단행해 수익성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롯데면세점에서 수익을 다시 발생시켜야 호텔롯데의 전체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개선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2023년 하반기부터 적자가 이어지고 있어 이를 극복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비상경영체제 돌입을 검토하는 것"이라며 "어려움을 버티는 기간 동안 사업전략을 재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