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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 Tracking]HMM, 머스크와 다른 가이던스…전망치 없어현대상선 시절 머스크 수준 예상 실적 제시…최근엔 시황 전망·대응 전략만 서술

김형락 기자공개 2024-06-19 08:06:53

[편집자주]

IR은 기업가치를 적정하게 평가받기 위해 펼치는 주요 경영 활동 중 하나다. 하지만 '의무'가 아닌 '선택'의 영역에 놓인 활동이라 기업과 최고재무책임자(CFO)에 따라 성과는 천차만별이다. 과거 실적을 돌아보는 데에서 그치는 기업이 있는 반면 시장 전망과 사업계획 등을 풍성하게 제공하는 곳도 있다. CFO와 애널리스트 사이 이견이 담긴 질의응답(Q&A)을 여과 없이 공개하는 상장사도 있다. THE CFO는 주요 기업들의 IR 활동을 추적해 공과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2일 15:16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 특수가 끝나고 한풀 꺾였던 컨테이너선 운임이 다시 오름세다. 홍해 봉쇄로 운항 거리와 시간이 늘어나면서 선복 공급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시황 변화에 맞춰 글로벌 선사들은 IR에서 상세한 연간 실적 예상치(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하며 투자자들에게 회사 상황을 공유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세계 2위 해운사인 덴마크 머스크로 최근 올해 연간 실적 예상치(가이던스)를 상향했다.

한국 유일이자 세계 8위 컨테이너선사인 HMM의 대응은 이보다 뒤처져 있다. HMM은 실적 전망 대신 해운 시황을 안내하는 데 그치고 있다. HMM의 전신인 현대상선 시절 2012년까지 머스크와 비슷한 수준으로 실적 가이던스를 투자자들에게 공개하는 등 진일보한 IR 전략을 선보였다. HMM으로 회사가 바뀐 뒤 IR 수준이 오히려 후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HMM은 월 단위로 해운 시황 지표를 IR 페이지에 올린다. 투자자에게 해운 시황 변화를 알리기 위해서다. 올 2분기(4~5월 평균) 상해발 컨테이너 운임지수(SCFI) 종합지수는 전 분기보다 11% 오른 2223포인트(p)다. 지난해 1~3분기 1000p 밑으로 떨어졌다가 올 1분기 2010p로 올랐다.

SCFI는 컨테이너선 업황 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하는 운임지수다. 올해는 △예멘 후티 반군의 홍해 봉쇄에 따른 우회 운항으로 인한 선복·컨테이너 박스 부족 △미국·유럽 등에서 재고 비축(Restocking) 수요 발생 △선속 제한·일부 항구 적체 등으로 인한 운항 비효율성 등이 겹쳐 운임 상승이 나타나고 있다.


머스크는 실적 개선 자신감을 내비쳤다. 지난 3일 올해 연간 가이던스를 올렸다. 각각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목표는 40억~60억달러에서 70억~90억달러로 △이자·세금 차감 전 이익(EBIT) 목표는 -20억~0달러에서 10억~30억달러로 변경했다. 잉여현금흐름(FCF) 예상액은 최소 -20억달러 수준에서 최소 10억달러 이상으로 올려 잡았다.

전망치를 바꾼 근거도 밝혔다. 홍해 위기 지속으로 인한 혼란과 컨테이너 시장 수요, 아시아와 중동에서 나타나는 항구 적체 조짐, 컨테이너선 운임 추가 인상 등으로 올 하반기 재무 성과가 나아질 것으로 봤다.

머스크는 지난달 1분기 실적을 발표할 때도 올해 가이던스를 올렸다. 자본적 지출(CAPEX)을 제외한 수익성·현금흐름 하한선을 보다 높게 설정했다. 각각 △EBITDA는 10억~60억달러에서 40억~60억달러로 △EBIT은 -50억~0달러에서 -20억~0달러로 △FCF는 -50억달러 이상에서 -20억달러 이상으로 바꿨다.


머스크는 홈페이지에 올려둔 2007년 IR 자료에도 연간 실적 전망을 담았다. 초기에는 매출, 순이익 위주로 수익성 목표를 제시했다. 지난해 12월 4분기 실적을 발표할 때는 가이던스에 △EBITDA △EBIT △FCF △향후 2년 CAPEX 등을 담았다. 지난달 1분기 실적을 발표할 때는 △5개년 평균 투하자본수익률(ROIC) 목표 달성 여부 △각 사업 부분별 실적 목표(EBIT 마진·운영 선대 용량 등)도 점검했다.

HMM도 현대상선 시절이던 2012년까지는 연간 실적 전망으로 연초에 발표했다. 2004년 1분기 실적을 발표할 때 그해 예상 매출과 영업이익, 선박 투자 계획 등을 공개했다. 2006년부터는 예상 수송량 지표도 추가했다. 해운업 침체가 길어지자 가이던스도 자취를 감췄다.

HMM은 2014년부터 가이던스 공백을 사업 부문별 시황 전망과 계획을 서술하는 방식으로 채웠다. 최대주주가 현대엘리베이터에서 산업은행으로 바뀐 이듬해인 2017년에는 중장기 목표로 △시장점유율 △영업이익률 등을 안내했다. 2018년에는 5년 뒤 컨테이너 선복과 해운 매출액 목표를 줬다. 2019년부터 다시 분기·연간 시황 전망과 대응 방안을 서술했다. 2022년에는 5년 동안 약 15조원을 투자하는 중장기 경영 전략을 발표했다.

HMM은 2018년부터 분기 실적 발표와 별개로 매월 해운업 시황 정보를 참고 자료로 제공한다. 투자자가 대표 운임지수 등을 보고 컨테이너선 부문 업황을 판단하도록 돕는다. 시황 지표는 △SCFI △벌크운임지수(BDI) △2년치 월별 컨테이너 수급 전망 △컨테이너선 계선율과 인도·폐선·신규 발주 규모 △컨테이너선 총선복량·오더북 규모 등이다.


HMM은 올 2분기 컨테이너 부문 공급 불안정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홍해 사태 이후 희망봉 우회 지속으로 인한 운송 기간 증가와 선박 부족 때문이다. 미국 경제 회복 등 수요 안정세로 인한 수급 균형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다. 대응 전략은 선복 교환 협력·신규 항로 참여 등을 통한 네트워크 커버리지 확대, 미주 배터리 공장 설비 등 영업력 강화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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