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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동제약의 유노비아, 연구소 매각 배경 '신약개발 타이밍' 신약개발 의지 지속, 데이터 확보 위한 조달 필요성…미국 임상 앞두고 결단

정새임 기자공개 2024-07-04 10:24:28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3일 11: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5년간 일동제약그룹과 함께 했던 연구시설을 매각한다는 건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경영 효율화를 위해 필요한 작업이지만 연구소의 중요도와 가치를 고려해 매각은 신중히 접근했다.

신약사업 타이밍을 놓치지 않기 위해 빠르게 대규모 자금을 확보해야 한다는 판단이 매각 결정으로 이어졌다. 그만큼 신약 개발에 대한 의지는 여전하다는 뜻이다. 빠르게 초기 임상 데이터를 얻고 기술수출을 이뤄내는 연구개발(R&D)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한 분골쇄신 전략이다.

◇R&D 선순환 구조 마련 과제, 조직 슬림화 이어 부동산 처분

일동제약의 R&D 스핀오프 계열사 유노비아는 오로지 신약개발로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분할한 작년 11월 이후부터 줄곧 자금조달 압박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다. 자체 발굴한 물질로 기술수출을 하고 그 돈으로 R&D를 이어가는 선순환 구조를 안착시키기 위해선 상당한 자금이 필요했다.

플랫폼이 아닌 파이프라인을 기술수출 할 때 주로 요구되는 것이 초기 임상 데이터다. 물론 물질을 선점하는 등 전략적 차원에서 전임상 단계 물질을 확보하고자 하는 움직임도 종종 있지만 통상적으로는 사람 대상의 초기 데이터를 확인하고 계약을 체결한다.

파이프라인의 초기 임상을 진행할 수 있도록 유노비아는 설립 초기부터 투자자 유치에 적극 나섰다. 여기서 회사와 시장 간 눈높이의 차이가 있다는 점이 발목을 잡았다. 유노비아는 빠르게 수백억원을 조달한다는 그림을 그렸지만 신생 바이오텍이 수백억원의 시드 투자를 받기란 하늘의 별따기와 같다. 많아야 수십억원 수준이다.

200여명에 달하는 거대한 연구조직 그리고 수많은 신약 파이프라인도 투자자 입장에선 부담스러운 지점이었다. 이를 수용해 올해 초부터 임직원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바이오벤처에 걸맞는 '다운사이징'을 추진했다.


조직 슬림화와 함께 파이프라인도 솎아냈다. 많은 기업들이 관심있고 유망하게 볼 물질 위주로 우선순위를 나눴다. 자금이 넉넉하지 않은 상태에서 파이프라인의 '선택과 집중'은 당연한 일이다.

20가지 정도 되는 파이프라인을 8개 정도로 추렸다. 그 중에서도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하는 파이프라인은 3개다. △제2형 당뇨병·비만을 타깃하는 GLP-1R 작용제(코드명 ID110521156) △위장관 질환 신약 P-CAB(ID120040002) △파킨슨병 등 퇴행성 질환을 치료하는 A1A2A길항제(ID119040338) 등이다.

이어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연구소, 과거 일동제약의 중앙연구소였다가 지금은 유노비아 본사 사옥인 해당 부지와 건물의 매각을 결정했다. 유노비아가 일동제약에서 물적분할하며 넘겨받은 유일한 유형자산이다.

◇힘 받기 시작한 신약개발, 타이밍 잡기 위한 매각 용단

해당 연구소는 본래 일동제약이 2008년 지은 중앙연구소였다. 15년간 일동제약그룹의 R&D 히스토리가 모두 담겨있다.

경영 효율화 측면에선 조직에 맞지 않는 대규모 연구시설을 매각해 자금이 절실한 핵심사업에 투입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럼에도 연구소가 지닌 가치와 의미를 생각하면 경영진 입장에서 매각이 결코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최대한 연구시설을 보존하고자 했으나 최근 신약 개발에 힘을 주기 위해 결단을 내렸다. 우선순위로 둔 파이프라인 개발이 지지부진해선 기술이전 타이밍을 놓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마침 유노비아는 첫 기술거래 성과를 내는 등 사업에 탄력을 받는 모양새가 나타나고 있다. 대원제약이 P-CAB 신약 구원투수로 나서면서 개발 비용을 덜었다. 양사가 공동개발하며 대원제약이 임상 비용을 부담하는 대신 허가 후 제조·판매 등 국내 사업화 권리를 가져가는 계약이다.

분명한 성과지만 이걸로 만족할 순 없다. GLP-1과 파킨슨병 신약 등 협업을 꾀해야 할 파이프라인에 힘을 줘야 할 때다. GLP-1은 국내 1상을, 파킨슨병 신약은 미국 1상을 준비 중이다.

임상 속도감을 주기 위해 부동산을 활용하기로 한 건 불가피 한 경영전략적 판단이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해당 사옥부지의 장부가액만 약 250억원에 달한다. 건물 장부가액은 약 100억원으로 집계됐다. 실제 시세는 이보다 더 높을 것으로 보여 매각이 성사되면 유노비아는 단숨에 최소 350억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하게 된다.

연구소의 입지와 시설을 고려했을 때 매각은 빠른 시일 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동탄신도시 내 위치해 서울과 접근성이 좋은데다 화성일반산업단지,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등이 주변에 있어 IT나 헬스케어 업종 시설이 입주하기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

유노비아 관계자는 "주요 세 개 파이프라인을 중심으로 임상개발 등 상업화 작업을 추진 중이며 부동산 매각으로 자금력 강화가 기대된다"며 "투자 유치와 공동개발 등 조기 수익 실현을 위한 L/O 전략도 병행하기 위해 다수 기업과 활발히 논의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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