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경평 리뷰]한국가스공사, 늘어난 미수금에 'D등급' 하락[에너지]⑧원료비 미수금 15조…"T/F 구축해 2027년까지 미수금 해소 목표"
박서빈 기자공개 2024-07-10 08:08:19
[편집자주]
공기업은 공공 복리를 증진하는 사회적 책무에 부합하는 동시에 경영 효율화를 진척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 매년 정부는 공기업의 재무상태와 실적, 주요사업 성과를 점검한 뒤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를 발표한다. 경영평가 배점 100점 만점 가운데 20점이 '재무성과관리'에 배정돼 있는 만큼 공기업들의 재무지표 개선 노력은 평가결과를 달라지게 할 수 있다. THE CFO는 시장형·준시장형 공기업 경영평가의 근거가 되는 주요 재무지표를 분석하고 개별기업의 대응 노력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3일 16:0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가스공사(이하 가스공사)가 재무악화의 늪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정부가 발표한 2023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2022년보다 한 단계 하락한 '미흡(D)' 등급을 받았다. D 등급은 낙제점인 '아주미흡(E)' 등급 바로 앞 성적이다.가스공사는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LNG 가격 급등, 도시가스 요금 인상 제한으로 원료비 미수금이 15조로 불어나면서 재무적 위기를 겪고 있다. 미수금 증가로 운전자본 부담이 늘어나면서 현금흐름이 악화됐고, 총차입금도 5년새 40조원으로 증가했다.
◇원료비 미수금에 C→D 등급 하락
가스공사는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3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에서 '미흡(D)' 등급을 받았다. 가스공사는 2021년 보통(C) 등급으로 회복했지만 3년 만에 이전 성적표로 돌아갔다. 경영평과 등급은 탁월(S), 우수(A), 양호(B), 보통(C), 미흡(D), 아주 미흡(E)로 나뉜다.
가스공사의 실적은 가스요금 인상 계획 보류에 영향을 받았다. 가스공사는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상승한 원료 도입가격 대비 낮은 수준으로 민간에 가스를 공급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미수금 규모가 2019년 1조2763원대에서 지난해 15조원대로 약 14배 가량 증가했다. LNG 원재료의 가격은 2021년 1톤 당 66만1561원에서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인 2022년 146만9172원, 2023년 112만2279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미수금은 LNG를 도입한 원가보다 낮은 값에 가스를 민간에 공급하면서 발생하는 차액에서 발생한다. 미래에 요금을 부과해 차액을 회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으로 기타비금융자산으로 계상한다. 자산으로 계상되는 만큼 당장의 손익에는 영향을 주진 않지만, 운전자본에 부담을 주어 가스공사의 재무구조를 악화시키고 있다.
지난해 가스공사는 정부의 기조에 맞춰 도시가스 원료비와 공급비용을 사실상 동결 상태로 유지했다. 요금을 섣불리 올렸다가는 물가 인상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작년 12월 기준 주택용 도매요금은 메가줄(MJ) 당 19.43원, 일반용은 하절기 17.78원, 동절기 17.99원 등으로 지난해 5월 16일부터 요금이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 미수금은 매 분기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2023년 1분기 14조2919억원 △2023년 2분기 15조3562억원 △2023년 3분기 15조5432억원 △2023년 4분기 15조7659억원이다. 이 중 87.4%(13조7868억원)가 도시가스 미수금 차지다.
미수금은 운전자본 부담과 맞물리며 현금흐름에 영향을 미쳤다. 영업활동 관련 자산·부채 변동에서 기타비금융자산 증가에 따른 현금 유출분은 △2019년 6386억원 △2020년 1432억원 △2021년 1조2861억원 △2022년 8조9237억원 △2023년 3조8105억원으로 나타났다.
현금 흐름이 악화되면서 차입금도 늘어났다. 지난해 말 가스공사의 전체 차입금 잔액은 40조7260억원으로 2019년(26조3169억원) 대비 54.75%(14조4091억원) 증가했다.
◇요금관련 부서 포함 T/F 구축
가스공사는 지난 2일 본사 경영진과 전국의 기지 및 지역본부장 26명이 참석한 가운데 반기 첫 경영간부 회의를 열고, 상반기 사업 실적 평가와 하반기 사업 계획 점검을 시행했다. 기재부는 종합등급 미흡 이하(D·E) 기업에 경영개선계획을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가스공사는 경영평가를 계기로 경영관리처 성과평가부 산하에 태스크포스(TF)를 마련해 가동 중이다.
가스공사는 재무구조 개선의 핵심으로 '미수금 축소'를 논하고 있다. 2023~2027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 따르면 가스공사는 2027년까지 미수금을 완전 회수할 계획이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이번 정부 경영평가 결과의 책임을 통감하고, 국민께 더 나은 성과로 보답하기 위해 경영성과 제고 TF를 즉각 가동했다"며 "경영성과 제고 T/F 주관부서는 성과평가부로, 요금관련 부서도 T/F에 참여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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