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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경평 리뷰]'절반의 성과' 한전, 레버리지 지표 '잠재적 불안요인'[에너지]②적자축소 'D→B' 2계단↑…부채비율 600%대, ICR 3년째 마이너스 '개선미흡'

박동우 기자공개 2024-07-05 07:22:30

[편집자주]

공기업은 공공 복리를 증진하는 사회적 책무에 부합하는 동시에 경영 효율화를 진척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 매년 정부는 공기업의 재무상태와 실적, 주요사업 성과를 점검한 뒤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를 발표한다. 경영평가 배점 100점 만점 가운데 20점이 '재무성과관리'에 배정돼 있는 만큼 공기업들의 재무지표 개선 노력은 평가결과를 달라지게 할 수 있다. THE CFO는 시장형·준시장형 공기업 경영평가의 근거가 되는 주요 재무지표를 분석하고 개별기업의 대응 노력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8일 07:2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전력공사(한전)는 지난해 '절반의 성과'를 거뒀다. 전기요금 인상과 에너지 가격 하락에 힘입어 영업적자 규모를 30조원 수준에서 6조원대로 대폭 줄이는데 성공했다. 2023년도 공기업 경영평가 결과 한전이 '미흡(D)'에서 두 단계 오른 '양호(B)' 등급을 받은 배경이다.

하지만 레버리지 지표가 계속 악화되는 점은 잠재적 불안요인이다. 손실이 지속되며 현금을 창출하지 못하자 외부에서 자금을 빌려올 수밖에 없었다. 부채비율이 600%선을 넘긴데다 이자보상비율(ICR)이 3년째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전기료 인상, 에너지가격 안정화 '우호적 작용'

정부가 발표한 2023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에 따르면 한전은 B등급을 받았다. 2020년 이래 3년 만에 다시 B등급에 복귀하는 결실을 맺었다. 기획재정부는 한전에 대해 "2023년 당기순손실이 발생했으나 전년대비 적자폭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전의 경평 등급은 2021년에 '보통(C)', 2022년에는 '미흡(D)'으로 잇달아 하향 조정됐다. 강등 배경에는 실적 부진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한전은 2021년 별도기준으로 영업손실 7조4256억원을 시현한데 이어 2022년에는 33조9086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공급망 혼란이 증폭되면서 액화천연가스(LNG), 원유, 석탄 등의 자원 시세가 급격히 상승한 대목이 악재로 작용했다. 자연스레 전력거래소에서 전기를 사들이는 단가가 가파르게 올랐다. 하지만 전력요금 인상은 물가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지연됐고 수익성이 악화되는 건 필연적이었다.

반전의 기회를 잡은 시점은 지난해다. 한전의 재무 불안을 완화하는 취지에서 정부가 전기료 조정을 결정했다. 2023년 1월 킬로와트아워(㎾h)당 13.1원 올린 이래 한 해 동안 26원을 인상했다. 국제 에너지 가격이 하락세로 전환한 대목도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한전의 전력판매단가(㎾h당 152.8원)가 구입단가(145.4원)를 넘어서면서 역마진 구조를 해소했고 수익성 개선 계기를 만들어냈다. 2023년 영업손실이 6조5039억원으로 대폭 축소됐고 영업이익률은 2022년 마이너스(-) 49.2%에서 지난해 -7.6%로 41.6%포인트 상향했다. 같은 기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기준 적자도 29조7786억원에서 2조2450억원으로 빠르게 줄었다.

요금조정은 실적외형을 키우는 효과도 수반했다. 2023년 매출은 85조8256억원으로 2022년 68조9515억원 대비 16조8741억원(24.5%) 불어났다. 전력판매량이 소폭 감소했지만 판매단가가 오른 덕분이다. 매출 증대와 맞물려 자산 활용 효율성을 나타낸 지표인 총자산회전율도 상승했다. 지난해 61.8%로 2022년 52.6% 대비 9.2% 포인트 올랐다.


◇차입급증 후유증, 부채비율 하향책 '자산 재평가' 대두

다만 레버리지 지표가 계속 악화되는 대목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재무성과관리 평가항목 중 부채비율이 대표적이다. 2023년 말 644.2%로 2022년 493.9%보다 150.3%포인트 올랐다. 1년새 총부채가 10.3%(11조2182억원) 많아진 120조1813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자본총계는 1년새 15.4%(3조4036억원) 감소한 18조6570억원을 기록했다. 순손실을 겪으며 이익잉여금이 4조4172억원에서 1조185억원으로 76.9%(3조3987억원)나 급감했기 때문이다.


최근 3년새 실적 악화로 현금을 자체 창출하기 어려워지자 외부에서 자금을 빌리는 행보가 잦아졌다. 한전의 총차입금은 지난해 말 90조3205억원으로 나타났다. 2022년 말 77조6393억원과 견줘보면 16.3%(12조6812억원) 증가했다.

차입금이 불어나면서 이자비용도 덩달아 급증했다. 2021년 8518억원에 그쳤으나 2022년 1조6021억원, 2023년 3조1003억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하지만 영업적자를 지속하는 탓에 본업만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했다. 이자보상비율이 2021년 이래 3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대목이 이를 방증한다.

한전은 2024년도 경평에서 긍정적 결과를 얻기 위해 부채비율 하향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 안에 보유한 토지자산을 재평가하는 방식으로 7조원대 자본을 확충하는 밑그림을 그린 사례가 대표적이다. 재평가 과정에서 자산가치 차액이 발생하고 이를 기타포괄손익누계액에 반영하면 자본총계가 늘어난다는 판단과 맞닿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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