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7월 09일 0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다른 경기는 몰라도 류현진이 선발인 날이면 꼭 프로야구에 채널을 고정한다는 한화오션 관계자의 이야기를 들었다. 좌투수인 류현진이 마운드에 서면 왼쪽 팔에 새겨진 회사 로고가 신기하게 느껴지면서 시청의 재미가 배가 된다고.어디 류현진뿐이랴. 이닝과 이닝 사이의 TV광고도 눈길을 끈다. '바다 위 친환경 솔루션'을 주제로 한 그룹 차원의 프로모션인데 배경이 바다다 보니 최근 광고업계에서는 한화오션에 가격과 조건이 어떻게 됐냐고 물어본 해프닝도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새출발한 만큼 체감할 만한 변화도 큰 법이다. 그동안 한화오션은 재무구조 개선과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한화라는 울타리가 쳐진 이후 한화오션 안팎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회사를 향한 인식 그 자체인 듯하다.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상세설계·선도함 사업자 선정 방식에 대한 논의를 뜨거운 화제로 만든 것이 한화오션 입장에서는 가장 고무적인 사례이다. 그간 업계에서는 기본설계를 맡은 기업이 그다음 사업을 맡는 게 관행으로 여겨져 왔다.
그런데 이 과정에 이의를, 그것도 심판 격인 방사청에 아쉬운 소리를 한다는 건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곧 있을 방사청의 결정과 별개로 방산업에 잔뼈가 굵은 한화가 아니었다면 이견을 제기할 용기도 말에 힘도 실리지 않았을 것이라는 평이다.
한화오션을 향한 시장의 시선도 예전에 비해 많이 개선됐다. 최근 한화오션의 시가총액은 9조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시절 수조원대 분식회계와 방만 경영의 오명을 쓴 채 1조~2조원 사이만 오가던 설움을 단번에 보상받은 수치이다.
특히 주가는 작년 두 차례 유상증자 신주가 상장됐음에도 불구하고 올들어 22% 올랐다. 유증 같은 악재에도 주가가 오른 이유를 생각해 보면 자본의 힘으로 인수 회사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한화의 '성공 방정식'을 시장이 다시 믿어준 덕으로 보인다.
'인수합병(M&A) 시장의 큰손이 됐다', '그룹사 밸류체인이라는 게 생겼다', '수주 경쟁에 무작정 뛰어들지 않아도 된다' 등등의 의견도 한화오션을 향한 새로운 평가이다. 이제 막 1년이 지난 한화 편입의 효과이든 뭐든 세상은 한화오션을 다르게 본다.
든든한 뒷배를 통해 얻는 가장 큰 이익은 역시 더 넓은 세계로 나가는 것이다. 늘 풍파를 견뎌내야 했던 한화오션에는 지금의 인식 전환이 곧 성장의 증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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