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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투업계 AI 바람]"미래 먹거리 달렸다" AI 접목 움직임 가속화①전담 조직 신설, 서비스 확대 적용 가능성

윤기쁨 기자공개 2024-07-17 08:01:19

[편집자주]

금융투자업계가 수익성 제고와 비용 절감을 목적으로 AI(인공지능) 기술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관련 조직을 신설하는 한편 상품과 서비스 확대로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퇴직연금을 비롯해 신사업 뿐만 아니라 내부 리스크 관리, 인력 절감 등 다방면에서 AI가 적용되면서 중요도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더벨은 3편에 걸쳐 국내 증권사들의 AI 활용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2일 10:00 theWM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투자업계가 인공지능(AI) 활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고도화된 기술을 도입해 새로운 상품을 만들거나 운용 성과들을 개선해 수익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증권사들은 AI 전담 조직을 잇따라 신설하면서 IT(정보기술) 기업 못지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자체 엔진을 개발하고, 인프라를 구축해 사업을 확장하는 한편 리테일 부서와 협업해 상용화를 시작했다. 또 로보어드바이저 전문 기업들과 손을 잡고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면서 전문성과 경쟁력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AI 기술이 활발히 적용되고 있는 곳은 자산관리(WM) 부문이다. 알고리즘 기반 랩어카운트(종합자산관리계좌), 다이렉트인덱싱과 같은 신규 상품을 만들어 제공하거나 자산관리 컨설팅, 실시간 상담 등에 적용하는 식이다. 초개인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AI 활용도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증권가 AI 전담 조직 잇단 신설, 상품·서비스로 수익성 제고

업황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증권사들은 외형 확장과 수익 증대를 위해 AI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특히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와 브로커리지, IB(투자은행) 사업이 부침을 겪으면서 WM 부문에서의 수익 창출이 증권사별 실적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해졌다. 효율적인 개인 맞춤형 서비스 제공에는 AI 기술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다수의 증권사들이 AI 전담 부서를 만들었다. IT 전문가들을 직접 고용하고 꾸준히 인력을 확충하며 조직 규모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들은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해 서비스와 접목하거나 회사 업무 효율화를 위한 AI 인프라 구축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과거 WM의 AI 활용은 챗봇이나 매크로 분석, 상품 추천 등 단순 정보 제공에 그쳤다. 그러나 최근에는 챗GPT처럼 기술력 자체가 고도화되면서 적용 가능한 분야도 크게 늘었다. 특히 소통 기능이 강화되면서 금융 비서나 초개인화 자산관리 PB(프라이빗뱅커)로서의 역할도 가능해졌다.

가령 AI 엔진이 고객 계정을 상시 모니터링하면서 필요시 포트폴리오를 자동으로 재조정하거나, 투자자들이 원하는 세부적이고 종합적인 투자 정보를 24시간 제공한다. 투자목표와 기간에 따라 지역(국내·해외)과 자산별(주식·채권·ETF) 추천을 받은 후 편입 비중과 수량을 직접 정할 수도 있다.

상당수는 이미 AI 상품 상용화에 일찌감치 나섰다. 삼성증권은 2022년 '로보굴링'을 론칭해 자동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했고 △키움증권(키우GO) △KB증권(AI MOA) △한국투자증권(MY AI) △신한투자증권(AI 투자메이트) △SK증권(AI 올라) 등도 자체 엔진을 활용한 랩어카운트 등을 선보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은 버추얼 휴먼(가상인간) 애널리스트를 개발해 콘텐츠를 제공 중이다.

전문 기업들과의 제휴도 증가 추세다.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은 콴텍과 제휴를 맺고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KB증권은 파운트·쿼터백·업라이즈투자자문 등 8개사와, 하나증권은 콴텍·디셈버앤컴퍼니, 신한투자증권도 두물머리 등과 업무협약을 통해 효율성을 꾀하고 있다.



◇신사업 흥행 가를 AI 역량, 퇴직연금·다이렉트인덱싱 적용 기대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신사업에도 AI는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되고 있다. 향후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퇴직연금은 자산배분과 안정성에 초점을 두기 때문에 알고리즘으로 운용되는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한 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르면 연말부터 로보어드바이저의 투자일임도 가능해지면서 움직임은 더욱 빨라지고 있다. 현행법상 로보어드바이저는 오로지 맞춤형 포트폴리오만 제안할 수 있지만 지난해 7월 기획재정부가 혁신금융 서비스(금융규제 샌드박스)로 지정하면서 투자일임으로 영역이 넓어졌다.

실제 증권사들은 퇴직연금 관련 랩어카운트를 만들기 위해 AI 엔진을 독자적으로 개발하거나 자산운용사와 손을 잡고 상품 판매를 준비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은 직접 개발한 알고리즘의 코스콤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미국의 경우 이미 퇴직연금 시장에서 AI 활용이 보편화 돼 있다. 뱅가드는 2019년 로보어드바이저 퇴직연금 일임서비스인 '뱅가드 디지털 어드바이저'를 출시했다. 운용 중인 고객자산만 3330억달러(460조원)에 달한다. DBS은행(NAV Planner), JP모건(IndexGPT) 등도 관련 서비스들을 개시하면서 수익화에 성공했다.

아직까지 규모가 크진 않지만 다이렉트인덱싱도 증권사들의 참여가 늘고 있는 신사업이다. 다이렉트인덱싱은 AI을 기반으로 개인 투자 성향, 가치관 등 맞춤형 정보를 반영해 지수를 만들 수 있는 서비스다. 지수를 구성하는 개별 주식들로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매매할 수 있어 '맞춤형 ETF'로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NH투자증권과 KB증권 두 곳이 MTS(모바일트래이딩서비스)를 통해 개인투자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다이렉트인덱싱 자체는 지점에서도 활용도가 높은 편이다. PB들은 다이렉트인덱싱 서비스를 활용해 고객이 직접 고른 주식들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운용하거나 예상 수익률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미래에셋증권도 출사표를 던지며 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외에도 교보증권, 한국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등도 사업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기존 사업자인 NH투자증권과 KB증권도 검색 엔진을 개선하는 등 서비스를 고도화에 시장 선점에 대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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