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캡 리포트]'지배체제 단순화' 명신산업…그룹 지탱 부담은 확대②상위 법인간 합병 후 지주 전환, 모회사 개인 주주 주목도 커져
김소라 기자공개 2024-08-01 08:22:07
[편집자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선 상위 100개 기업이 시가총액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반대로 나머지 700여개 상장사의 비중은 10%대에 그친다. 코스피 내에서도 자본의 쏠림 현상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더벨은 이같이 상대적으로 소외된 미드캡 기업을 파악하고 그간 시장의 관심에서 한 발짝 비껴나 있던 중형 상장사의 가려진 재무 체력과 경영 역량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6일 07:05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 공급 업체인 '명신산업'이 지배 체제 변화를 앞두고 있다. 상위 지배 법인 간 합병이 내달 이뤄질 예정이다.명신산업은 사업·경영 측면의 변화는 미미할 것이란 입장이다. 각각의 법인과의 거래가 원재료 매입 등 단순 거래 형태에 그치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외려 거래선을 단순화해 경영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란 해석도 제기된다.
다만 향후 집단 내 명신산업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타 계열 법인 영업 실적이 뒤쳐지는 가운데 명신산업 역할이 부각되는 그림이다. 이는 상위 법인 합병에 이어 지주사 체제 전환도 동시에 이뤄지는 영향이다. 즉 명신산업이 그룹 성장을 지탱해야 하는 부담이 커진 셈이다.
명신산업 관계자는 25일 "지배 체제 변경 건은 대주주에 국한된 것으로 이에 따른 사업, 경영 면에서의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현재 이사회 구성원 중에도 대주주 측 인사는 없고 직접적으로 경영에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지배 체제 단순화 긍정적…그룹 의존 심화 가능성도
명신산업은 내달 1일 상위 지배 체제에 일부 변화가 발생할 예정이다. 현재 '대주주→심원→엠에스오토텍→명신산업'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대주주→엠에스오토텍→명신산업'으로 단순화되는 그림이다. 이는 엠에스오토텍이 심원을 흡수 합병하는데 따른 결과다. 비상장사인 심원이 코스닥 상장사인 엠에스오토텍에 흡수, 소멸되는 역합병 형태를 띄고 있다.
이는 상위 지배 법인 일원화 차원에서 명신산업엔 긍정적인 변화로도 해석된다. 모회사 거버넌스가 개선되면서 결과적으로 명신산업의 기업 가치 제고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일례로 대신증권은 명신산업의 지배 체제 변화와 관련해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지배구조 효율화를 통해 자회사(명신산업) 실적 개선과 정상화 작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거버넌스 변화에 따른 밸류업도 기대 포인트"라고 짚었다.
다만 그룹 내 명신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크게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선 부담이다. 엠에스오토텍이 대주주인 심원 합병과 함께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그룹 엔진으로서 명신산업의 지위가 더욱 공고해지는 그림이다. 현재 그룹 내 상장사는 엠에스오토텍과 명신산업 2개사가 유일한 가운데 향후 명신산업만 사업 법인으로 남게 되면서 무게중심이 기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당장 여타 자회사들의 영업 실적 기여도가 낮은 점 역시 이같은 전망에 힘을 싣는다. 일례로 지난해 말 기준 엠에스오토텍이 지분 89.4%를 보유한 자동차 부품사 '명신'의 경우 당해 총 53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타 종속 법인인 '명신인디아'와 '명신브라질'은 같은 해 당기순익이 각각 20억원대에 그쳤다. 동일한 기간 약 150억원의 순익을 인식한 명신산업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이익 기여분이 낮다. 엠에스오토텍은 올초 명신인디아 지분을 정리하며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향을 택했다.
◇엠에스오토텍 개인주주 비우호적 합병비율 영향도
당장 엠에스오토텍 개인 주주 입장에서도 주력 자회사 명신산업에 대해 더 기대를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심원과의 합병 건이 결과적으로 엠에스오토텍 개인 주주에게 불리하게 짜여진 탓이다. 내달 1일 해당 합병 이슈가 마무리되면 현재 엠에스오토텍 전체 발행주식의 약 51% 규모의 신주가 발행된다. 이렇게 주식 발행 물량이 증가하면 주당 가치는 하락한다. 엠에스오토텍이 사업 법인에서 지주로 전환하면 밸류 평가 등도 이전과는 다른 양상을 띄게 된다.
엠에스오토텍 관계자는 "당초 차체 부품을 제조, 공급하는 법인이었지만 주주마다도 투자에 대해선 의견이 다를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번 지주사 전환을 놓고 단순히 좋다, 나쁘다를 평가하긴 어렵다"며 "일단 기본 방향은 제조 사업부는 모두 산하 자회사로 내리는 형태"라고 말했다.
이번 합병이 엠에스오토텍 개인 주주에게 다소 불리하게 설정된 것은 대주주 일가 개인 회사인 심원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된 영향이다. 상장사인 엠에스오토텍은 주당 가치가 4360원으로 평가됐고 심원은 31만669원으로 추산됐다. 이에 따른 합병비율은 1대 71이다. 이는 심원 주주에게 1주당 엠에스오토텍 주식 71주를 교부한다는 의미다.
주당 가치 차이가 크게 벌어진 것은 합병가액 평가 기준이 서로 달랐기 때문이다. 엠에스오토텍은 주식 가치로, 심원은 자산 가치로 합병가액이 도출됐다. 엠에스오토텍은 근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8배 수준으로 밸류가 낮게 머물러 있다. 반면 심원은 명신산업 등 상장 자회사 주식을 다수 보유하며 자본 규모가 비교적 견조하게 나타난다. 이를 토대로 심원 합병가치가 엠에스오토텍 대비 우위에 서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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