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오너가 분쟁]신동국-모녀 연대, 임종윤과 다른길…이사회 장악 나섰다다시 경영권 분쟁 의미, 임종윤측 신주발행 강행 막는 대안…9월 주총 예상
차지현 기자공개 2024-07-31 13:52:46
이 기사는 2024년 07월 30일 08: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미약품그룹이 또다시 경영권 분쟁 국면에 접어들었다. 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 그리고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맺은 3자 연대가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장악에 나선다. 주주제안으로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했다.이달 초까지만 해도 신 회장은 뜻이 맞는다면 형제와 함께할 수 있다는 화합 의지를 내비쳤다. 그러나 이번 행보로 임종윤 사장과는 완전히 대척점에 서게 됐다. 차남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와는 여전히 협업 여지가 남아 있는 걸로 파악된다.
◇정관 변경 후 이사회 장악 시도, 신규 이사 3명 선임 제안
신 회장과 오너가 모녀의 3자 연합은 대리인인 법무법인 세종을 통해 한미사이언스 정관변경과 신규 이사선임 등을 의결하는 임시 주총 소집을 공개했다.
임시주총 의안은 총 두가지다.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성원을 12명으로 변경하는 안(1호), 신규이사 3인(사내이사 2인, 기타비상무이사 1인) 선임안(2호)이다.
이사회 구성원을 늘리고 연대 측 인력을 등기임원으로 추천한 건 이사회를 장악해 확실한 우위를 점하겠다는 판단이다. 사실 신 회장 입장에선 임종윤 사장에 경영권을 빼앗기는 초유의 사태를 막기 위해 임시 주총 주주제안은 불가피한 선택이기도 했다.
3자연합은 이달 초 주식매매계약과 의결권공동행사약정 계약을 체결하면서 한미사이언스 전체 의결권 과반에 달하는 지분을 확보했다. 신 회장과 모녀가 의결권 공동체로 행사할 수 있는 한미사이언스 지분율은 34.06%다. 재단 지분 등을 포함하면 형제측 우호지분율 29.07%를 압도한다.
하지만 3월 열린 임시주총서도 봤듯 친인척 등 특수관계자로 묶인 이들의 지분 향방이 어디로 쏠릴지는 단언할 수 없다. 무엇보다 이사회 구성으로 보면 3자연합 측이 불리하다. 임시 주총에서 임종윤·종훈 사장이 승리한 데 따라 현재 형제 측과 3자연합 측이 5대 4 전열을 이루고 있다.
정관상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정원은 총 10명이다. 현 이사회 인원인 9인을 감안할 때 최대 1인만 신규 선임할 수 있다. 남은 한 자리에 원하는 인물을 앉히더라도 5대 5 구도가 만들어진다. 따라서 3자연합은 이사 총수를 늘리는 정관 변경 작업을 통해 아예 이사회 지형에 변화를 주겠다는 안을 제시했다.
이사회를 장악하지 못하면 원하는 인물을 대표로 세우기 어려운 건 물론 언제든 임종윤 사장측이 원하는 안건을 표결할 수 있다. 지분율로 따지는 주총과 달리 이사회는 1인 1표제이기 때문이다.
실제 공동 대표이사였던 송 회장은 불과 두 달 전 장·차남 측 의사로 대표이사직에서 해임됐다. 대표이사는 이사 과반수 출석과 출석이사의 과반수로 해임할 수 있다. 5표를 쥐고 있던 장·차남이 어렵지 않게 대표이사를 갈아치웠다.
임종윤 사장 측이 신주발행을 결의하기라도 하면 판도는 또 뒤집힌다. 가령 임종윤 사장이 그간 공언해 온 바와 같이 3자배정 유상증자 형태의 투자금을 유치하게 되면 기존 주주 주식 수가 희석되고 그의 우호지분율은 대폭 확대될 수 있다.
또한 실제 신주발행을 진행하게 되더라도 경영권 분쟁 상황이라는 점은 분명하게 해둘 필요는 있었다. 판례상 경영권 분쟁 중엔 3자배정 유상증자가 불가능하다. 올 초 모녀가 OCI그룹과의 통합을 시도했을 당시에도 한미사이언스의 신주발행이 경영권 분쟁 중에 진행된 것인지가 핵심 쟁점이었다.
◇키맨 신동국 임종윤과 반대 노선행, 임종훈은 협업 여지 존재
이번 행보로 신 회장은 임종윤 사장과 완전히 대척점에 서게 됐다는 점도 주목할 지점이다. 한미약품그룹으로써는 또다시 경영권 분쟁 국면에 접어들게 됐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신 회장은 뜻이 맞는다면 형제와 함께할 수 있다는 화합 의지를 보였다. 실제 신 회장과 임종윤 사장은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소통을 이어온 걸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영권을 둔 양측의 입장이 다르고 임종윤 사장의 완강한 사모펀드 매각 전략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다른 노선을 탄 것으로 파악된다.
이와 달리 3자연합 측은 임종훈 대표와는 여전히 협업 여지가 남겨둔 걸로 전해진다. 신 회장은 26일 더벨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임종훈 대표는 현재 소통은 안 하고 있지만 여러 방법으로 대화를 시도하고 계속 설득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형제 측 의사나 협업 여부와 관계없이 주주제안은 절차대로 진행할 예정이다. 주주제안은 임시주총일 6주 전에 제안하도록 돼 있다.
일각에선 신 회장이 한양정밀을 내세워 추가적으로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사들일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한다. 상법상 정관변경은 특별결의 요건에 해당한다. 가결을 위해선 출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이 동의해야 한다.
특수관계자 지분까지 합한 3자연합 지분율은 48.19%로 완전한 지배력을 갖췄다고 단언키 어려운 상황이다. 당초 신 회장과 송 회장 및 임주현 부회장이었던 주식매매계약(SPA)의 매수인에 한양정밀을 추가한 것도 추가 지분 매입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해석이다.
한미사이언스는 30일 정기이사회를 열고 주주제안에 따른 주총일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임시주총 개최 시기는 9월 말로 점쳐진다. 신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그리고 이들이 선임할 전문경영인이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편 30일 임종훈 대표는 3자 연합과 연대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공표했다. 한미사이언스 홈페이지를 통해 "선대회장님 유지처럼 경영권이 훼손되지 않고 조건만 맞는다면 회사의 성장전략에 부합하는 역량있는 해외 투자자와 손잡는 것에 긍정적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사실상 임종윤 사장이 추진 중인 해외 투자 유치에 동의한다는 의미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