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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뛰는 통신소부장 기업들]오이솔루션, 빈번한 CB발행에 흔들린 지배구조④특수관계자 지분 30% 미만…오너 지배력 추가 약화 가능성↑

최현서 기자공개 2024-08-12 07:48:46

[편집자주]

통신사와 소부장기업은 실과 바늘 같은 존재다. 매년 조단위 CAPEX 투자를 집행하는 통신 업계에서 소재, 부품, 장비를 제공하는 협력사들의 역할도 막중하다. 상용화 5년이 지난 5G는 이제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통신사들은 다가올 6G 시대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소부장 기업들이 얻을 낙수효과도 분명 존재할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더해 통신사들이 IT 분야로 미래 먹거리를 찾아 나서면서 소부장기업들도 발맞춰 신사업을 발굴하고 있다. 주요 통신 소부장 기업들의 사업 현황과 재도약을 위해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신사업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8일 15: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이솔루션의 지배구조 역사는 시멘트 제조·판매를 주 먹거리로 삼는 성신양회와 맞닿아 있다. 2004년 당시 성신양회 사장이었던 박찬 부회장이 오이솔루션에 개인적으로 소액을 투자하며 20.1% 지분을 확보한 최대주주가 됐다. 이후 성신양회에서 자금을 끌어왔다. 오이솔루션의 최대주주 자리는 성신양회가 차지했다.

2008년 말 있었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성신양회가 발을 빼면서 오이솔루션의 지배력 문제가 불거졌다. 최대주주 변경 위기에 직면한 박 부회장은 가족과 경영진을 하나로 모아 지분을 확보하고 경영권 리스크를 해결했다.

일단락된 줄 알았던 지배력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경영진이 오이솔루션을 이탈하면서 특수관계인 지분이 30% 미만까지 떨어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최근 전환사채(CB) 발행 소식도 알려져 외부 투자자들의 유입이 예고된 상황이다.

◇소꿉친구에서 든든한 파트너로

올 1분기 말 기준 오이솔루션의 최대주주는 박 부회장이다. 지분 18.52%(196만7587주)를 보유하고 있다. 박용관 대표(7.60%, 80만7872주)와 박 부회장 동생 박환 씨(0.99%, 10만5226주) 등이 뒤를 잇는다. 박 부회장을 포함한 특수관계자의 지분은 27.62%다.

소액주주가 70.13%의 지분을 갖고 있다. 사실상 특수관계자 지분 외 대부분이다. 특수관계자 편에 선 5% 이상 주주도 없다. 아직까지 소액주주들이 집단행동을 일으킬 기미는 보이고 있지 않지만 언제든 위협을 받을 수 있는 지배구조다.

처음부터 오이솔루션 총수일가의 지배력이 약했던 것은 아니었다. 2006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박 부회장(23.30%), 박 대표(14.53%), 추안구 전 대표(13.71%) 등이 특수관계자를 이뤄 51.54% 지분을 보유했다.

박 대표와 추 전 대표는 2003년 오이솔루션을 만든 창업자다. 아울러 박 부회장과 박 대표는 1949년생 동갑내기이자 학창 시절부터 친구 사이다. 박 부회장은 그 인연으로 성신양회 대표였던 2004년 초 오이솔루션에 3억원을 투자했다. 이때 최대주주가 됐다.

광통신부품을 만드는 작은 스타트업체였던 오이솔루션은 박 부회장이 지원한 3억원을 바탕으로 사업 기틀을 다졌다. 비교적 빠른 시기에 미국 법인을 차릴 수 있던 것도 이 자금 덕분이다.

오이솔루션이 빠르게 성장하자 박 부회장은 아예 성신양회로부터 자금을 더 조달하기로 했다. 본업인 시멘트 외에 다른 먹거리를 찾고 있던 성신양회의 수요와도 맞았다.

성신양회는 2005년 두 차례에 걸쳐 오이솔루션 CB를 인수했다. 2007년 말 CB 일부를 보통주로 전환해 오이솔루션 지분 30%를 확보한 최대주주로 거듭났다. 박 부회장은 2006년 12월 성신양회 사장직을 그만두고 2007년 1월부터 오이솔루션 영업 총괄 역할에 집중했다.

◇특수관계자 '뭉쳐야 산다' 위기탈출

2008년 말 무렵에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성신양회은 재정 상황이 악화되자 본업 외 사업을 재편했다. 2011년 오이솔루션 지분 30.28%를 KB인베스트먼트와 산은캐피탈에 처분하는 계약을 맺었다. 조건에 따라 내용이 달라지는 여러 계약사항이 담겼다.

그 중 하나는 KB인베스트먼트와 산은캐피탈이 매도청구권을 행사할 경우 성신양회의 지분 전량을 인수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성신양회가 물러난 이후 박 부회장이 다시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는데 자칫하면 재무적 투자자(FI)로 바뀔 수도 있는 리스크를 지닌 계약이었다.

박 부회장은 배우자 배차순 씨, 동생 등을 비롯해 박 대표, 성기호 전 경영지원 이사 등 오이솔루션 임원들을 하나로 모았다. 이들이 모은 지분 54.31%를 바탕으로 '의결권 공동행사 및 처분에 관한 약정'을 맺었다. 2014년 2월 코스닥 상장 후 보호 예수 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연장하는 게 골자다. 두 FI가 옵션을 행사해도 경영권을 지킬 수 있었다.

두 FI는 오이솔루션이 상장한 직후 모든 지분과 옵션을 정리했다. 박 부회장의 아들 박준태 씨가 2015년 8월 사재를 털어 지분을 추가로 매입해 '원팀'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점점 약화되는 지배력…CB 발행에 '더 짙은 안갯속'

하지만 해가 지날수록 지배력은 약화됐다. 특히 2017년 말 38.08%였던 특수관계자 지분은 2018년 말 29.49%로 대폭 감소했다. 추 전 대표(2017년 12월 31일 퇴임)를 비롯한 오이솔루션 임원들이 회사를 떠난 영향이 컸다. 30% 미만의 지배 주주 지분율은 오이솔루션 창립 이후로 처음이다.

지배력은 지금보다 더 약화될 우려도 있다. 코스닥 상장 이후 처음으로 신사업을 위한 전환사채(CB)를 발행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오이솔루션은 지난달 11일 레이저칩 생산 시설의 증설(84억원), 개발·운영자금(166억원)을 확보하기 위해 CB를 발행했다고 밝혔다. 전환가액은 1만2508원이다. 전환 청구 기간은 2029년 6월 11일까지다.

이를 통해 수성자산운용이 새로운 주요 주주로 등장했다. 수성자산운용은 오이솔루션 주식 79만9474주(7.0%)를 확보했다. 약 100억원 규모다. CB에 참여한 △솔론신기술조합20호(30억원) △이앤벤처파트너스(5억원) △이앤벤처5호 W라이징스타투자조합(5억원)도 권리 행사를 통해 주주가 될 수 있다고 공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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