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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시스템, 신사업 재검토 언제 끝날까 대규모 지출 일단락, 정리 작업 지속…성과 부족 사업들 대상 재편

이호준 기자공개 2024-08-19 12:22:43

이 기사는 2024년 08월 14일 15: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시스템이 투자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서고 있다. 주요 신사업들이 아직 실적에 기여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자 회사는 대규모 지출을 줄이고 전환사채 현금 상환과 일부 사업 양도 등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선택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간 한화시스템의 최대 과제는 '신사업 발굴'이었다. 실적을 견인하는 사업은 방산과 ICT 쪽이지만 성장 가능성이 높은 새 시장으로의 확장을 위해 UAM과 위성, 디지털플랫폼(블록체인·AI·클라우드) 등 다양한 분야에 발을 걸쳐 왔다.

실제로 지난 3년 동안 한화시스템이 신사업 추진을 위한 지분 출자 등에 들인 돈만 1조원에 육박한다. 대표적으로 위성 분야에 4857억원을 투자해 가장 많았고 디지털플랫폼에 3597억원, UAM에 1176억원을 지출하며 성장에 베팅했다.

막대한 지출이 단행돼 왔지만 적어도 지난해부터는 대규모 지출이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542억원, 올해 상반기 246억원을 신사업 쪽에 투입했다. UAM과 위성 쪽 지출을 크게 줄이며 이전과는 달라진 행보를 보였다.

디지털플랫폼 쪽에 대한 투자는 늘렸지만 이전에 비하면 적은 수준이다. 신사업을 꾸준히 육성하면서도 전반적인 수익성을 평가하는 한편 향후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사업은 신중을 기울이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단위: 억원)

한화시스템이 전면적인 투자 재정비에 들어가는 것인지, 만약 정비에 나선다면 어떤 사업 분야가 대상이 될지 주목된다. 일단 위성 쪽에서는 2019년 12월에 약 280억원을 투자한 미국의 UAM 전문기업 '오버에어'의 성과가 아직 가시화되지 않았다.

이후 한화시스템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함께 1500억원을 추가로 투자해 오버에어에 대한 지분율을 45.2%로 높이며 도심 속 에어택시를 공동으로 개발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77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올 상반기에는 594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위성 쪽 대표주자인 한화페이저도 아직 유의미한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는 중이다. 영국 위성통신 안테나기업인 한화페이저(당시 페이저)는 2020년 한화시스템이 700억원에 인수했는데 올해 상반기까지 순손실 163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같은 해 335억원을 들여 지분 6.22%를 확보한 미국 위성통신 안테나 기업 카이메타도 마찬가지였다. 올해 상반기까지의 재무 현황은 공개된 게 없지만 작년 한화시스템이 출자한 기업들 중 가장 큰 1396억원의 순손실을 낸 바 있다.

디지털 플랫폼에서는 핀테크 업체 바닐라스튜디오와 블록체인 전문사 엔터프라이즈블록체인이 상반기까지 각각 5억4000만원, 4400만원의 순손실을 냈다. 사업 중단이 결정된 바닐라스튜디오의 경우 순손실 폭을 절반 수준으로 줄였다.

(카이메타의 전자식 빔 조향 안테나(ESA).)

이밖에 자동차 전장 센서 기업 한화인텔리전스는 53억원, 블록체인 등 디지털 플랫폼 기업 H파운데이션은 780만원, 인공지능 플랫폼 기업 비비티에이아이(VIVITY AI)는 1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아직 이익을 실현하지 못하고 있었다.

물론 신사업이 실적에 기여하는 시기는 최소 3~4년 뒤로 예상된다. 추가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UAM과 위성통신은 이제 막 시험 비행과 기술 개발이 추진되는 단계다. 디지털 플랫폼 사업도 고객 유치를 위해 상당한 기간이 수반돼야 한다.

다만 모든 사업을 끝까지 안고 갈지에 대한 물음이 계속 나올 것으로 보인다. 어느 정도 기대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아직 구체적인 성과가 보이지 않는 데다 장기간 대규모 비용이 들어가는 디지털 플랫폼, UAM 등이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에 최근 한화시스템은 수익성을 고려해 엔터프라이즈블록체인 관련 인력과 기술 특허, 자산 등을 현지 업체에 양도했다. 오버에어에 대해서도 추가 출자를 하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으며 전환사채 현금 상환 청구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수익성이 나지 않는 사업에 대해선 다양한 정리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며 "내년부턴 신사업 적자폭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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